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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

경험이면서 많은 의사들이 좀 알았으면 한다 의사들이 환자(보호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나의 실지 있었던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동생이 전신마비되서 00의 어느대학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자그마치 10개월이나 있었다 중환자실 몇 개월만 있어도 기둥뿌리 빠진다 그만큼 비싸다

암튼 퇴원해서 집에 데리고왔다 데리고는 왔지만 이런환자는 가정간호를 정기적으로 받는다 즉 간호사가 약속된 날짜에 와서 환자를 체온도 재고 협압, 소변등을 체크하고  드래싱도 해주고 관리하는 것이다

 

약도 먹는데 확실히 무슨약인지 나는 모른다 의사가 처방한 약인데 무조건 먹어야되니 먹는것이다 한달에 한번씩 예약을 하고 날짜와 시간맞춰서 처방을 받고 약을 가져온다

동생의 주치의는 과장이다  대개 주치의는 특별한 사람이나 명성있는 사람들이 과장을 주치의로 둔다 동생은 나이만 젊지 평범한 주부다 과장이 주치의니 의료비가 얼마나 많이 나왔겠는가

 

한달에 한번씩 이 대단하신분을 뵈러간다 실지 이야기하는 시간은 2분도 되지 않는다 그냥 누구의 보호자인가 확인하고 환자상태 물어보는것이 전부다 난 궁금한것은 물어보는 체질이다 의사들이 바로 이런것을 싫어한다

이분이 처음부터 뵙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은것이다 갔다 올 때 마다 몹씨 불쾌한 기분이다

"내가 뭘 잘못했지"하며 스스로에게 물어봐도  도무지 잘못한것이 없는데 그분만 보고나오면 속이 뒤틀리는 것이다

 

처음 그 분을 뵈러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아주 쬐그만분이(실지 무척 왜소함) 도도한 얼굴로 앉아있었다 나는 이병원을 오려면 나름대로 한참 차를 여러번 갈아타고 동생은 아무도 돌볼 사람없이 놔두고 온다  그리고 시간맞춰와도 항상 30~40분 더 기다린다 환자와 의사와의 면담이 좀 더 연장될 수는 있다

 

그 얼굴에는  자기가 대단한 의사라는 그무엇이 쓰여있었다 과장이면 그쪽 분야의 책임을 지는분이다

살아온 세월만큼 나도 수없이 병원을 들락거린 사람이다 항상 못마땅한것이 몇 몇 의료인들이 이런 스타일로  환자와 가족들을 맞이하는것

 

회사 다닐 때 몸이 약해서 자주 몸살을 앓았다 심하게 앓으면 일어나지도 못한다 회사 빠지는것도 하루 이틀이지 자주 빠지면 짤린다 난 몸살을 밥먹듯이 걸린다 오죽하면 어떤의사분은 "도대체 무슨일을 하기에 맨날 아프냐고?" 물어본다 주사맞고 약먹고 하면 아침에 일어날 수는 있어 자주 갔는데 한번은 내가 들어갈 차례인데 간호조무사들이 안부른다 


 "제 차례 된것 같은데 왜 안불러요?"  의사선생님이 지금 tv를 보고 있는중이란다

기가 막혀서~~


슬쩍 고개돌려보니 진짜로 환자들 기다리고 있는데 tv보고 있다 내가 자꾸 조무사에게 말하니 조무사가 그쪽으로가서 얼른 말을 못하고 눈치보며 "저어~~" 이러는것이 아닌가  아! 진짜 열받는다

얼마 지나서 진찰하고 나왔는데 역시 기분이 안좋았다 이분은 그뒤로 얼마못가 의원을 그만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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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과장이야기로 돌아가서

한달은 후딱간다 그렇다고 병원을 안갈 수도 없는노릇  어떡해야 될까 고민하다 다른 방법을 썼다

우리는 보통 환자 이름을 부르면 "네" 하고 의사가 있는곳의  문을 열고 "안녕하세요?"  이렇게 말하고 의자에 앉으라면 않고 의사가 묻는말에 대답한다

 환자(보호자)쪽에서도 묻고 싶은것 있으면 묻는데 의사들은 이것을 대체적으로 싫어한다  뭐 좀 물어보면 "나가면 간호사가 다 말해 줄거예요"

 

다른 방법이란?

