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판에 박힌 삶의 위험성 / 발행일2022-01-30 [제3280호, 14면]
정해진 일상에 강박 느끼는 이들 변화를 세속적인 것이라 정죄하며
스스로 가두는 자기학대를 자행
작더라도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변화라는 자극 통해 여유 가져야
매일 변함없이 사는 사람들을 보고 칭찬을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스케줄을 따라 사는 사람들을 두고 시계같다 혹은 한결같다고 칭찬을 합니다. 심지어 자식들에게 저런 사람을 본받으라고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변덕스럽다는 둥 끈기가 없다는 둥 핀잔을 줍니다. 그러나 사람은 기계가 아니어서, 이런 삶은 위험성을 갖습니다. 심리적으로 무기력해질 뿐만 아니라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가끔 집필하러 수도원을 찾습니다. 멀리서 보면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내부의 삶은 단조롭기 이를 데 없습니다. 매일 같은 생활을 하다보면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어제같은 착각마저 듭니다. 이렇게 시간이 정지한 느낌이 들 때 심리적으로 어떤 현상이 생기는가? 처음에는 안정감이 생깁니다. 마음이 평안하고 느긋해집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짜증이 올라옵니다. 나중에는 기도문도 생활도 지겨운 기분마저 듭니다. 그리고 더 문제는 본인을 자책하기 시작합니다. 네가 배불러서 하는 생각이냐부터 시작해 마귀의 유혹에 빠져 그렇다고까지 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변화입니다. 작더라도 변화라는 자극을 주면 짜증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망상도 사라집니다. 같은 책을 보는 게 지겨우면 다른 책을 보고, 사는 곳이 지겨우면 바람 쐬러 나가면 됩니다.
그런데 강박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변화를 세속적인 것이라 정죄하며 스스로를 더 가두는 자기학대를 자행합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스스로 영신수련이라고 합리화합니다. 참으로 미련하고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신앙생활은 마음으로 하는 삶입니다. 따라서 마음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꼰대유머 입니다. 본당 수녀가 마음에 안 들어 늘 타박하는 본당 신부가 있었습니다. “수녀님은 도대체 할 줄 아는 게 뭡니까?” 수녀는 화가 났지만 수도자가 화를 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앞으로 더 잘 할게요~”하곤 했습니다. 그러면 신부는 한 술 더 떠 “그 이야기는 벌써 스무 번 넘게 들었어요! 뭐 달라지는 게 있어야지!”하며 속을 뒤집어 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가정방문을 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신부가 성질이 급해서 무단횡단을 하려다 차에 치일 뻔 했습니다. 운전자가 창을 열더니 “야! 이 멍청한 놈아! 죽으려고 환장했냐?”라고 빽 소리치고는 그냥 내뺐습니다. 멍하니 서있는 신부에게 뜬금없이 수녀가 혹시 아는 사람이냐고 물었습니다. 신부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자, 수녀는 “근데 신부님에 대해 어떻게 저렇게 잘 알까요?”하곤 휑하니 앞서갔습니다. 그 신부는 제자리에서 두 번이나 똥물을 뒤집어썼습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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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가 하고푼 말을 운전기사가 대신해줬다
내가 알기로는 소임을 받아 가는 수녀는 대게 뭔가 한가지라도 할 줄 아는 사람들을 내보낸다 여긴 유머로 한마디 했지만 하다못해 신자들과 잘 어울린다든지 뜨게질을 할 줄알고 올겐도 치고 솜씨좋은 수녀들이 주로 나가는것으로 안다
말도 잘해야겠지만 재주가 있어야 신자들과 어울린다
아는 수녀 한명은 그야말로 약간 '왈가닥'스타일 신자들과 꺼리낌없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복장만 수녀복장했지
신자들과 이웃들과 얼마나 잘어울리는지 그수녀님을 좋아하고 따르는 신자들이 꽤 많았단다
그렇게 어울리고 논것을 가끔씩 늘어놓는데 배꼽을 뺀다 그분만 오면 허물없이 논다 지금은 나이들어 하늘나라가기만
또 한분은 반대로 어떻게 수도생활했는지 잘모른다 그분은 지금까지도 내겐 수수께기다
어쩌 그렇게 다른지 좋게 말하면 기도 잘하고 영성도 깊어 원장에까지 추천에 올랐는데 스스로가 내려놨다 열심만 하다고 원장노릇 못한다 행정도 사람다루는것도 이모저모 알아야한다 하긴 그때가 언제였나 내가 초딩 2학년때쯤, 아득한 세월였을적
그분이 할 줄 아는것이 뭐였는지 지금 이글을 보면서 궁금해진다 언니를 만나면 그분 뭐하면서 수도생활했는지 물어봐야겠다 돌아가신지 몇 십 년이 됬다마는 내가 아는것은 그분이 절대적으로 '순명'했다는것
수도자가 '순명' 안하면 되냐고???할지 모르지만
수도자중에도 요것조것 논리를 펴면서 따지고 드는 사람들 있다 아님 앞에서 말은 못해도 뒤에서 웅얼대기라도 하는데
그분은 무조건 '예' 였다고 들었다 단 한마디도 뭐라고 한적이 없다고 죽으라면 죽는 시늉을 했는지 어쨌는지
그렇게 깊은 영성으로 배움이 적었어도 원장직에 추천까지 받아 올랐지만 자신을 잘 아는 그분은 당장에 내려놓았다
저렇게 유머을 했지만 지금 그랬다가는 큰일난다
교회법으로 여자는 수도자가 최고위직이고 남자는 '성직자'에까지 오른다 거기서 발전을 더하고 더하고
지금은 아들딸 가리지않고 가르쳐놔서 수녀들 90% 이상 대졸출신이며 대학원도 유학생도 수두룩 빵빵하다고
품계만 다르지 성직자하고 그닥 뒤지지 않아 저렇게 말했다가 성깔있는 수녀만나면 ^^ %#~!
죄송해요 쓰다보니 ㅎ~ㅎ~ (블,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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