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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언니와 만나던 날

생일이라 언니가 밥을 산다해 거절하지 못하고 나갔다 

상동역에서 만나기로하고  계단 내려가며 보니 언니가 보인다 사람들이 무리로 내려가니 언니도 그쪽으로 얼굴을 돌려보니 내가 보이는지 "아니! 다 죽어가면서 오네!" 

 

몸은 자신을 감출수가 없다 걸음도 제대로 안걸리지 눈도 안보이지 계단이니 옆에 있는 계단줄을 잡으면서 차근차근 밟으며 내려갔다

 

어떻게 된일이냐고 묻는다 이사하자마자 눈이 갑자기 나빠졌는데 아마도 led 등 때문같다고 한참을 주고받고

식당을 찾아 갔다 식당이름을 들어보니 10년이 훨~지났겄만 어디서 많이듣던 이름이고 장소도 같이 그전에 조카 누구하고 우리셋이 오던곳이 아니냐고 하니 생각나는것 같다고

 

식당은 아주 유명하지 않는한 한곳에서 10년이상 잘 하지 않는다 워낙 이름이 유명하니 주인은 바꼈을것이고

일단 식사하면서 이야기하다 옆에서 하도 떠들어 커피점으로 옮겨

번화가라 커피숍은 많았다 그옆동네서 20년을 넘게 살았으니 하나도 어려운게 없다 상점들은 바뀌어도 도로와 큰 건물외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밥을 먹으면서도 커피를 먹으면서도 몸도 달라지지 않는다 

작년만해도 덜했는데 올해들어 부쩍 쇠약해지기시작 우선 외모부터 딱봐도 비실비실걷고 수척해 보인다

그런것이 싫어 겉옷을 잘입고 다니지만 우선 걸음걸이가 다르다 사물이 잘 안보이니 조심조심 걷는다

 

그전에 노인들이 살금살금 조심조심 걷기에 나이들면 기운없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런것도 있지만 누구의 경우에는 우선 눈이 안보이니 걸음을 사~알살 걷는다 

티비도 잘 안보이고 컴도 잘 안보이니 한번 쓰고나서 다시보면 왜그리 오타가 넘쳐나는지 한두자 오타이면 넘어가지만 

오타 투성이다 

 

대화중에 언니얼굴 보니 근심이 한가득 

말로 크게 표현은 안했지만 얼굴보니

평소에 언니는 내가 사는 모습보며, 할 일 다하며 즐기며 사는 나를 보며 "니 걱정은 조금도 안해"하던 말을 이제는 그말 못할것 같다

 

안그래도 괜한 걱정을 줄것같아 핑게대고 안 만나려고 했는데 그동안 진짜로 몹씨 아펐다

갑자기 '목'이 안들려저서 일어나지 못하고 어찌어찌 비비적거려 간신히 누우면 또 일어나지 못하고 하도 힘들어 누굴 전화로, 문자보내서 '나좀 일으켜 달라고 할까' 하기도 했다니 가만히 듣고 있다

 

전화해서 문자해서 그 사람들이 오면 현관문을 누가 열어줄것인가? 하며 못불렀다고 

 

몹씨 아푼중에도 만난것은 진짜로 '큰 일'나면 부를 사람은 언니밖에 없다 그런데 언니가 부득부득 생일이라며 밥을 사겠다고 하는데 안만나다가 내가 아쉬우니 부르면 안올지도 모른다 

사람이란 그렇다 자기가 아쉬울때만 만나자고 하는 사람들 있다

제일 얄밉다 부모자식간도 그렇고 형제자매간도 친구간도 그렇다 

상대방이 좀 보자고 할땐 안만나더니 자기가 아쉬울땐 보자고 하는 사람 정말 얄밉다

그게 싫어서 아푼중에도 나갔는데 아무리 옷으로 위장을 했어도 전체적으로 쇠약해진 몸을 감출수는 없었다

 

또하나 누구에게 근심걱정을 끼쳐준것 같아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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