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나 보고받고 뒤늦게 구조 지시 내려
부실 대응 책임 회피 위해 조직적으로 ‘상황’ 조작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인턴이 볼펜으로 수정
최순실 행적 규명 열쇠는 남산1호 터널 통행료·김밥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던 2016년 10월 박근혜정부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세월호 당일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에 즉각적 조치를 취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른바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 대한 답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이때의 해명은 대부분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청와대 참모들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늑장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불법도 불사했다.
‘관저 침실에 머물던 朴’ 조작의 시작 검찰 조사 결과 박근혜정부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에게 최초 보고한 시각을 오전 10시로, 박 전 대통령이 첫 지시한 시각을 오전 10시15분으로 조작했다. 모두 구조 골든타임 전이다. 당시 청와대는 구조 골든타임을 선내 학생들의 카톡이 끊긴 오전 10시17분으로 봤다. 검찰은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비난이 고조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조작극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은 실제 오전 10시19∼20분쯤 첫 보고를 받았다. 첫 지시도 오전 10시22분에야 내렸다.
수사팀은 세월호 참사 당일 국가안보실과 해양경찰청 상황실 간 ‘핫라인’ 통화녹음 녹취록, 청와대 관저 관계자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304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동안 참모들의 연락도 받지 않은 채 관저 침실에만 머물렀다.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청와대 경내에 계시면 어디든지 대통령 집무실이고, 어디서나 보고를 받고 지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는 동안 박 전 대통령이 받은 상황보고는 첫 보고 외 단 두 번에 불과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참사 당일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에게 총 11차례 상황 보고서를 이메일로 보고한 것을 두고 “박 전 대통령에게 20∼30분 간격으로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당일 청와대 본관에 머물렀던 정 전 비서관은 수신된 보고서를 일괄 출력해 관저에 있던 박 전 대통령에게 오후와 저녁 두 차례 전달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