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슈와 정치

어느새 제도권에 편입된 허경영…선넘은 '관종정치'

 

어느새 제도권에 편입된 허경영…선넘은 '관종정치'

송고시간2021-09-01 12:00/이유미 기자

 

 

안상수 "허경영 국가 통찰력에 공감…이재명보다 낫다" 호평

허경영 "대통령 되면 국회의원 전원 정신교육대로…안상수 제외"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와 국민의힘 안상수 후보[허경영 대표 페이스북]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선거철마다 각종 기행과 비현실적인 공약 제시로 국민에게 쓴웃음을 선사해온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인 허경영(71) 씨가 제도권 정치로 편입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상수(75) 전 인천시장이 허 대표를 찾아가 손을 내민 것이 대표적이다.

허 대표는 지난달 31일 경기도 양주 '하늘궁'에서 안 전 시장과 회동을 하고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며 손을 맞잡았다.

 

안 전 시장이 대권 지지율이 높은 후보는 아니지만 3선 의원에 국회 예결위원장, 재선 인천시장까지 지낸 국민의힘의 원로급 중진이라는 점에서 당 안팎에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다음 주 중 안 전 시장이 본인의 업적으로 꼽는 인천 송도 국제도시와 인천대교 현장 방문에도 함께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안 전 시장이 100% 일반 여론조사로 진행되는 당 경선 '1차 컷오프'를 앞두고 대중의 관심을 잡아끄는 '관종마케팅'을 통해 허 대표를 끌어들였다는 시선이 고개를 든다.

 

그러나 안 전 시장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허 대표 말이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사회, 국가에 대한 통찰이 있었고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다"면서 "(허 대표 정책이) 이재명 후보보다 훨씬 현실적"이라고도 평가했다.

화보

장군 옷에 백마 탄 허경영 "내가 난세영웅"…세 번째 대선 출마 [연합뉴스 자료사진]

 

허 대표 역시 안 전 시장과의 만남을 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허경영이 대통령이 되면 국회의원 전원 정신교육대에 들어갈 텐데 안상수 전 의원은 제외하겠다. 훌륭하신 분"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1997년, 2007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대권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만 18세 이상 전 국민에게 1억원을 주고 매월 150만원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단일화 경선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라에 돈에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는 선거 구호로 공감대를 얻으면서 1만1천142표(0.98%)를 득표, 1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56.18%), 2위 민주당 박영선 후보(40.67%)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기성 정치권에서는 허무맹랑한 공약에다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실형까지 선고받았던 허 대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1야당 대선 후보가 허경영까지 만나는 것은 정치를 너무 희화화시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배종찬 인사이트K 소장 역시 "선거 캠페인에서 최고의 메시지는 후보의 '동선'인데 허경영의 기행에 안 전 시장이 호응해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반 대중이 허경영에 반응하는 이유는 별개로 봐야 한다"며 "그만큼 정치권에 대한 불신·혐오가 깊다는 점은 곱씹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y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