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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세상의 질서

언젠가 전철을 이용했을 때의 일 하나가 떠올려집니다. 인천에서 전철을 타고서 서울로 가고 있는 중이었지요. 전철 안은 아주 조용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었고, 저 역시 조용히 책을 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아주 큰 목소리가 들립니다. 조용한 전철 안에서 울려 퍼지는 주위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이 소리에 사람들은 인상을 찡그리면서 목소리의 주인공인 중년으로 보이는 자매님을 쳐다 볼 뿐이었습니다. 이분께서 휴대전화에 대고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어떻게 그 친구는 남을 배려할 줄 모르니?”

‘당신이나 전철 안의 사람들을 배려 좀 하세요.’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배려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은 바라보지 못하고, 남의 배려하지 못함에 대해서만 비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어떤 어르신이 도저히 못 참겠는지 “좀 조용히 갑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자매님께서는 듣지 못했는지 계속해서 큰 소리로 통화를 하셨습니다. 어르신은 다시 힘주어서 “조용히 좀 갑시다.”라고 크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러자 이 자매님께서 하시는 말씀.

“제가 언제 시끄럽게 말했다고 그래요?”  (이상은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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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주 지하철을 탄다

타고 내리는데 이게 별것 아니지만 내릴려는데 먼저 타려고는 사람도 있고 또 사람 많을 때 내리려면 보통은 적당히 비집고 그냥 내린다 한번은 도저히 앞에서 움직이지 않아 밀고 내린다 그랬더니 밀었다고 또 뭐라한다 얼굴보니 학생같기도 하고 괴씸해서 "야! 사람많은데 꿈쩍 안하고 있으니 그럼 밀고라도 나와야지!"

뒤에서 사람들이 나오면 서로서로 양보하고 조금은 움직인다 그런데 한발짝도 꿈쩍하지 않아 나오려면 밀어야 한다

 

어떤때는 내리는데 타려는 사람들이 딱 문앞에 버티고 서서 내리기도 힘들게 한다 별사람들 다있다

문제는 자신들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 모른다는것

옆에 사람이 같이 타고 있는데 핸폰으로 수다를 떤다 10분이상 수화기로 떠들어봐라 정말 시끄러워서 옆에 못 않는다 다른데 자리가 있으면 옮겨가서 앉고 없으면 한마디한다

또 어떤 젊은이는 계속 '까톡 까톡 까톡... 수도없이 올라오는모양인데  "거 진동으로 해놓으면 안돼요?"

빤히 쳐다본다  "뭘 봐요!"   이래서 싸움이 시작된다

 

출근시간인 아침에 '가산디지털'역은 인파로 뒤덥혀 내려서 갈아타기도 한참이다 전철을 내려 서로들 계단을 올라간다 아무리 바뻐도 뛰지  못한다 꾸역꾸역 올라가다보면 손이 앞사람의 등에 닿는 경우도 있다

생각해보라 수많은 사람이 빼곡히 모여 걸으면 앞사람과 조금씩은 부딧치고 부대낀다

이걸 못참은 인간들 있다 부딧치지 말라는것

"아니 사람들이 이렇게 저절로 밀려 오는데 어떻게 ..부딧칠수도 있지"하면 그래도 기분 나뻐하며 툭툭 자기옷을 터는 종자들도 있다

 

사회에 질서가 무너지면 세상이 무너진다 그래서 전쟁이나 난리나고 무슨 흉측한 사태가 나면 아수라장이 되니 제일먼저 하는것이 경찰들이 질서를 우선으로 잡는것이다

 

일본은 지진이 자주난다 아무리 센 지진이 나도 그들은 질서하나만은 참 잘 지킨다 언제나 잘 지키는것은 아니다 보이는데서만 잘 지킨다고 누군 말하는데 전체적으로 그래도 질서는 우리나라보다는 지키는 편이다

남미가 어디에서 지진났을 때 상점의 창을  깨고 물건을 훔쳐가고 하는걸 뉴스에서 보았다

 

질서는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질서없는 사회는 지옥의 아수라다

모든 사람들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어떻게 될까?

질서를 안지키고도 오히려 큰소리치는 사람들 많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세상 끝날이 올 때 가장먼저 무너지는것이 '질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