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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정치

윤석열, 호남 찾아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가 뭔지 왜 필요한지 몰라"

윤석열, 호남 찾아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가 뭔지 왜 필요한지 몰라"

조문희 기자 입력 2021. 12. 22. 16:59 수정 2021. 12. 22. 19:19 댓글 1566
 

[경향신문]
 전북대 학생들과 만나 질의 응답
 차별금지법 제정에 ‘유보적’ 입장
“n번방방지법 잘못됐단 건 아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최명희홀에서 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더러 왜 개인에게 자유가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1박2일 일정으로 호남 방문에 나선 윤 후보는 이날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일정한 수준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만 자유라는 것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의 발언은 ‘99개가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한 가지 뜻만 같으면 함께할 수 있다고 했는데, 자유주의 정당이 차별금지법과 n번방방지법 등 자유를 침해하는 사람과도 할 수 있나’, ‘국민의힘이 지켜야할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후보는 “나 혼자 자유를 지킬 수는 없다”며 “공동체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함께 돕고, 그 사회에서 산출된 생산물이 시장을 통해(서도) 분배되지만, 상당한 세금을 걷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눠 그분들의 교육과 경제의 기초를 만들어주는 것이 자유의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극빈층 등을 비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자 윤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도와드려야 한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그는 “사는 게 너무 힘들면 자유를 느낄 수 있겠나”라며 “모두가 자유인이 돼야지 잘 사는 사람만 자유로워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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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또 청년 실업에 대한 대학생의 질문에 “어떤 분야에서는 지금 일자리가 막, 사람이 필요한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며 “핸드폰으로 어플(앱)을 깔면 어느 기업이 어떤 종류의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을 때가 여기 1~2학년 학생이 졸업하기 전에 생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윤 후보가 언급한 내용은 지금도 잡코리아, 사람인 등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방식이다.

 

윤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이 자기가 결정할 수 없는 조건에 의해 차별이 이뤄지면 공동체가 발전해 나가는 데 지장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철폐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동성혼의 예를 들며 “혼인은 당사자한테만 미치는 게 아니라 가족 등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많다”며 “다른 사람에게 법률적,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건 그 사람의 선택권도 중요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n번방방지법에 대해선 “온라인에서의 성착취가 근절돼야 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며 “(다만) 조금 더 제대로 적발할 수 있고 통신의 비밀이 조금 더 보장될 수 있게 더 연구해서 손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법률을 폐기하거나 근본적으로 잘못됐단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북대 학생회관 앞에 세워져 있는 이세종 열사 추모비를 참배하려 했으나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항의에 짧게 묵념만 했다. 이 열사는 5·18민주화운동 첫 희생자다. 윤 후보는 전북대 방문에 앞서 전북 완주시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에 들렀다. 23일에는 광주와 전남 순천·광양을 방문한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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