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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건망증

홈메이드로 아이스크림 만들기가 있다 요즘은 참 살기 편하다 왼만한것은 홈메이드로 잘 나와있다 아이스크림을 무척 좋아해 어떤때는 김치통만한 통아이스크림을 사다놓고 먹은적도 있다 그러다 너무 통이커서 작은통을 사다 먹는데 알다시피 무척 비싸다 작은통 하나는 그자리서 먹어치운다 입에 살살녹고 향긋한 향이 좋다  마침 마트서 원풀러스원도 하고 먹고도 싶고 딸기와 초코를 사갖고 한참 내려오다보니 우유를 안사왔다 이건 반드시 우유나 두유가 있어야 한다 도로 올라가기는 싫고 동네서 사기로 하고 왔다

 

동네와서 우유를 산다고 해놓고  한동안 잊어먹었다 그러다 거실에 놓인 서랍장위에 있는 제품을 발견하고 내일 나가서 볼일보고 사와야지 하고 오전에 일을 보고 오후에 시장들러 900리터짜리로 샀다 시장나오다 곧 어버이날이라 꽃을 샀다 해마다 나는 작은것이라도 꽃을 사서 엄마에게 드린다 양쪽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여기에서의 엄마는 '성모마리아'이다

 

꽃을 사들고 집에와 밥먹고 다른일을 하다 저녁때쯤 갑자기 "오늘 우유사왔지 만들어보자" 하며 가방을 보니 우유가 없다

어떻게 된일이지! 분명 만원짜리 내고 50원 동전내고 거스름돈 8000원 받았다 가격은 2050원이다 영수증도 있다

아니 우유가 바늘도 아니고 가방 깊숙히 들어간것도 아니고 아무리 찾아도 없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서 물건사면서 화장실이 가고싶은걸 잠간 참고 커다란 마트를 돌아다니다 계산하면서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으니 이층이란다 이때 우유를 놓고 화장실서 볼일보고 시장구경 하면서 나오다 꽃을 사서 그냥왔던 것이다 우유를 들었으면 가방이 굉장히 무거웠을텐데 그런것도 모르고 그저 꽃만보고 좋아서 집에와서도 한참만에 기억하다니....참

 

이젠  건방증이 점점 도를 넘는다 나이를 먹어가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나 이건 아니다 아직도 80까지 살려면 한참 멀었는데, 왜 80이냐! 이건 노인들의 평균을 말한것이다 난 그안에 가고 싶지만 보는 사람마다 오래산단다

 

나보다 딱 18살 젊은 이 친구가  밥을 산다고 해 점심을 먹으러갔다 기분좋게 먹고 계산대앞에 서서 그녀가 지갑을 찾는데 없다 아니 가방속에 지갑자체가 없다 내가 계산하고 나왔다 주차장에  와서 차속을 아무리봐도 지갑을 떨어트리지 않았다 암튼 빨리 나가야한다 나가는데 여긴 무인시스템이라 카드를 긋고 나간다 신용카드나 주차장 전용카드만 되는데  없으면 못나간다  또 내것으로 일단 긋고 나갔다 "언니 미안해 내가 먼저 밥먹자 해놓고 ..."  "괜찮아 그럴수도 있지"

그러면서 그 지갑속에 운전면허증도 있는데 그렇다면 여지껏 무면허운전 했다며 우리는 웃었다  

 

그러면서 오후에 문자왔다 집에 가방이 있어 다행이라고,  자그마치 일주일을 무면허로 운전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녀는 노래강사다 커다란 차에 노래방 같은 기기를 가득실고 다니며 노래를 가르친다 그날도 오후에 노래교실서 노래하며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재미나다며 한참을 웃어다고 들려준다

 

이 친구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 (지금으로부터7~ 8년전)

(참고로  나와는 이념(?)이 같은 친구이다)

최근에 있었던 일로 어느 목요일 전화 와서 금요일 朝朝영화 보러가자고 한다. 난 영화 무지 좋아한다. 어디 영화뿐이랴 우리는 서로 조조영화를 좋아해 가끔씩 간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전화로 시간과 장소를 기다리고 있는데 까마귀를 구어 먹었는지 며칠이 지나도 깜깜이다 이런 친구가 절대 아닌데... 못 오게 되면 반드시 연락 주는 확실한 친구다

그러더니 따~악 일주일지나 바로 8월 00일 아침 전화로 그다음 금요일부터 일주일이 지나도록 까마득히 잊어 먹었단다. 미안해하며 지금당장 가자고해 비싼 돈을 주고 2회부터 시작하는 <국가대표>를 봤다

 

그런대로 재미있다 스키점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날면 스트레스가 확 풀릴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원 가까이 하는 달콤한 팝콘과 콜라, 주스 한 컵씩 갖고 아침밥을 먹었다는 그녀는 잘도 먹는다.

미안하다고 책도 한권 사준다 한비아의 수필집 <그건 사랑 이였네> 이틀 만에 독파했다 점심도 그녀가 샀다

이렇게 건망증은 가끔씩 좋은 일도 가져온다.

 

 

현대인들이 기억을 잘 하지 못하는 데의 주범은 휴대폰이 한 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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