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꿈꾸는 이춘재, 지금도 영치금 넣는 가족 있다"

김현정의 뉴스쇼  2019-09-20 08:26

  

"가석방 꿈꾸는 이춘재, 지금도 영치금 넣는 가족 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저희가 지금 당시에 특정했던 그 범인의 혈액형이 이춘재 혈액형과 다르다는 부분 지적을 했습니다마는 이춘재의 DNA는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이건 곧 경찰이 공식 입장을 내놓겠습니다마는 지금의 과학 기술이 훨씬 발달했다는 걸 감안하면 결국 그때 혈액형 측정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아주 크죠. 따라서 이춘재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일 가능성 또한 아주 높습니다.

그런데요. 이춘재는 지금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만나보죠. 이수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수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경찰이 국과수에 의뢰한 현장 증거물이 10개였다고 하는데 그중에 3개. 그러니까 5차, 7차, 9차 사건에서 나온 증거물 속 DNA가 이춘재 DNA와 일치했다. 이 정도면 이춘재가 범인일 가능성을 얼마나 봐야 됩니까? 

◆ 이수정> 거의 100%다. 지금 이렇게 여러 개의 증거물. 5차, 7차, 9차에서 관련된 증거물이 6개가 일치했다. 이렇게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 현재 국과수에서 4번 사건과 연관된 증거물에서 DNA를 이제 배양을 하고 있는 이런 상태이다 보니까, 분리하고 있는 상태이다 보니까 충분히 앞으로도 더 일치율은, 어차피 오류율이 거의 없지만 더 높아질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5차, 7차, 9차 사건뿐만 아니라 4차도 지금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강력한 증거를 들이밀었는데도 이춘재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요. 심지어 공소시효 끝나서 딱히 처벌을 더 받는 게 아닌데도.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이수정> 지금 이제 이 사람은 이미 무기수입니다. 무기수들은 제소자들 사이에서는 다 통용되는 진실이 20년쯤 지나면 가석방을 받을 수 있는데 더 살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기대들이 일상화돼 있는 곳이 이제 교도소란 말이죠. 이춘재도 가석방이 될 것을 기대하면서, 사실 지금 이 사람이 1급 모범수라는 거거든요.  

또 이 사람이 가족도 아직 있습니다. 영치금을 넣어주고 면회 오는 가족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가족들에게 돌아갈 기대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만약에 이 사건에. 물론 처벌은 안 받는다고 그래도 시인을 하게 되면 그냥 죽을 때까지 화성 연쇄 살인범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아야 되잖아요.

◇ 김현정> 가석방하고는 영원히 작별이네요.

◆ 이수정> 멀어질 수도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인을) 안 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 김현정> 가족이 영치금 넣어주고 있다고 합니까?
◆ 이수정> 가족이 있습니다. 면회를 하고 있어요.

◇ 김현정> 부인은 도망 갔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그 부인 말고 어머니나 아버지나 이런 형제나 이런

   사람들,   친족. 

◆ 이수정>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1급 모범수 얘기하셨는데 1급 모범수 되는 게 많이 어려운 일이에요?

◆ 이수정> 누구나 시간이 오래돼서 교도소화가 된다고 얘기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교도소에 매우 적응적인 인물들이 될 수는 있다고 하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연쇄 살인범 중에 유영철 같은 경우에는 여러 번 징계를 받은 기록들이 있거든요. 교도소 안에서 말썽을 여러 번 일으켰기 때문에. 그리고는 자살이나 자해 시도를 해도 그것도 징계 사안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남길 같은 경우에는 자살 시도 여러 번 하다가 결국은 사망했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춘재라는 사람의 자극은 그것이 대부분 아주 연약한 여성, 예컨대 10대 여자들이나 나이가 많으신 여성들이 피해자가 됐거든요, 저항 능력이 없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여성들에게만 어떤 포악한 습벽을 드러내는 이런 욕구라면 교도소 안에는 대상자가 없습니다. 자기보다 체격이 큰 남자 수용자들 또는 뭐 교정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실 폭력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는 거죠. 그러나 이제 바깥으로 나오게 되면, 출소를 하게 되면 그다음에 어떻게 될 것이냐. 이 부분은 지금 상당부분 문제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봐야 될 것이다라는 생각은 할 수 있죠. 

