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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봉투 안에 김 세장씩(배움에 대한 어느 할머니의)

따뜻한하루19.08.16 06:01

 편지 봉투 안에 김 세장씩

 

글자를 몰라서 군에 간 남편에게 편지 한 장 못했다고,
그래도 할머니는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긴 했습니다.  봉투 안에 편지지 대신 김을 넣어서요.

스물둘에 부모님이 정해준 사람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남편이 군인이었는데 가난한 형편을 벗어나고자  월남 파병을 떠났습니다.

그런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야 할 텐데  글을 모르니, 생각다 못해 김을 석 장씩  넣어서 붙였다고 합니다.

할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왜 하필이면 김인가요?   차라리 그림이라도 그려 보내시지?"
할머니는 정말로 생각도 못 한 대답을 했습니다.  "김은 밥을 싸 먹을 수 있으니..."

머나먼 타국, 뜨거운 전쟁터에 있는 남편에게   아내는 편지 봉투 속에 사연 대신 김을 보냈습니다.
날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보냈습니다.

다시 할머니께 여쭤봤습니다.  "그럼, 왜 하필 석 장씩을? 한꺼번에 좀 많이 보내시면 되죠."
그랬더니 순박한 할머니가 다시 말했습니다. "넉 장을 넣어봤더니 무게 때문에  요금이 많이 나와서."

주소는 다행히 한글 주소가 아니라서 우체국 직원한테 부탁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둘둘 말은 긴 김밥을 손에 들고 서 있는, 낡고 빛바랜 남편의 흑백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남편분은 아내가 날마다 보내준 김 석 장, 그 사랑으로 무덥고도 무서운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가난으로 배우지 못했던 한을 벗어나고자
팔순이 넘은 할머니는 한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남편에게 편지를 써 줄 수 있는데 사랑하던 남편은 이제 곁에 없습니다.

모두 늦은 나이라고 했지만, 글을 익히고 책을 읽고 시를 쓰는 어르신들의 노력과 감동이
녹아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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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늦은 나이란 없다 팔순에 한글을 배운다고 했을 때 분명 동네사람들이나 아는사람들이 

"그 나이에 배워서 뭐할려고 그러느냐?" 했을것

그러거나 말거나 할머니는 못들은척하고 글을 배워 저렇게 책까지 냈다

우리가 뭘 배운다는것은 꼭 써먹으려고만이 아니라 자기자신을 위해서 그냥 배울 수 있다


모르면 답답하다 더구나 지금 문맹률 거의 제로인 한국은 아직까지도 저리 한글을 모르는 할머니들 꽤 있다  한글학교를 만들고 가르친다 한글을 알아야 우선 간판이라도 보고 길거리서 나눠주는 팜풀렛도 보고


60대 후반인데 여자라고 한글을 안가르쳐 은행을  가는데 안내하는 분들에게 눈이 나뻐 안보인다며 대신 써달라고 한다는 글도 봤다

지금도 여전히 늦게서 뭘좀 하려면  "그 나이에 해서 뭐하느냐?"며 적극 말리는것을 종종본다


내 시절에도 여자들은 잘 가르치지 않았다 고교 나오면 여자는 최고학벌로 들어간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화가 천경자씨는 집안이 좋고 깨인집이라 공부를 했다 그런데 공부의 욕심이 있던 천경자씨는 일본으로 가  림공부를 더하고 싶었다 집안에서 반대했다 "여자가 고등학교 나왔으면 됐지"

1924년생이니 당시 천경자씨는 그래도 공부한셈인데 욕심이 나서 일본유학을 꿈꾸고 있었다

아무리 졸라도 안됐다 울고 불고 해도 안되는데 어느날 울면서 제발 들어달라고 하는중인데 자기를 따라다녔던 허연 두부같던 얼굴의 남자가 갑자기 떠올라 울다말고  웃음이 터져나와 그자리서 '깔,깔,깔'


이것을 본 부모는 이러다 딸자식 미친사람 만들까봐 일본유학을 허락했다고 자신의 어느글에서 봤다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에 입학하였으며 열심히 공부해 조선미술전람회에 '조부祖父'로 입선하고 교원생활도 했다 현제 안계시지만 유작이 말썽이 되고있다 암튼 그녀는 그렇게해서라도 자기가 바라는바를 얻었다


나도 늦게서 활동을 한셈인데 자리에 가면 쳐다보는 눈이 "저 사람은 왜 들어오는거야" 하는 눈이다

요즘 백세시대라 덜하다

올해 '한국어교원자격증'에 도전한 글을 싣었다 내가 최고령이다 몇분이 "그 나이에 이거해서 뭐하시려구요 몸도 약해 뵈는데 집에서 티비보고 그냥 계시지" 그렇게 말한 사람도 50대 초반이다


대답은 "그냥 도전해 보는거예요 이수만해도 됩니다"하고 말해줬다 매일 하루5시간씩 배우는데 알고보니 이것들(죄송)컴푸터도 잘 모르고 톡도 안된다고 하고 앱도 깔줄 모른다 중요한것은 내가 프린터로 빼와서 나줘줬다 8월말에 시험있는데 아무래도 ----- 같아 생각중~~~


"배우는 고통은 잠깐이지만 못배운 고통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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