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정의와 공정이 무엇인지, 좋은 사회란 무엇인지 함께 얘기하고 싶어한다. 연세대 노천극장에 모인 1만4000여 명 앞에서 강연한 적 있다. 사회적 가치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열정과 갈망을 느꼈다. "
마이클 샌델 미 하버드대 교수는 2010년 국내 출간 후 밀리언셀러가 된 책 ‘정의란 무엇인가’의 인기 비결에 대해 “더 큰 질문, 더 큰 담론을 추구하는 한국인의 성향 때문에 내 책에 뜨겁게 반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작 ‘공정하다는 착각'에서는 하버드대생들 사이에서 점차 짙어지는 능력주의 정서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사이의 연결고리에 대해 말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같은 포퓰리스트의 성공은 엘리트의 오만에 노동자층이 분노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세계화의 이익을 독점해온 엘리트층에 대한 반발이었다”고 했다.
샌델과 대담한 서울대 이재민 교수가 “능력주의의 결과로 엘리트들은 성공에 있어서 운의 역할을 잊고 겸손함이나 인간애를 잃는다”고 하자 샌델 교수는 “겸손하지 못한 엘리트의 태도가 대중의 분노를 샀고, 포퓰리즘의 반란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내가 노력했기에 성공했다’는 승자의 믿음과 뒤처진 패자의 자기 비난은 우리 사회의 분열을 일으켰다”고 했다.
- 그렇다면 엘리트층의 오만한 태도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우리가 잊고 있던 노동의 존엄성을 되돌아봐야 한다. 임금 수준이 높든 낮든, 대학 학위가 있든 없든 노동자층의 일을 존중하고 사회적 명예를 인정해줘야 한다. 또한 성공한 자들에겐 ‘운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설득해야 한다.
운의 역할을 인정하면 겸손해질 수 있고, 불운한 이들에 대한 존중과 연대 의식을 배울 것이다. 지금 목도하는 극심한 사회적 양극화는 우리의 결속과 유대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 속에서 능력주의는 강화될까, 아니면 ‘함께’라는 연대 의식을 되찾을 수 있을까?
“흥미로운 질문이다.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우리는 배달원이나 물류 창고 직원, 트럭 운전사에게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운이 좋은 사람은 안전하게 집에서 근무하겠지만,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을 안고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에 대한 보상과 사회적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
- 지금 온라인으로 대담하는 것처럼 디지털 경제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하버드대에서도 이번 학기는 ‘정의’ 강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의 대면 활동을 대체할 순 없다. 로봇이나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 예측하기도 하지만,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기보단 보완할 것이라 본다.
인간에게는 생계뿐 아니라 일터에서의 사회적 관계, 공공선에 이바지한다는 인정이 중요하다.”
- 능력주의에 대한 분노가 정치적 담론을 형성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정치 양극화를 발견할 수 있다. 논리적 사고에 기반을 둔 토론을 하지 않고 남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자기 목소리만 높인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이들은 선거 부정의 증거가 없는데도 믿질 않는다. 대학 학위가 없는 이들이나 노동자층은 엘리트들이 자신을 모욕했다고 믿고 더는 미디어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
- 당신은 지난 40년간 세계화가 능력주의를 강화해왔다고 비판했다. 세계화와 평등이 공존할 수는 없을까?
“세계화와 평등이 반드시 대립하진 않는다. 어떤 정책, 어떤 세계화인지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세계화를 이끈 이들은 세계화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공중보건제도를 개선하거나, 교육·직업 훈련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그 혜택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과 나눌 수만 있었다면 세계화와 평등은 양립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책에서 대학 입시를 추첨제로 바꿔 제비뽑기로 학생을 선발하자는 도발적 제안을 하기도 했다.
“지금의 대학 입시에서도 운이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었다. 보통 하버드대에 4만명이 지원해 2000명 정도가 합격한다.
입학 사정관들은 지원자들 대부분이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말한다. 그러니 최소한의 능력을 갖춘 학생들끼리 제비뽑기를 해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승자가 좀 더 겸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내 도발적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 같나?”(조선일보 백수진 기자, 2020. 10. 9).
ㆍ계층 사다리 부서진 두 나라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0/12/09/KVHAGT54NFEXJIZK2SZLLO54AU/
마이클 샌델 “계층 사다리 부서진 美… 한국 불평등도 못지않아”
마이클 샌델 계층 사다리 부서진 美 한국 불평등도 못지않아 마이클 샌델, ALC 웨비나 대담
www.chosun.com
샌델, 기울어지 사회구조 이면에 도사린 능력주의의 덫'을 해체하다!