한마디로 바깥에서부터 기디시피 해서 들어간다 즉 눈을 최대한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하는 눈으로 고개를 수그리고 겸손한 자세로 들어가서 조용히 아무말도 안하고 앉는것이다  부드러운 표정을 져야한다

그랬더니 그의 표정이 좀 누그러졌다

 

이런일을 1년정도 하다  병원을 바꿔버렸다(의사소견서만 떼어다주면 된다)  가정간호사도 바꼈다

내가 평생 못잊을 일을 당한것이다 실제 있었던 일이다

 

담에는 서울모처에서 '연명의료중단'에 대해 말하면서  이런것을 겯들여서  말 할 것이다

환자를 대하는 기본적인 의료인들의 자세에 대해서 말이다

 

"치유의 예술을 찾아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버나드 라운' 박사가 쓴 책이다 그는 세계적인 심장내과 의사이다

하버드대학 부속병원 브리검 여성병원의 의사이자 198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버나드 라운의 책. 현대의 의료 제도와 의사들의 위기가 의술의 본래 형태와 신념을 망각한 데 있으며,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관계를 회복할 때 의료행위가 진정한 의미의 치유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병력 청취가 환자의 증상을 알아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의료행위가 상업화되면서 점점 의료장비에 따른 병력 진단이 더 과학적이고 신빙성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병력은 환자의 생활 및 정서적 문제와 크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 환자의 말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의사의 말 한마디가 환자의 생명을 죽일 수도 있다 죽어가는 환자도 살릴 수 있는 의사의 언어
의학적 기술보다도 의사의 언어가 환자에게 희망을 불어넣는다 의사의 언어는 환자에게 신뢰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환자의 언어를 듣는 의사는 치유의 성공률이 높다

환자는 의술의 스승이다    어떻게 하면 의사가 환자의 언어를 경청하게 될까?

치유(healing)는 처치(treating)로 대체되고, 치료 (caring)대신 관리(managing)가 중요해졌으며, 환자의 말에 귀기울이던 의사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의료장비가 대신한다

의과대학 시절부터 몸에 밴 오만한 자세도 의사들에 대한 존경심을 흐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의과대학에서 가르치는 인간존재의 모델은 그저 생화학적인 요소가 복잡하게 결합된 개체로 축소되어 있다   (책 14p)

 

책 전체에서 말하는것은 의사들이 환자가 말하는것을 잘 청취하는 것이다

환자가 처음 방문했을 때 그의 말을 주의깊에 들어주면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진료하는 의사라는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이를 위해 의사는 자신이 가진 모든 감각을 동원해야하며 이것은 진단을 위해 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수단 중 가장 강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의사는 환자에게 병력을 잘 수집만 해도 약 70%의 확률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수 있으며 이것은 현재의 어떤 검사나 기술보다 더 효과적인 수단이다 (같은책 16p) 

 

나는 의사들이 내게 많은시간을 할애해주길 바라지 않았다 단 5분만이라도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한번이라도 그들의 진심어린 배려를 받고 잠시의 순간이라도 내가 그들과 교감하고 나의 신체의 어려움만이 아닌 정신도 위로을 받으며 환자들을 일률적으로 대하지않고 .....(같은책 15p )

(수필가인 아나톨 브로야드가 전립선암으로 사망하기 직전에 쓴 글이다 )

 

다 그렇치는 않치만 아직도 그런 의료인들 많다

난 그들이 나의 이야기를 덜 들어줘도 상관없다 제발 도도한 얼굴과 자세로 방문자들을 실망시키지나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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