◇ 김현정> 또 특징적인 게 뭐냐 하면 용의자가 여성 사진 10장을 본인 사물함에 넣어두고 보관했다. 이게 대부분 음란물이었다는 증언이 나왔어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음란물 사진이 교도소는 다 금지돼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굉장히 위험 부담을 안고서도 그걸 보존을 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성도착에 해당하는 어떤 가학적인 성적인 욕망이 강렬하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고요. 지금 처제를 살해했던 사건의 내용을 보더라도 굉장히 포악하고 잔혹한 범죄였고 또 그 당시에 아내도 성적으로 굉장히 포악했던 점을 진술을 했던 내용들이 거기에 나오거든요. 그런 부분은 여성을 향해서 있는 거지 남성을 향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다 보니까 감옥에서는 얌전히. 
◆ 이수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참 마음에 걸리는 것이 이춘재가 이렇게 특정이 되고 나서 돌이켜 보니까 이춘재는 사건 발생지 근처에 살고 있었어요. 이춘재 본적을 조사해 보니까 화성군 태안읍 진안1리. 그런데 사건은 대부분 그 일대에서 벌어졌습니다. 도심처럼 아파트가 밀집해서 뭐 인구밀도가 높아서 이춘재를 용의선상에 놓지 못했다라고 하기에는 거기는 한적한 곳이란 말입니다. 이거 어떻게 용의선상에 한 번도 오르지 않았는가. 이해가 안 가요.

◆ 이수정> 아마도 어쩌면 용의선상에 올라갔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그 지역에 거주했던 젊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이수정> 그런데 이 사람이 그전까지는 전과가 없었어요. 성범죄 전력은 더더욱 기록상에 없었고. 

◇ 김현정> 아무것도 없었어요. 어떤 전과도? 

◆ 이수정> 문제는 이제 보통 그렇게 해서 수사망을 조일 때 성범죄 또는 미수에 그치는 이런 행위라도 경찰서에 입건됐던 기록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조사를 하다 보니 아마 그렇게 해서 이리저리 빠져나갔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고, 복수의 증거물에서 B형이라는 게 당시에 나왔었습니다. 

◇ 김현정> 그랬다는 거죠, 기록상으로 보면.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게 아까 말씀하신 대로 상당 부분 오염된 증거물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기는 하나 그 당시 기술로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용의선상을 줄여나갔을 것이기 때문에 빠져나가게 된 게 아니냐. 이렇게 추정해 볼 수는 있는 거죠.

◇ 김현정> 이수정 교수님, 지금 처벌은 불가합니다, 공소 시효가 끝나서.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유족들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또 미제 사건도 범인은 반드시 찾는다라는 뭔가 교훈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 철저히 조사해서 범인을 잡아내야 될 텐데 이제 경찰이 필요한 그다음 단계는 뭐라고 보세요? 

◆ 이수정> 아직은 4번 사건도 남아 있고 지금 나머지 증거물들이 있는 사건들이 또 있습니다. 추가적인 DNA가 나오는지 또 확인을 해야 될 거고요. 문제는 91년도 이후부터 처제를 죽인 93년도 12월달 사이가 비거든요. 

◆ 이수정> 2년 조금 넘게 비는데 그게 혹시 청주 인근에 만에 하나 유사한 스타킹 매듭으로 결박된 여성 강간 살해된 시신이 있다거나 또는 성범죄가 미수에 그쳐서 목격자가 추가적으로 있다거나 이런 여죄가 있는지도 물론 뭐 공소권은 끝나기는 했지만 결국 사법 제도가 해야 될 책무 중에 하나는 피해의 회복이거든요. 지금 피해자 가족들이 살아 계시잖아요. 설명을 해야 될 책무도 국가에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이수정 교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수정> 고맙습니다. 

◇ 김현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