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비최이락의 글모음

역사상 가장 불행한 세대는?

▣ 역사상 가장 불행한 세대는? 
2020년 6월 2일 오전 10:5

 


시대별 가장 불행한 사람은?
1. 1960년~90년대 : 뒤로 자빠져 코가 깨진 사람.
2. 1990년~2010년 : 비행기 속에서 독사에 물린 사람
3. 2010년~2020년 : 노후대책없이 100세까지 사는 사람
4. 2020년 이후     : 코로나 19에 감염되어 위리안치 된 사람.(작아격리 되었다가 확찐자로 평생 살게될 팔자) 
 
모두가 자기세대가 신으로부터 외면받은 가장 불행한 세대라고 주장한다. 오비가 속해있는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생~1963년생)또한 예외가 아니다.
쥐잡기, 예비고사, 체력장, 뺑뺑이, 학생군사훈련 , 33개월 군복무...게다가 툭 하면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고, 자식으로부터 버림받는 첫 세대'라고 한다. 우리끼리는 모처럼 의견합치를 보는 사항이다. 
 
정말로 베이비 부머세대가 제일 불행할까?
정답은 '배 부른 소리 하지말라' 이다. 
 
조선시대에 제일 불행한 세대는 1590년에 태어나 평균수명 이상을 살다간 백성이다.

태어나기 전 발생한 정변인 기축옥사는 양반 저네들 팔자소관이라고 치더라도 세살에 임진왜란이 일어나 아홉살까지 전쟁중에 있었으니 젖 잘 먹고 서당공부 하기는 커녕 목숨을 부지하는게 급선무였다.

 

전 국토가 왜놈에게 짓밟히는 가운데 아버지는 전쟁에 나가서 대부분 죽었거나 불구가 되었을 테고 어머니는 피붙이를 데리고 첩첩산중으로 피난길가서 고생을 엄청했거나 왜군에게 겁탈 당하여 자결하여 고아가 되어 어린 꼬맹이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처지였으리라. 
 
겨우 목숨을 부지했다 하더라도 다시 벌어진 정유재란 때는 한 고을이 몰살당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그 유명한 진주성 전투다.어린 아동을 포함한 민관군 7만명이 몰살을 당했다.  
 
천우신조로 살아남은 이 사람은 드라마 허균과 대장금에 나오는 지나가는 행인1,2의 모델이다.
전쟁 후 복구작업에 부역해야 했고 전염병이 창궐한 시대를 통과하여 33살이 되던해에 인조반정이 일어난다.
당시 백성들 입장에선 누가 정권을 잡던지 그놈이 그놈 이었으리라. 이로부터 4년후 정묘호란이 발발한다. 지지리도 나랏님 복이 없어서 조선 최악의 왕인 인조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사람이 46세 되던 해에 설상가상으로 병자호란이 터진다. 
 
이번에는 됫놈에게 유린당하고 아녀자는 겁탈당하거나
끌려가니 왕이나 조정이 나를 지켜주지 못하구나 하는 학습을 시키다. 인조왕도 도망쳐 남한산성에 숨었다가
처자식이 청에 볼모로 잡히니 주화파의 권유를 못이기는 체 하고 나와서 청태종에게 항복을 하며 이마를 찧는 굴욕 퍼포먼스를 보였다

 

.지금의 울트라급 쌍욕인 호로새끼 (청국의 씨)나 화냥년(집으로 돌아온 몸을 버린 여자)이란 욕과 이태원(다른 씨를 낳은 여자와 자식이 살던동네) 이라는 지명이 주홍글씨가 되어 남아있는데 그 시대를 치열하게 견뎌냈다. 
 
병자호란은 2개월만의 초 단기전 패배라는 기록을 남겼지만 이때 조선은 사실상 폐업을 한것이다.
이때 조선 백성들의 참상은 필설로 다 밝힐 수 없다. 오죽했으면 자식까지 잡아먹었단 소리가 나왔을까? 
 
우리동네 고스톱 방식으로 얼추 계산하면
임진란 당시 조선 전체의 인구가 1,200만 명 정도라고 한다. 어린이 시절에 맞이한 왜란을 통해 본인이 살아남을 학률 10%정도다(어거지 추산) 그 중 부모를 잃은사람이 그중 80%라 가정하면 이 사람의 삶은 어떠했겠는가? 
 
조선시대 양반들 평균수명이 51~56세라고 하는데

평민은 양반보다 수명이 짧았을 수도있지만 몇명이나 생존해 있었을까? 
 
마치 바다속 먹이사슬처럼 알에서 깨어난 치어가
자기 목숨하나 부지할 성어가 되기까지 수많은 상위포식자에게 잡아먹히고 살아남은것과 같은 이치다.
이 세대를 두고 ' 조선시대 가장 저주받은 세대다' 라고 인정해주자. 
 
근세사에서 불행한 세대는 1900년에 태어난 평민이리라. 
 
여섯살때 을사늑약을 당해 할배 아부지의 한숨과 비탄을 철모르고 지나쳤고 겨우 말귀를 알아들을만하던 열한살 때 한일병탄을 맞이했다. 1919년 스무살때 독립만세 부르다가 잡혀가서 곤욕을 치뤘거나  주위의 사람들이 죽거나 잡혀가는것을 직접 봐야했다.


일제압박 속에 제이름도 못쓰는 나라잃은 종놈 신세였다.
전쟁 성노예로 끌려가고 가미가제 특공대로 차출되고 관동대지진때 수많은 조선인들이 학살당하고 급기야 히로시마 원폭에 이웃이나 일가친척까지 피해를 봤다. 사는것이 죽는것만 못한 시절을 겪은 사람이 성년이 되어 결혼하고 자식낳아 장년인 마흔여섯에 해방이 되었으나 이념갈등으로 시달려야 했으며 지역별로 불행한 사태가 이어졌다. 
 
만약 제주도에서 태어난 사람이었다면 해방후 벌어진 제주4.3사건에 상처를 입었을 것이며, 남부지방에 살았다면 49세에 여순사건, 52세에 빨치산소탕과 관련한 산청,함양,거창 양민학살사건에 본인은 물론 친인척이 피해를 본 경우가 많았으리라.  
 
드디어 51세에 6.25전쟁이 터져 동족간에 총부리를 겨누어야했다. 인민군이 낙동강 방어선까지 점령했었으니 공산주의치하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북쪽에 살다가 사회주의가 싫어 1.4후퇴때 남하한 사람들, 사회주의를 막연히 동경하여 월북한 인사들, 납치되거나 사살된 수많은 이웃을 보며 살았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총소리 대포소리를 직접 들었고
길바닥에 시체가 널부러져있는 것을 직접 본 세대다. 지금은 장례식장에 문상을 가도 시체는 볼 수 없는데
그 당시는 시체를 보는것이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런 세대가 엄연히 있는데 오비세대가 과연 억수로 핍박받은 재수 옴 붙은 세대라고 주장할 수 있겠나?
아랫세대 들이 ' 국제시장 영화를 보니 눈물 나데요. 차암 고생 많았습니다'라고 위로하면 점잖게 한 마디만 말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우리야 그럭저럭 살았지 뭐.
국제시장 세대가 쌩 고생을 했지.
영화를보니 기생충 세대들이 더 힘들겠더군...' 
 
오비 최이락

 

 

 

 

 

 

'오비최이락의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뒷짐진 택리지  (0) 2021.09.16
추석 차례상 차리기  (0) 2021.09.16
<묘지의 관광자원>  (0) 2021.07.06
新 십승지  (0) 2021.07.06
지하철 사용설명서  (0) 2021.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