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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정치

"엽기 굿판에 윤석열 부부 연등 사진"..국민의힘 "마타도어"

"엽기 굿판에 윤석열 부부 연등 사진"..국민의힘 "마타도어"

배지현 입력 2022. 02. 15. 23:56 수정 2022. 02. 16. 01:26 댓글 576

민주 '2018 수륙대재' 사진·영상 제시
살아 있는 소 가죽 벗겨 사회적 지탄
"영상 속 사회자 '건진법사 총감독' 발언"
윤석열 부부-건진법사 밀착관계 주장
선거운동 첫날 '무속 논란' 여야 격돌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2018 수륙대재’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부의 연등이 걸려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제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여야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무속인 ‘건진법사’ 전아무개씨의 관련 여부를 두고 격한 공방을 벌였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윤 후보의 캠프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전씨가 주관한 ‘2018 수륙대재’에 윤석열 후보 부부의 연등이 걸려있었다며 윤 후보 부부와 전씨의 ‘밀착 관계’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18년 9월 9일 충주시 중앙탑에서 열린 ‘2018 수륙대재’ 사진과 영상을 제시했다. 그는 “불교행사처럼 보이지만 소의 가죽을 벗겨 전시하고, 10여 마리나 되는 돼지 사체를 무대 앞에 전시해 놓고 치러진 무속행사에 가까웠다”며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겨 사회적으로 지탄 받은 이 행사를 일광종이 주최했고 건진법사 전모씨가 총감독을 맡은 사실도 행사 동영상 사회자 발언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불교행사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잔인하고 엽기적이기까지 한 동물 학대의 현장이었다”며 “그 일탈의 현장에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2018 수륙대재’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부의 연등이 걸려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이어 그는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의 이름이 각각 적힌 행사장 연등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인사말을 하는 건진의 스승 혜우의 머리 위로 ‘코바나콘텐츠 대표 김건희’의 이름이 적힌 등을 확인했고 그 옆에 나란히 걸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윤석열’의 이름이 적힌 등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건희 씨와 윤석열 후보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잔인한 굿판에 자신들의 이름이 적힌 등을 달고 무엇을 기원했느냐. 그때부터 반역의 뜻을 품고, 검찰 왕국을 세울 꿈을 꾼 것이냐”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2018년 충주에서 있었던 ‘살아있는 소 가죽 벗기는 굿판’은 ‘김건희-윤석열-건진법사-이현동-윤핵관’ 등 김건희씨를 중심으로 한 ‘무속 집단’이 총망라된 현장이었다“며 윤 후보에게 건진법사와의 관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무속과 주술에 휘둘리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잔인한 굿판을 벌이는 무속인을 비선 실세로 두고, 그가 점치는 대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이 결코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악의적 마타도어를 또다시 들고 나왔다”며 즉각 반박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이 행사는) 각계 유명 인사의 이름이 대거 내걸린 행사였다”며 “무엇이든 정도를 벗어나면 이런 참담한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8년 당시 행사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연등에) 달려 있던 이름 중 ‘대통령’도 보이고,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이름도 보인다. 심지어 이들 이름은 윗부분에 푸른색 계열 특별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행사는 서모 씨가 2018년 당시 사무총장으로 있던 대한불교종정협의회가 주관한 행사라고 한다”며 “서씨는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 불교 분과위원장을 맡았고, 2021년 9월 7개 종교단체가 여의도 극동빌딩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할 때 지지자들을 대표해 지지선언문을 낭독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이 후보와의 관련성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은 2018년 당시 이재명 후보의 캠프에서 일한 서 모 씨가 사무총장으로 있던 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에 대통령과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이름이 달려 있었으니 이들이 ‘무속집단’이고 ‘무속과 주술에 휘둘리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이 자료를 배포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반복적, 악의적으로 윤석열 후보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김의겸 의원을 다시 고발한다”며 김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도 요구했다.

 

이에 김의겸 의원은 재반박 자료를 내어 “‘대통령’이라고 적힌 등과 관련해 확인한 결과, 대통령은 결코 이 행사에 등을 보낸 사실이 없다”며 “청와대에서도 ‘2018년 기사에 나온 단체 및 행사에 청와대에서 대통령 명의로 연등을 포함한 어떤 것도 보낸 사실이 없다’고 명료하게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일광종, 건진법사 등과 무속적, 주술적으로 관계가 맺어졌기 때문”이라며 “그것이 아니라면 충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서울중앙지검장, 코바나 콘텐츠 대표 실명이 적힌 등이 달릴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겠느냐”고 주장했다. 또 “아무런 관련이 없는 대통령을 끌어들여 사실을 덮으려 물타기 하지 마라”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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