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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정치

프란치스코 교황, 이라크 방문…가톨릭 사상 처음|아침

프란치스코 교황, 이라크 방문…가톨릭 사상 처음|아침& 세계

[JTBC] 입력 2021-03-08 08:42 수정 2021-03-08 09:51

 

youtu.be/PAXM2Qg38nI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프란치스코 교황이 3박 4일 일정으로 이라크를 방문한 뒤 오늘(8일) 로마로 돌아옵니다. 교황이 이라크 땅을 밟은 것은 2천 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입니다. 지난 5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 이라크 총리가 전용기 앞까지 나와서 맞이합니다. 교황을 태운 차량은 삼엄한 호위 속에 이라크 국민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대통령 궁으로 이동했습니다. 교황은 첫 번째 메시지로 오랜 기간 전쟁을 겪은 중동을 위로하고 이라크 내에 있는 기독교인들을 포용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 : 저는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평화의 순례자로 이곳에 왔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 많은 기도를 해왔습니다.]

교황은 이라크 남부 도시 나자프로 이동해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를 만나는 파격 행보도 선보였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황과 이슬람 시아파 최고 성직자가 만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로, 이라크 전역에 생중계됐습니다. 교황은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알려진 우르 지역도 방문했습니다. 이후 다시 바그다드로 돌아온 교황은 성 요셉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지난 2010년 발생한 테러로 가톨릭 신자를 포함해 58명이 목숨을 잃었던 '구원의 성모' 대성당도 찾았습니다. 미사에 참여한 이라크 가톨릭 신자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가톨릭 신자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라크 가톨릭 신자 : 정말 행복합니다. (왜 웁니까?) 너무 기뻐서요. 예수가 우리를 찾아온 것 같습니다.]

지난 7일, 교황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와의 주요 전쟁터였던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도 직접 찾았습니다. 경호원 측은 이 지역에서 여전히 IS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며 경계 태세를 최고조로 높이기도 했습니다. 교황은 모술 인근에 위치한 아르빌과 이라크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마을 카라코시도 방문해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이 이라크를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문이 갖는 의미와 영향력, 이슬람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희수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교황 방문 이틀 전에도 이라크 미군기지에 로켓공격이 이루어졌고요.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큰 상황이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을 강행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를 찾은 이유는 뭘까요?

    이라크는 아시다시피 2003년 전쟁 발발 이후 지금 18년째 폭력과 테러에 시달리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IS 테러조직이 저지른 잔혹한 기독교 박해가 가해졌던 곳입니다. 따라서 이번 교황 방문은 위축되고 고통 받는 이라크 내 소수 기독교인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던 것 같고요. 나아가서 이라크 정치 지도자나 또 종교 지도자 또 더 크게는 이라크 전체 국민에게 평화와 화해를 호소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고 봅니다.

  • 무엇보다도 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과 테러 위협 속에서 진행된 교황의 방문에 이라크 국민들은 물론 종파를 떠나서 아랍 이슬람 체계 전체가 깊은 감명을 받은 것 같습니다. 어떤 아랍 지도자들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노령의 교황께서 손수 실천하셨다 이런 찬사가 현재 아랍권 언론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 교황은 3박 4일 동안 이라크 안에서 1400km를 이동했습니다. 시아파 최고 성직자를 만나는 등 파격 행보도 선보였고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인 이라크 방문, 어떻게 평가하세요?

    처음 있는 일이고요. 지금 기독교와 이슬람 또 이라크와 미국 또 서구와 갈등하고 있는 상태에서 어떤 화해와 관용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전환기로 평가되고 있고요. 바그다드에서는 대통령과 총리를 만나서 이라크 안전과 평화를 기원했고 또 이슬람 시아파 나자프에 가서 말씀드린 대로 시아파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 자택을 직접 방문하는 파격 행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 이 면담에서 역시 이라크 내 기독교인들의 안전과 보호를 당부했습니다. 이것보다 더 확실한 건 없거든요. 또 남쪽의 우르가 바로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의 공통 조상에서 우리가 초심으로 돌아가서 증오와 극단주의 또 폭력과 중재를 호소하면서 다른 종교를 가진 이웃을 타자로 인식하는 한 이라크에서 진정한 평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게 모든 이슬람인들에게 깊은 공명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 외교적인 영향력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정책이 시작부터 꼬이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교황의 이라크 방문, 중동 평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교황께서 정치나 외교관이 아니기 때문에 결정적 계기는 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종파와 부족, 정파, 지역으로 편가르기 하려고 다름을 증폭해서 전쟁과 테러가 그치지 않는 중동에서 이 교황의 행보는 인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갈등보다는 화해 또 파국보다는 대화의 국면을 이끌어내는 데는 굉장히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줄 수 있을 것 같고 특히 중동과 유럽이나 서구와의 관계 개선에 어떤 전환기적 기폭제가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지막으로 집전한 아르빌 지역 미사에서 "이제 로마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지만, 이라크는 내 마음속에 항상 남아있을 것"이라며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 이라크를 떠납니다. "평화가 전쟁보다 희망이 증오보다 더 강하다"는 교황의 메시지는 영원히 이라크에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