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자보다 마부가 더 잘한 일 ?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방랑 생활을 하던 공자님이 아차하는 사이에 실수를 저질렀다 한다.
그 분이 타고 다니던 말이 농부의 밭으로 들어가 농작물을 망쳐 버린 것이다.
이에 화가난 농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말을 끌고 가 버렸다.
공자님이 제자들에게 물었다. ˝누가 가서 말을 되찾아오겠느냐?˝
˝제가 가서 찾아오겠습니다.˝ 평소에 말주변이 좋다는 제자 자공이 선뜻 나섰다.
그러자 마부도 함께 나서서 말했다.
˝아닙니다. 이 일은 제가 말을 잘 지키지 못해서 생긴 일이므로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그래도 자공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자님의 이 말에 자공이 어깨를 으쓱이며 농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자공이 아무리 입이 닳도록 빌고 설득해도 농부가 말을 되돌려 주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농부의 손에 잡혀 있는 말고삐를 강제로 빼앗아 올 수도 없는 일이어서 자공은 맥빠진 모습으로 그냥 되돌아왔다.
이번에는 마부가 농부에게 갈 수 밖에 없었다.마부가 웃으며 다가가 농부에게 말했다.
˝당신이나 나나 다같은 농부가 아니오? 내가 깜빡 조는 사이에 말이 밭으로 들어갔으니 이해하시구려.˝
마부의 이 말에 농부가 허허 웃더니 군말 없이 말을 되돌려 주었다.
유유상종이라 하여 사람들은 같은 무리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
서로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껴 쉽게 동정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선비인 자공보다 배우지 못한 마부가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자공이 마부와 똑같은 말을 해도 농부는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자공의 선비 복장과 말투에서 농부는 이미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자님은 왜 처음부터 마부를 보내지 않고 자공을 보냈을까?
공자님이 마부를 먼저 보냈으면 자공은 속으로 불만을 품을 것이다.
자기도 그 정도의 일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자만에 서운한 감정을 품을 것이다.
공자님은 자공이 실패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고 마부보다 더 못하는 일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했고, 또한 대하는 상대에따라 사람마다의 역할이 따로 있다는 것을 가르쳤던 것이다.
많이 배웠다고 그 사람에게 세상일이 뜻대로 풀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마음 속의 교만을 없애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 만사가 보다 쉽게 해결된다.
그렇지 않고 문제를 너무 가볍게 보고 아무렇게나 행동하면 예상치못한 곳에서 번번이 고전할 것이다.
미국 NASA에서는 우주인을 뽑을 때 인생에서 실패 경험이 없는 사람은 선발하지 않는다고 한다.
성공한 사람만을 중시하는 세상의 사고방식이 아닌 실패를 맛본 사람들이
더 겸손하고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예수님도 제자들을 뽑을 때 당대의 유식하고 지혜롭다는 사람들이 아닌 어부출신들과 같은 하층민들을
뽑으신 이유를 알 것 같다. 자신이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배우려하지 않지만,
자신이 배운게 없다는 사람들은 자신을 낮추어 배우려는 마음을 갖는다.
세상 사람들과 삶의 지혜는 이런 사람들을 반긴다.
감사합니다./오늘도 화이팅.... 보낸사람 ;지인 김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