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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0명 중 7명 이상 "안락사 입법화 찬성"..'품위있는 죽음' 뒷받침은?

10명 중 7명 이상 "안락사 입법화 찬성"..'품위있는 죽음' 뒷받침은?

원동희 입력 2022. 05. 24. 21:45 수정 2022. 05. 24. 22:11 댓글 4

 

https://tv.kakao.com/v/429024587

 

[앵커]

안락사 영어로는 이렇게 씁니다.

아름답고 존엄한 죽음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나왔습니다.

편안하게 품위를 지키며 죽을 권리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선 2018년 이른바 존엄사법이 시행되면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서약한 사람, 이미 12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스스로 죽을 시점을 결정하는 적극적 안락사도 금지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이 안락사,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최근 서울대 병원이 조사했더니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안락사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원동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건강 악화로 지난 3월 안락사를 결정했습니다.

 

안락사에 대한 우리 인식은 어떨까?

 

[김규범/서울시 마포구 : "출생은 자기가 선택할 수 없지만, 자기 생명에 대해서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는 개개인의 판단하에 있다."]

 

[구나현/서울시 동작구 : "의료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사가 권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안락사를…."]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1,000명에게 물어봤더니 76%가 안락사나 의사 조력 자살 입법화에 찬성했습니다.

2016년 비슷한 조사에서 안락사 찬성률은 약 40퍼센트였는데 5년 만에 큰 폭으로 오른 겁니다.

 

찬성 이유는 남은 삶이 무의미하다는 게 가장 많았고, 존엄한 죽음의 권리, 고통 경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안락사 찬성 이유를 '품위있는 죽음에 대한 기대'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품위있는 죽음은 아직 먼 얘기입니다.

 

말기 또는 임종과정의 환자가 집이나 전문 병동에서 존엄한 죽음을 맞도록 돌보는 호스피스, 병상이 부족해 암 사망자의 23%만 이용했습니다.

 

[최성철/암시민연대 대표 :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들의 경우 진통제 처방을 하는 게 전부이고... 현재는 (호스피스) 병상 수도 너무 부족하고..."]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안받겠다고 밝힌 사람은 전인구의 2%에 불과합니다.

 

이때문에 연명의료 중단 여부 결정 확대, 호스피스 병동 확보 등으로 품위있게 죽을 권리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영호/교수/서울대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 "호스피스와 연명의료(결정 제도)를 확대하고, 유산 기부 장기 기증 그 다음에 마지막 소원 이루기 등 남은 삶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광의의 '웰다잉'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화된 인식만큼 품위있는 죽음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윤재구/그래픽:최창준/영상편집:이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