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전 2인자’ 곽정환 “일본서 불의한 방법으로 헌금 걷어…지금도 계속해”
곽정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전 세계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망사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과거 ‘통일교 2인자’라 불렸던 곽정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전 세계회장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저격 사건은 현 통일 운동(통일교)이 정도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곽 전 세계회장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일교회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위 지도자로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아베 총리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전 세계회장은 ‘영감상법’(영적인 문제를 이용한 상업행위)이라는 지적을 받은 일본 통일교의 헌금 문제에 대해 “2001년 일본 교회의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려 했지만 (반대 세력의) 저항과 반발이 심해 무위로 돌아갔다”며 “그들은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온갖 불의한 방법들을 다 동원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현지 언론들은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테쓰야의 어머니가 통일교 신도가 된 뒤 남편의 사망 보험금을 포함해 총 1억엔(약 9억5000만원) 넘는 돈을 헌금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가 경찰 조사에서 “아베를 습격하면 통일교에 비난이 집중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가 고액의 헌금에 원한을 품고 아베 전 총리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곽 전 세계회장은 다만 일본 통일교회의 헌금 액수, 과도한 헌금과 이번 사건 간에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거둬들인 헌금이 얼마인지, 저는 담당자가 아니어서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통일교와 일본 자민당 간 유착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문(선명) 총재는 아베 전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아베 전 총리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과 가까웠다”면서도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종교적·인간적·정치적 관계는 전혀 아니었다. 1960~70년대 일본의 좌경화에 일본 정부가 대응하기 어려웠을 때 이들이 문 총재의 ‘승공운동’ 감화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승공운동은 통일교가 1970년대 평화 통일을 위해 공산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펼친 운동이다.
곽 전 세계회장은 1958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옛 통일교회)에 입교했다. 천주평화연합 초대 의장, 세계일보 초대 사장, 프로축구팀 성남 일화 구단주 등을 거치는 등 통일교 내 2인자로 입지를 다졌다. 고 문선명 총재의 셋째아들인 문현진씨 장인이기도 하다. 2009년 통일교 2세들 간 내홍이 벌어지며 유력한 후계자였던 현진씨가 후계 체제에서 배제되면서 곽 전 세계회장 또한 통일교를 나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곽정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전 세계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망사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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