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운이는 중학 2학년 때 보육원을 나와 혼자 자취를 했다. 배가 고팠다. 하루 한 끼, 학교 급식뿐이었다. 외로웠다. 자취방에 돌아오면 말 건넬 사람이 없었다. 한 해를 버티다 다른 보육원을 찾아갔다. "미쳤다"는 소리 들으며 공부에 매달렸다. 어떤 꿈을 꾸든 꿈에 이르는 길은 공부밖에 없었다. 2008년 '사회적 배려'를 받지 않고 수학·과학 특기자로 서울대 동물생명공학과에 들어갔다. 생활비와 월세를 버느라 대학 4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생 김성운은 아르바이트 월급을 쪼개 친구들에게 밥 한 끼 사 주며 커다란 행복을 맛봤다. 4학년 때부터는 보육원 동생들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 줬다. 열여덟 살이 되면 보육원을 나와 혼자 살아야 하는 아이들의 외로움, 막막함, 두려움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보육원을 돌며 꿈을 말하는 사이 스스로 어릴 적 아픔이 가라앉았다. 상처를 나누면서 상처가 아물어 간다는 것이 놀라웠다.
▶김성운은 올 초 일반 전형 공채를 거쳐 생명공학 의약품 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입사했다. 그가 그제 부산서 열린 삼성그룹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樂書)'에 연사로 나섰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꿈, 고민을 함께하고 '낙서'처럼 즐겁게 소통하자는 자리다. 2011년부터 삼성 CEO들과 여러 분야 멘토들이 24만 젊은이를 불러 모은 무대에 신입 사원이 오르긴 처음이라고 한다. 그는 3500여 대학생들 앞에서 희망·나눔·행복을 말했다.
▶김성운은 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했다. "나 역시 몇 달 전만 해도 취업을 고민했습니다. 생각대로 안 풀리거나 감당키 어려운 시련이 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되새기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반드시 옵니다." 김성운은 아래 대신 위를 보고, 뒤 대신 앞을 보고, 안 대신 밖을 보고 뛰어왔다. 그러자 불행도 제풀에 지쳤다. 스물여섯 살 젊음이 하도 눈부셔서 더 보탤 말이 없다. 이형기의 시 한 줄 말고는. '행복하고 싶었던 그 시절이/ 실은 행복한 시절이었다.'
24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樂(락)서’에서 올해 삼성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성운 사원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
24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樂(락)서’에서는 보육원·고아 출신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서울대를 졸업, 올해 삼성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한 청년의 인생 스토리가 공개된다. 보통 최고경영자(CEO)급이 삼성 강연자로 나섰던 다른 열정락서와 달리 이날은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입사한 김성운 사원(26)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온 이야기를 전한다. 이날 강연 타이틀은 자신의 좌우명이기도 한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김성운 사원의 불행은 일곱 살 되던 해 어머니의 가출로 인천의 한 보육원에 맡겨지면서 시작됐다. “4학년이 되면 데리러 오겠다”던 아버지는 김 사원이 초등학교 5학년이었을 때 세상을 떠났다.
김 사원은 보육원 형들의 괴롭힘이 싫어 중학교 2학년 시절 보육원을 나와 자취를 시작했다. 학교 급식 한끼만으로 하루를 버텨야 했던 시절이었지만, 배고픔보다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바로 끝없는 외로움이었다. 결국 김 사원은 자취 생활 1년만에 “이젠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심정으로 다른 보육원의 문을 두드렸다.
안정적이고 따뜻한 분위기의 새 보육원 생활에 행복을 느낄 무렵, 그동안 외로움과 배고픔에 신경 쓰지 못했던 ‘꿈’과 ‘미래’의 존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꿈과 미래에 다다르는 길은 오직 공부라고 생각했고, 그는 ‘공부에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매달린 끝에 서울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2014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입사한 김성운 사원의 꿈을 향한 노력은 바이오의약품 품질보증 업무와 함께 현재도 진행중이다.
그의 인생 좌우명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불행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행복이 찾아 오더라’라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 사원은 대학에서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봉사활동을 했고, 지난 5월에는 삼성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동기 사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三星 樂書-프레미엄 조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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