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문재인 커피·달력… '文전성시'
[대통령 관련 상품 불티]
대통령 단골 커피집 발길
즐겨 마신 커피 '문 블렌드' 전국에서 우후죽순 생겨나
50석 규모의 매장 안은 40여 명의 고객으로 꽉 차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즐겨 마신다는 '콜브이과 4321 커피'를 판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온 사람들이었다.
17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부암동 커피집인 '클럽에스프레소'. 서울 광진구에서 먼 걸음을 했다는 박모(68)씨는 "'문재인 커피'가 워낙 화제라 친구 세 명과 함께 왔다"며 "지인들이 '문 블렌드(blend·여러 산지의 커피 원두를 섞는 것)'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고 난리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에 즐겨 찾았다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커피전문점에 ‘문 블렌드’커피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문 블렌드’는 문 대통령이 평소 즐겨 마시던 원두 비율대로 만든 커피로, 취임 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오종찬 기자
이 가게의 사장 마은식(50)씨는 대선 날이었던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단골손님인 문 대통령이) 항상 '콜롬비아4, 브라질3, 이디오피아(정식 국가명 표기는 에티오피아)2, 과테말라1' 비율로 블렌딩을 해갔다"는 글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나라 이름 앞 글자를 딴 '콜브이과 4321 커피'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찾는 이가 많아지자 이 커피숍은 지난 11일부터 '문 블렌드'를 정식 메뉴에 올렸다. 손님은 평소의 두 배로 늘어났다. '문재인 커피'를 판다는 가게들도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나타났다.
커피뿐 아니라 문 대통령과 관련된 상품들이 인기다. 문 대통령을 표지에 실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 아시아판은 지난 15일 발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총 11만부가 인쇄됐다. 판매 대행사 측은 "평소 서점 출하량 2000~3000부의 수십 배 수준"이라며 "이 중 10만부가 이미 판매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 특별판'은 교보문고·예스24 등 대형 인터넷 서점의 주간 베스트셀러 1위로 뛰어올랐다.
인기 아이돌처럼 대통령 팬클럽이 자체 제작한 상품에도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팬클럽 모임 '젠틀 재인'이 판매하는 탁상용 달력은 사려는 사람이 몰려 하루 만에 물량 1만부가 동났다. 이 달력은 지난해 12월 팬클럽 측이 촬영한 사진을 활용해 제작하고 회원들끼리 공동 구매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대통령 달력을 구입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이어지자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하루 만에 신청자 4000여 명이 몰리자 500부로 예상했던 물량을 1만부로 늘렸다. 김모(27)씨는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현하고 싶어서 달력을 구매했다"고 했다.
대통령의 인기에 편승한 상술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블렌드' 레시피를 공개한 마씨는 "이 비율은 동서식품 핵심 관계자와 부산의 커피점 '가비방' 맴버 등 소수만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의 한 커피집 사장 김모(38)씨는 "지금은 잘 안 쓰는 낡은 블렌딩 방식"이라며 "대통령의 인기에 힘입은 상품일 뿐"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도 "회사 핵심 인사만 아는 '황금 비율'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이병관 광운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탄핵 정국 이후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문 대통령의 서민적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이 친근하게 관련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8/20170518002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