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어느 미용실

엊그제 목욜 파마를 했다 머리결이 안좋고 인물도 없어서 누구는 파마와 컷트에 신경쓴다

파마하기가 싫지만 안할수도 없고 요번엔 다른미용실을 갔다  이층에 미용실 두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한곳은 그전에 간곳인데 세명이나 있다 

그 옆을 보니 한명도 없고 불도 희미하다

 

일단 들어갔다 파마하겠다고 하고 가격을 물어보니 다른데보다 오천원을 더 불렀다 그래도 그냥 한다고 하는데

이사람 손님 맞이하는데 엉망이다 자기도 처음오는 고객인줄 안다 

자리에 앉으니 "우리 미용실은 젊은 사람들이 주로 오는데요~~" 하질 않는가

속으론 "그래서 뭐 어쩌라구~~"

 

"그래요"하며 일단 의자에 앉는데  다시 또 "혹 나이가 몆살이세요?" 

'아니 이사람이 처음부터 왜 고객들 기분나쁘게 나이는 묻고 그래' 속으로 그러면서 다시 나갈까 어쩔가 했지만 그냥 하기로 했다 헌데 자꾸 몇살이냐고 묻는다 그냥 적당히 얼굴보라고 했다

이 사람은 고객 대하는것이  빵점이다 

 

중간에 뭐라고 하는데 가만히 있었더니 기분 나쁘냐며 "좋은기술로 하려고 했던것인데 아니 왜 그러지!"

정확히 그런말을 고객앞에서 하는것이 아닌가 

기운없어서 입씨름 하기도 싫다 좋게 끝내고 싶었다 

머리하면서 옆집 아랫집하고 자기네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라고 그들은 형편없다고 내리깎는다

 

그래서 아랫집,옆집 지금 고객 몇명씩들 있는데 ....속으로만 그러고 이 사람은 이따위로 고객을 대하니

머리하는 동안 단 한사람도 오지 않았다 파머시간은 길다

오늘은 어찌어찌 했지만 두번다시 오고싶지 않다 고객을 쫒아내는 형이다

요금을 내는데 고객명단을 짜니 전번 달라고해 다음에 한다고 하니 왜 안하냐고 또 묻는다

"다음에 할께요"하며 얼른 나왔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지!

그러니 하는동안내내 단한명도, 커트 손님도 없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른다

점심시간 지나서 갔는데 가장 손님이 많을 시간이다 고객이 없으니 불도 어둑컴컴하게 켜놓고 에어컨인지 바람만 살짝 틀어놓고 선풍기와 함께 쓴다 내가 더위를 덜타니 망정이지 조금 더웠다 그래도 아무소리 안했다

 

머리 하면서도 기분나뿐 소리만 한다 

그러면서 타이르듯이 말한다 "그 나이는 아직 젊은 나이에요 스스로 나이 많다고 하지 마세요"하며 어디서 들엇는지 그런말을 한다 내 스스로 많다고 한적도 없는데 유치원생들에게 말하듯 "이제 알았어요 절대 그런생각 하지 마세욧!"

 

정말로 말같지 않아서 간신히 참았다 후딱 나왔으면 되는데 ..

그전에는 어느 미용실에 가니 고객을 한번 슬쩍보는척 마는척하며 머리말면서 계속 떠들어댄다

빈말이라고 "조금 기다리세요" 하든지 본척만척하며 둘이 떠들어대 그냥 나온적 있다

 

다른때 같았으면 벌써 나왔다 지금은 기운없어 돌아다니기도 싫고 말도 하기싫고 

못들은척 바보인척 가만있으니 진짜 노인네들 앞에놓고 말귀 잘 안들리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듯 타이르듯 한다

 

에이지즘(ageism)이란 말이 있다 늙은 사람은 더럽고 둔하고 어리석게 느껴 혐오하는 현상임

즉 노인은 무식하고 고지식하고 이기적이고 아무것도 모르고 비생산적이고 의존을 잘하면 보수적이고 이런것은 젊은층들이 흔히 하는 노인에 대한 선입관이다 

 

어느 글에서 본것인데 

 

고위직 법관을 지낸 선배 한 분이 계셨다.

법정에서 재판장인 그 분의 모습을 볼 때마다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는 카리스마가 있는 분이었다.

부드럽고 관대하지만 그 너머에는 총명과 지혜가 넘쳐 흘렀었다.
소박한 그 분은 노년이 되어서도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옷을 입고 다녔다.

어느 날, 그 분을 만났더니 웃으면서 이런 얘기를 하셨다.

 

“동네 과일 가게 앞에 가서 과일을 내려다 보고 있었어.

그랬더니 잠시 후에 가게 주인이 나보고

‘아저씨 박스 없으니까 다음에 오세요’ 라고 하는 거야.

 

처음에는 그게 무슨 소린가 했지.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내가

그 가게에서 버리는 박스를 얻으려고 온 불쌍한 노인으로 생각했던 거야.”

늙으면 그렇게 초라하게 보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선배는 원래 부잣집 아들로 상당한 재력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늙으면 누구나 초라하게 보여지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썼다

옛날에 법관을 했어도 늙어지면 저렇게 본다

그러니 누구같은 형편없는 사람은 말해서 뭐하랴 

이젠 말하기도 싫다

늙으면 말이 길어진다는데 글쎄~~~

 

여튼 기분이 되게 안좋아 두번다시 갈일은 없을것 같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가 오르니 별 생각을 ~~~  (0) 2022.07.25
협상  (0) 2022.07.21
언니와 만나던 날  (0) 2022.07.17
박노해 사진전  (0) 2022.07.03
밀입국사건  (0) 2022.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