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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자매들의 수다

추석 하루지나 언니네 갔다 오빠가 없으니 이젠 언니네로 모인다 23평정도 되는 집에 아들내외, 딸내외와 손주들까지 합치면 바글바글한다 손주도 3명이나 된다 몇 년 전만해도 시동생내외 시누이까지와서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그런데 나까지 모이면 난 너무 시끄러운것은 질색한다 내가 주빈도 아니고  시댁식구 가득있는데 사돈식구까지 있으니 내 동생도 여기 모인다 그러다가 시동생죽고 올해는 시누이까지 죽었다

 

세월흐르니 객이 자꾸 줄어든다 형부의 여동생, 남동생이 세상을 먼저뜬다 형부의 형은 아직도 누어있고 겨우 밥이나 먹는지 중풍으로 쓰러져 한 15년도 더 된것으로 아는데 이런사람은 살아있고 멀쩡한 동생들이 어느날 간다 꼭 우리집하고 닮았다

 

점심때쯤 가서 밥먹고 수다 떠는데 형부가 일 나가야 한다고 하며 간다 평택이 일하는 곳이라 하루저녁 미리간다 근데 어찌 안색이 안좋다 "언니 형부 화난 얼굴인데..."    내가 가면 말도 시키고 하는데 한마디도 안하고 그냥 밥만 같이먹고  퉁~하니 있다가 간다

 

언니가 팔을 다쳤는데 내가 자주 안오고 또 팔 다친날 어쩜 사람을 혼자 보낼 수 있는가 같이와서 거들어줘야 하는것을  바로 이것이 못마땅해서 여지껏 화가 나있단다  내참...

 

아니 그럼  오라고 전화하든지 그리고 팔다친 날도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면 같이집에 까지 가자고 하든지 아무소리도 안해 난 그냥 왔다 난 적당히 눈치로 때려잡고 하는걸 안좋아 한다 사람이란 필요한 말은 해야한다

그래서 여러사람들 모인데서 함께 일을 한다든가 할 때 주로 "알아서 해주겠지!   이런거 없습니다 말 안하면 모릅니다"

 한국사람들은   "꼭 그런걸 말로해야 하냐?"          "그래 난 말로해야 한다! 어쩔거야??!!"

 

 말 안하면 보고도 가만있는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파게 된다 아쉬운 사람이 행동한다

아직 목마르지 않고 아쉽지 않으니 말 안하고 있다가 왜 해주지 않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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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하고 맘이 그래도 맞아 이야기는 이어진다 사춘언니가 남편하고 도저히 못살겠다며  며칠전에 여기서 이틀밤이나 자고 갔다  언니는 들어가지말고 여기서 끝맺든지  혼자 며칠 더 놔두던지 어떻게 하라고 말했건만 기어히 갔다 아들이 이걸보고    0000증후군에 걸렸다고 한다

 

수없이 못산다고 하면서 욕을 욕을 하면서 기여히 찾아 들어가는 사람들, 아마 이런사람은 남편이 며칠간 조용하면 잠이 안올것이다    차(car)까지 가져와 우리언니와 둘이서 충남 서천으로 땅까지 보고왔다 시골서 허름한 집에 텃밭이나 가꾸며 혼자 살려고 했단다

 

언니는  그언니 바보다 경제권을 자기가 쥐고 있고 평생남편은 돈도 안벌고 삼백이 넘는 연금이 나오는데 밤낮 모자른다고 한다 둘이사는데 월 삼백이면 그럭저럭 산다 빚도 없고 학생도 없다 자식들 다 커서 나가고 잘쓰면 둘이 여행다니면서 알콩달콩 살수 있는데 무슨 팔잔지 ,,,,

항상 돈이 딸리는 이유는 남편이 자주 술을 퍼마셔서 그런다 그러면서 맞고 사는건 또 뭘까?

 

그런데 충청도의 부동산에 가서 쓸때없는 소릴했다고 흉을 본다

"내가 그옛날에도 대학을 나와서 교사생활을 얼마를 했고 자기아들은 유명한 공대를 나왔고 딸은 공부를 못해 고등학교만 나왔고..." 하며 묻지도 않는 말을 그렇게 하더라고...

"야! 난 그 언니가 그런 쓸때없는 말을 그렇게 할줄 몰랐어..."

"그럼 무슨 말을 해야돼? 특별히 할말이 없잖아?"  내가 물었다

 

그 언니가 그런말을 한것은 특별히 할 말도 없거니와 평생을 남편한데 기죽어서 살아 할 말을 못하고 살기 때문이다 그언닌 위아래로 남자만 있고 여자형제는 없다 그렇다고 자기엄마와  대화는 안되고 그래도 말이 통하는 사춘동생들을 찾아와서 이틀이나 자고가고 시골까지 내려가주고 부동산쥔에게 이말 저말 주저리 주저리 한것같다  사람이 할말을 못하고 오랫동안 살면  병들고 자칫하면 정신나가 헛소리 할 수도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것은  말을 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죽어서 말도 못하고 오랫만에 바깥에 나와 평소 하고 싶었던 아니 그렇게라도 해야 속이 좀 풀린것같은 상황에서 주절주절 한 것이다 사춘형부는 운전도 할 줄 몰라 부인이 꼭 있어줘야 한다  돈 안벌지, 술 쳐먹지,  뚜드려패지, 요즘은 바지에 0까지 싼다고...

 

아니 그런 남자를 왜 데리고 사냐고?  경제권도 자기가 쥐고 있으면서 집 나오면 그만인것을 ...언니는 열 받아서 계속 말한다  대학을 나오면 뭘해! 자기일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면서.......어휴 병신

 

참 사람팔자는 알수없다 자기가 모든것을 다 쥐고 있고 다하고 있으면서 손가락 까닥안하는 남자에게 붙들려 꼼짝 못하고 그것도 줘맞아 가면서 사는 사람도 있다 내가 볼 때  사춘은 용기가 없다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타성에 젖고 습관처럼 매일 한탄하면서 고달푼 삶을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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