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공감
추천 0조회 021.10.20 17:20댓글 0
돈 안들이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공감입니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같이 느껴주고 함께해 주는 것인데, 공감은 사람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심리학자 로저스는 “사람은 온전한 공감을 받으면 마음이 흔들린다”고 했습니다. 이는 가정이나 성당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부부싸움 때문에 상담을 청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해 주기는커녕 자기 이야기만 퍼붓다가 싸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부부싸움의 대부분은 공감 부족에서 시작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부 여러분~ 남편이 여러분에게 “여자들이 집에서 하는 일이 뭐가 있어?”라고 소리칠 때 “아 맞아요” 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대부분 “아~ 그럼 내가 돈 벌어 올테니 당신이 집안일 해봐!”하고 소리 지를 것입니다.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집 남자들은 돈만 잘 벌어오는데~ 당신은 왜 그래?”하고 부인이 타박을 주는데 “아 당신 말이 맞아~ 난 못난이야”라고 말할 남편이 어디 있을까요.
본당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자들이 본당 신부를 따르고 떠난 다음에도 잊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 그 본당 신부가 공감을 잘해준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신자들이 미사시간에 늦게 들어왔는데 강론 중인 본당신부가 그 신자들을 보며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천천히 숨 돌리고 앉으세요~”하면 신자들 모두가 감동을 받습니다.
그러나 “신자란 것들이 어떻게 미사에 늦을 수가 있어?!”하며 소리소리 지르거나 아예 성당문을 닫아버리는 경우, 상처 입은 신자들은 말 그대로 냉담하게 됩니다.
대개 신자들을 야단치고 눈을 부라리는 신부들은 성격장애자들이 대부분이라 그런 짓을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목자답게 행동했다고 자부심을 갖지만 사실은 공감 능력 부족자들입니다.
보좌신부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이들이 떠든다고 미사시간 내내 벌을 주는 보좌신부 옆에는 아이들이 가질 않습니다. 정말 지혜로운 신부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습니다.
어떤 보좌신부가 미사 중 떠드는 아이들을 보더니 가장 심하게 떠드는 아이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야 임마! 너 생긴 건 공유처럼 생겼는데 왜 떠드냐?”라고 했더니 갑자기 아이들이 “우~”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공유같다는 말을 들은 아이는 그날부터 그 보좌신부의 오른팔이 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공감은 어떤 사람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는 최고의 대화법입니다. 어떤 동네에 남편에 대한 공감이 뛰어난 세 자매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부동반 모임을 가게 됐는데,
한 자매가 “난 우리 남편 머리가 하얗게 셌으니 흰옷을 입어야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자매가 “난 우리 남편 머리가 아직은 검은색이니 검은색 옷을 입어야지”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남은 한 자매가 고민을 하는 것입니다. 왜 그러냐고 묻자 그 자매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응. 우리남편 머리가 대머리라서 어떤 옷을 입어야할지 모르겠어.”
홍성남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