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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정치

한국 교회 첫 교황청 장관 탄생 이모저모 ①

제 1618호 2021년 06월 20일 연중 제12주일

 

2021.06.20 발행 [1618호]

“민족·종교 구분 없이 사람 대하는 형제애 가진 사제 양성할 것”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 임명 후 행보 이모저모

▲ 신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가 13일 해미순교성지에서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11일 한국인으로는 처음 교황청 장관에 임명된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는 한국 교회 안팎 인사들의 축하를 받으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냈다. 개인적으로 받은 축하 메시지와 메일만 1000여 통, 이 중 300∼400여 통은 해외에서 온 축하 메시지였다.


○…“하느님 도구로 불러주시니, ‘예’하고 나갈 길밖에 없어…”

신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는 발표 이튿날인 12일 오전 8시 30분 세종시 대전교구청 경당에서 임명 뒤 미사를 주례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교구청 꾸리아와 교구 참사회 사제들과 수도자, 교구청 직원, 평신도 대표 맹동술(시몬) 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과 서원자(클라라) 교구 여성연합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봉헌된 미사에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직무를 수행함에 기도의 뒷받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장관 직무를 잘 수행하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유흥식 대주교는 장관 임명 발표 후 첫 주일 미사를 최근 국제성지로 선포된 충남 서산시 해미순교성지에서 봉헌했다. 유 대주교는 13일 해미성지에 도착하자마자, 맹정호 서산시장에게 꽃다발을 받고 신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받았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미사에는 신자 100여 명만 참여했다.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생각할수록 부족한 것이 떠올랐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한 것을 내가 했나, 하느님이 해주셨지’ 하면서 제 소리는 줄어들면서 ‘네’하고 대답하면 되겠구나 했습니다.”

유 대주교는 미사를 주례하며, “순교자들께서 한국에 복음을 전하시려고 순교까지 하셨는데, 그렇다면 답은 ‘예’밖에 없었다”며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로 인정받은 영광 위에 제가 받은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유 대주교는 “한 이탈리아 출신 주교님이 문자로 ‘이 세상에 한 사람이라도 슬픈 신부가 있으면 네 책임이라는 것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셨다”며 사제와 부제들의 모든 직무와 생활에 관한 업무를 맡는 성직자성 장관으로서 직무에 대한 책임감과 무게감도 내비쳤다. 그는 “사제의 쇄신 없이 교회의 쇄신도 없다는 말은 항상 맞다면서 모든 이의 발을 씻어주는 사제, 착한 사마리아인을 닮은 목자가 돼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유 대주교는 “제게 무거운 역할이 주어진 것은 개인의 능력이나 재능 때문이 아니다”라며 “김대건 신부님과 순교자들이 한국 교회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곳 해미순교성지가 희망과 용기를 얻고, 기쁨의 삶을 확신하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미순교성지 전담 한광석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세계에서 제일 무거운 십자가를 지신 분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시고, (교황님과) 같이 십자가를 지시게 될 주교님께 정성 어린 기도가 정말 필요하다”면서 신자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 유흥식 대주교가 임명 이튿날 교구청 성당에서 봉헌된 첫 미사에서 맹동술 교구 평협 회장 등 평신도 대표들로부터 축하 꽃바구니를 받고 있다.


○…“교황 방북 주선하는 역할 맡겨지면 적극 노력할 것”

이에 앞서 유 대주교는 12일 대전교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월 바티칸에서 교황님을 알현했을 때 북한에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며 “교황님의 방북을 주선하는 역할이 맡겨진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주교는 이어 “국제적으로 고립되면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북한이 교황님을 초청한다면 북한으로서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직자성 장관의 역할은 교황님을 보좌하면서 전 세계 사제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미래의 사제인 신학생들이 잘 준비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돕는 일입니다.”

유 대주교는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며 받아들일 줄 알고,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나설 줄도 알고, 민족·종교 구분 없이 사람을 대하는 형제애를 가진 사제를 양성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교회 역사상 한국인 주교가 교황청 고위급 성직자에 임명된 것이 처음인 만큼 한국 사회의 이목이 쏠렸다. 유 대주교는 교구 하느님 백성에게 전하는 서한에서 “교황님께서 발표하실 때까지 장관직 제안 사실을 비밀에 부치라고 하셔서 11일 저녁 7시까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주변 누구도 몰랐다”면서 “8월 이후 행사 일정도 잡지 못하며 50일 동안 보안을 유지하느라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 유흥식 대주교가 용인 김수환 추기경 무덤 앞에서 무릎 꿇고 참배하고 있다.


○…고 김수환ㆍ정진석 추기경 묘역 앞에서 무릎 꿇고 참배

유흥식 대주교는 14일 서울 중구 명동 교구청 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 환담했다. 염 추기경은 유 대주교를 포옹하며 “한국 교회의 영광이다. 보편 교회 모든 사제와 부제, 신학생을 위해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염 추기경은 12일 임명 이튿날,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고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에 유 대주교님 개인뿐 아니라 우리 한국교회 전체가 뜻깊은 큰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유 대주교는 염 추기경을 예방한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제게 ‘주교님이 신학교에 있을 때 사제들, 주교들과도 잘 지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성직자성 장관을 맡아 단순함과 기쁨이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유 대주교는 이어 “제가 교황님께 ‘저는 시골 사람, 시골 주교라 여러 나라말을 못 한다’고 말씀드리자, 교황님은 ‘주교님은 이탈리아어도 잘하시고, 영어도 잘하시니 충분하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격려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성령께 기도하고, 성모 마리아와 성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한국 순교자들에게 전구를 청하며 숙고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 대주교는 예방에 앞서 경기도 용인 성직자묘역을 방문, 고 김수환ㆍ정진석 추기경 묘역 앞에서 무릎을 꿇어 참배하고 기도했다.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도 12일 박수현(안토니오)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세종시 교구청을 찾아 전달한 축전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인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면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Lux Mundi)’라는 대주교님의 사목표어처럼 차별 없는 세상, 가난한 이들이 위로받는 세상을 위한 빛이 되어 주실 것을 믿는다”고 기대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수원교구장) 주교는 14일에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기도도 열심히 하시고, 만나는 사람에게 늘 배려 잘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분이라 교황청 성직자성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좋은 분이 선정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대신학교 철학과 동창이고, 군 생활을 같이해서 5년 동안 살을 맞닿으며 지낸 친구인데 장관이 되셨으니 제가 마땅한 존경을 드리면서 도움을 많이 청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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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글은 가톨릭평화신문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제목번호는 예를 들어 ①번 이런것은 계속 그분에 대한 것이 나와  '한국 교회 첫 교황청 장관 탄생 이모저모 ①' 이라고 블로그 저자가 임의적으로 붙힌것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