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는 길 택한 윤석열, 더 이상 자중지란 없어야 [사설]
입력 : 2022.01.06 00:02:02 수정 :2022.01.06 00:19:22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홀로 서기에 나섰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결별하고, 선대위를 해체해 전면 쇄신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대선을 불과 두 달 남겨놓은 상황에서 선대위를 뿌리째 흔드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자중지란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 지지율 추락에 브레이크를 걸려면 이 같은 극약처방 외 선택지가 없었다고 판단한 듯하다. 백척간두 위기 상황에서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다만 선대위 쇄신만으로 실망한 표심이 곧바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결국 중요한 건 윤 후보 자신이다.
민심을 제대로 읽고 국민에게 희망의 비전과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윤 후보부터 환골탈태하는 수밖에 없다.
5일 선대위 쇄신 발표 자리에서 윤 후보가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 국민 여러분께서 드시는 회초리와 비판을 달게 받겠다"며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자성한 건 옳은 방향이다.
검찰총장 때 단기필마로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윤석열다움'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일단 변화의 계기는 어렵사리 만들어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불협화음을 노출했던 이준석 대표, 경선 후 화학적 결합이 안 되고 있는 홍준표, 유승민 의원과 '원팀'을 만드는 건 여전히 힘들어 보인다. 윤 후보에게 "가만히 있으면 이긴다"는 모욕적 언사와 내부총질을 서슴지 않던 이 대표는 이날도 "김종인 배제, 결과적으로 잘된 적 없다"고 했다.
사즉생 각오로 홀로 서기에 나선 윤 후보에게 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대선을 눈앞에 두고 야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이런 자중지란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지난 몇 달간 압도적인 정권교체 여론에 도취돼 이미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자리다툼이나 벌이는 국민의힘 내부의 볼썽사나운 정치행태는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할 만큼 퇴행적이다.
국민 모두의 짜증을 유발하는 단계를 넘어 혐오스러울 정도다.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지지층에게는 커다란 실망과 좌절만 안겨줬다. 또다시 내부 분열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저버린다면 더 이상 기회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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