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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정치

일부 사제‧신부가 수녀 상대 성범죄” 프란치스코 교황, 첫 공식 인정


Newshankuk.com 

등록 2019-02-07 18:26:31 | 수정 2019-02-08 11:06:59


일부 사제‧신부가 수녀 상대 성범죄” 프란치스코 교황, 첫 공식 인정전임 베네딕토 16세가 女 수도회 해산했다고 설명하며 '성노예' 발언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2월 24일(현지시간 )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성탄절 전야 미사를 마친 뒤 걸어가고 있다. (AP=뉴시스)



프란치스코 로마가톨릭교회 교황이 일부 사제와 신부들이 수녀를 성폭행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발언 도중 ‘성노예’라는 표현을 사용해 교회 일부에서 발생한 성폭력 실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5일(이하 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에서 로마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중 일부 사제와 신부의 수녀 성폭행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에서 발생한 아동성학대와 이를 은폐한 성직자들 문제에 세계적으로 대응하는 주교 모임을 약 2주 앞둔 데다 성폭력 혐의를 받는 시어도어 매케릭 전 미국 워싱턴 대교구 대주교의 운명을 결정하기에 앞서 이 같이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 기자로부터 수녀를 노린 일부 성직자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묻는 질문을 받았고, “일부 사제와 주교가 그런 일을 한다”면서도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마가톨릭이 교회 내에서 일부 주교 및 신부가 미성년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충격적이고 심각한 문제를 인정하긴 했지만 일부 성직자가 수녀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례가 있다고 공식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미투 운동이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수녀들도 교회 안에서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수녀가 교회에서 성폭력을 당한 피해 사례는 종종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AP통신 등 여러 외신 매체들은 인도, 아프리카‧유럽‧남아메리카에서 성폭력 범죄 피해를 당한 수녀가 있다고 보도했고, 이는 가톨릭교회 성직자의 수녀 성폭행 사건이 비단 특정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11월에는 전 세계 여성 가톨릭 계명을 대표하는 단체가 수녀들에게 침묵과 비밀 유지를 요구하는 교회 문화를 비난했다.

피해를 당한 수녀가 피해 사실을 꺼내지 못하도록 교회가 압박했다는 지적이다. ‘여성 교회 세계’라는 이름의 한 잡지는, 교회 내 성범죄로 인해 수녀들이 강제로 낙태하거나 성직자들이 인정하지 않는 아이를 낳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부 사제와 신부 언급하며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성범죄가 발생한 여성 수도회를 2013년에 해산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이 공동체에서 공동체 창립자 등이 벌인 성범죄를 가리켜 ‘성노예’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 기자회견 후 알렉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임시 공보실장은 교황이 언급한 ‘성노예’ 표현을 두고 ‘권력 남용의 한 형태’라고 밝혔다고 전해진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