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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어느 노숙인의 기도


따뜻한하루19.01.21 10:20

어느 노숙인의 기도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 일 뿐...

한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쉽고 짧았는데 모든 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따로 매였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 죽어도 얻어먹는 한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행여 아는 이 우연히 만날까 조바심하며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오십 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아무도 없는 공원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춘다.

소주를 벗 삼아 물 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 데나 눕힌다.
차라리 비겁한 생을 마감해야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면

눈물을 찍어 내는 아내와 두 아이가  "안 돼! 아빠 안돼! 아빠" 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다시 올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지금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다고 해도,작은 희망과 가냘픈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걸어가야지.'라고 말하는 당신을 우리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포기하지 않은 그 걸음을 우리는 함께 할 것입니다.
무료 급식소 대열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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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혀서

글로 보아 생생하게 눈 앞에 그모습이 떠오른다 직장을 잃은 어느 가장의 절망감에 이르러 마지막 결산(?)을 할까 하다가도  아내와 자식들이 떠올라 ,,,,, 멈춘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양극화는 벌어지고 일거리는 줄어들고 기계화는 늘어나고

태여나는 모든 인간과 동,식물들은 먹어야 한다


사람은 먹는거와 더불어 사고도 한다 그러니 생이 더 힘들다 가끔씩 길을 가다 노숙자들 밥주는곳에 길게 줄지어 선것을 보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그 많던 친구들 술친구들 지인들 다 떠나버리고 노숙인이 되어보니 아름다운 석양도 아름답게 안 보인다

인간은 자기의 처지에 따라 사물이 달라보인다

이제 늙어 앞가림은 자식들 몫이 아닌 내 자신이 알아서 해야하는 시대다 윗세대는 어쩔  수 없었다해도 지금부터라도 부지런 떨어야 하는데 어째 나라경제가 점점 심각해 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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