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언니네서 가져온 김치를 다 먹었다 언제나 3월말에서 보통 4월까지 질리게 먹었는데 요번엔 이상하게 빨리 떨어졌다 그렇다고 난 김치를 잘 먹는편은 아니다 그냥 상에 올려놔 먹는다
가져온 분량은 다른때보다 적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쩐일인지 빨리 없어졌다
재작년에는 직접 담갔다 주로 직접 하는편인데 이번에 언니네가 배달을 두배로 잘못와서 그냥 담아 아들네, 딸네, 동생들에게 줬다
가만 생각하니 이번 김치는 맛이 좋아 보관도 잘되서 김치가 많이 시어지지 않았다
봄되면 통배추보다 얼갈이나 열무를 좋아해 섞어서 담는다 얼른 절여지는것도 좋다
그런데 어찌된일인지 점점 게을러지고 아무것도 하기싫고 몸도 피곤하고 내일 내일 미루다가 재래시장을 가서 이것저것 사면서 상점주인에게 "요근처 맛있게 김치 담가서 파는데 없나요?' 하고 물어봤다 확실히 나도 늙어간다 별걸 다 물어본다
시장서 김치담가 파는데는 많다 그런데 어떤집은 별로인 집도 있고 어떤집은 맛있는 집도 있다
그랬더니 갈쳐준다 그리로가서 물어보니 가격도 먼저보다 싸다 배추값이 내려서 그런가
만원어치 사니 꽤 많다
큰마트가서 얼갈이와 열무를 샀다 저녁때라 그런지 싸게판다
김치는 잘 안 사먹는편인데 요번에는 아무것도 하기싫어 그냥 사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맛은 괜찮은편인데 무척 맵다
매운김치를 못먹으니 열무와 얼갈이를 사서 김치담을 때 같이 버무릴려고 샀다
30분정도 절이면 된다 산김치는 병에 약간 담아놓고 나머지는 열무와 얼갈이와 같이 안매운고추가루 쬐금만 넣고 하니 큰 김치통으로 하나 가득이다
매워서도 김치를 안사먹지만 또 한편으로는 배추나 무 같은 재료를 깨끗이 안씼을것 같아 즉 대강대강 씼는것이 싫어 양념도 아무거나 갈아서 사용한것 같고
"전 잘 안 사먹는 성격인데 갑자기 게을러져서 사갑니다" 했더니
주인 왈 "식구 적으면 힘들게 담지말고 사서 먹는것이 오히려 유익해요" 그닥 틀린말은 아니다
여지껏 다른것은 죄다 사다 먹어도 김치만은 담가먹었다 젊은날 회사다닐 때 회사에서 직접 담지않고 김치를 공장에서 사다 올렸다
그때는 중국산 김치는 상상도 못할때이고 있지도 않았지만 공장김치가 유행이었다 김치는 담기가 사실 번거러움이 많다
회사에서 밥을 먹는데 김치에서 짚 같은것도 나오고 고추가루도 뭉쳐있고 한쪽은 잘 버무려지지도 않았고 괜히 찝찝했다 맛도 없었다
그래서 계속 담가먹었고 신김치는 거의 안먹는편
물에 몇시간씩 담궈놓았다 신물이 빠지면 지져먹었다 생김치를 좋아하는편이다
매운것은 이번처럼 김치재료를 사서 사온 김치하고 버무리면 된다 그나저나 이제는 이것마져도 점점 하기 싫어진다
옛날 어머니들이 부엌에 들어가기가 아주 싫었다고 하는데 맞는말 같다 예전 부엌은 재래식이라 더 들어가기 싫었지만 지금은 모든것이 갖춰졌는데도 하기 싫어진다
난 원래 살림에 관심이 없어서 더하다 그래도 예쁜 그릇이나 식탁을 보면 사고 싶어진다 그럴때마다 "나 여자맞지!"
유리병에 있는것은 사온 김치고 넙적한 통에 담은것은 열무,얼갈이와 사온김치를 함께 버무렸는데 허옇게 담았죠 마트가니 백김치 싸게 팔든데 담부턴 그것으로 교채해야겠어요
에구~~ 벌써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니 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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