시간이 갈수록 계층이동은 어려워지고 불평들은 더우 확고해지고 있다 개개인의 능력을 불가침 가치로 둔 채 공정을 추구하지만,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잇는 이유는 무엇인가?
샌델은 이 책을 통해 능력주의 하에서 굳어진 '성공과 실패에 대한 태도'가 현대사회에 커다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주장한다 그는 승자들 사이에서 능력주의가 만들어내는 오만과 뒤처진 사람들에게 부과되는 가혹한 잣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공리 중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공동체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이런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그 순간, 고민을 얼마만큼 하고 결정하는 가는 개인차가 크다. 고민조차 없이 바로 개인의 자유를 선택하는 사람, 고민하느라 결정을 못하는 사람,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포기하는 사람.
마이클 샌델은 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독자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사례들에 대해 과거 철학자들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지를 분석해서 설명한다. 흄, 로크, 칸트, 롤스,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양한 사회의 문제를 자신들의 철학이론에 대입해서 생각을 펼치고 저자는 이런 철학자들의 이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한다.
흥미로운 사례를 무난하게 읽다가 이에 대한 여론, 분석, 주장, 반박하는 부분에서는 책장이 더디게 넘어간다. 책을 놓고 있을 때도 문득문득 생각의 딜레마에 빠져서 머릿속이 뒤죽박죽 되는 일도 허다했다. 저자가 원하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독자를 생각의 바다에 빠지게 만드는 것, 그렇게 끊임없이 옳은 것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 책에서 '능력'에 대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능력은 내 노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능력을 갖추었을 때 자발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능력주의에 대해 찬성했던 것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게 만든 부분이었다.
읽으면서 이 책을 왜 논술의 교본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흥미로운 사례, 그에 대한 여론, 논리적인 반박,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짜임새 있는 글의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촘촘한 반박의 논리를 읽다보면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할 틈이 없다.
정답을 제시할 수 없는 사회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나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래서 철학이 어려운 학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 것 같다. 정의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올바른 사회의 방향으로 가는 것인가를 계속 고민할 때 우리 사회가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얼마 전 읽은 '총균쇠'보다 이 책을 읽을 때 책장이 더 안 넘어갔다. 글자를 읽으면서 자꾸 멈춰서 생각하게 하고, 생각을 할수록 더 복잡해지기 때문이었다. 얼마전 큰아들이 먼저 읽었는데, 중 2가 이 책을 어떻게 그렇게 빨리 읽었나 하는 생각에 물어봤더니 '그 책 좀 어렵더라고요.'한다. 어려운지 느끼면서 읽었다면 생각을 했다는 뜻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책을 읽고 jtbc에서 방송한 마이클 샌델의 강의를 봤다. 책 내용의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며 패널들과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책을 복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책 중에서>
p. 22
정의에는 선택뿐 아니라 미덕도 포함된다는 생각은 뿌리가 깊다. 정의를 고민하는 것은 곧 최선의 삶을 고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p. 45
우리는 긴장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옳은 행위에 관한 판단을 재검토하거나 애초에 옹호하던 원칙을 재고할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자신의 판단과 원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판단에 비추어 원칙을 재고하고 원칙에 비추어 판단을 재고한다. 이처럼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또 그 반대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도덕적 사고의 기본이다.
p. 198
미국 정치철학자 존 롤스는 이 문제에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그는 '정의론'이라는 책에서, 정의를 고민하는 올바른 방법은 원초적으로 평등한 상황에서 어떤 원칙에 동의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p. 319
애국심은 논란이 많은 도덕 감정이다. 이를 반박의 여지가 없는 미덕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각 없는 복종, 국가 우월주의 발상, 전쟁의 근원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p. 360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을 탐색했다. 어떤 이는 정의란 공리나 행복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자유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 법한' 가언적 선택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것이라고 말한다. 이쯤에서 독자들도 눈치챘겠지만, 나는 세 번째 방식을 좋아한다(중략).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만들 수 없다.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으레 생기게 마련인 이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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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필자는 오늘도 학력이 사회적 출세나 지위획득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가?
에 능력주의로 가야한다고 썼다
요즘 아빠찬스, 엄마찬스 즉 부모님을 잘만나야 좋은대학도 덜 힘들이고 들어간다는것을 안다 대표적으로 0국, 00원 그외도 많다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 불공정한것이 삶을 사는 사회인지도 모른다
너와 내가 다르고 가치관도 다른데 출발선도 다르고 부모의 능력도 다른데 어떻게 같을수가 있는가?
개천에서 '용'안난지 오래됬다 (블,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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