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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언제 철나지!

며칠 전 어느분이 반모임을 한다고 문자가 와  몇월 며칠 어디서 한다고 해 참석 한다고 해줬다 그런데 문자를 가만보니 AB동이다 아니 이런 동도 있나 하며 그런 동도 있겠지 하며 기다렸다  난 아침이면 봄이 별로 안좋은 상태의 날이 더 많다  어렸을 때도 항상 몸살기가 있었다 부들부들 떨리며 제대로 일어나질 못한다 그래도 억지로 일어나 활동하다 보면 괜찮아 진다  처음보는  사람들이라  깨끗한 인상도 줄겸 목욕을 하고 갔다

 

헌데 아파트라고 분명 적혔는데  가운데 두자가 틀리다 내집앞에 분명 같은 아파트가 있는데 가운데 글자가 없다 사람들한데 물으니 바로 여기라고 알려주는데 AB동이 없다 빌라 천지인데 아파트는 별로없는 동네로 오다보니 교통도 그렇고 시장도 병원도 은행도 마트도 암튼 없는것 투성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살긴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내가 찾는것은  안보인다

 

전화 걸어 못찾겠다 하니 나가겠단다 동네가 작아 찾겠거니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다 집으로 갈까 말까 하는데 전화 온다 집 주인이 찾아봤는데 아무도 안보여 그냥 왔다는 것이다

아니! 그러면 처음부터 어디에 어떤옷을 입고 있느냐? 하든지 무조건 '나가겠다' 해놓고 이제와서 찾으니 안보인다고 하는 말에 울컥 괘씸한 생각이 들어 "그러면 다음에 참석할께요" 하며 전화끊고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전화 울린다

그제서야  "어디 계셨어요?"    어디긴 어디야 동네도 아직 모르고 길도 몰라 이름이 비슷한 아파트 앞에 여지껏 서 있었는데! 하며 겉으로는 어느 아파트 앞에 서있다고 말해줬다  나가자마자 서로 마주쳤다

 

"여긴 아파트가 몇 개 없어 찾기 쉬운데요"   "내가 볼 때 아무리 봐도 AB동이 안보여요" 하니 A자는 아파트라는 뜻이고 B자는 그 아파트의 B동이라 한다

 "그럼 A자 옆에 점을 찍든지 뚝 떨어져서 B자를 쓰든지 해야지요 아무리봐도 AB동입니다" 하며 문자를 보여줬다

미안하다며 올라가는데 왠지 기분이 썩 안좋다 처음보는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말씨름 한 것이 걸리는 것이다 자기도 가는데  "여기 길이 있나 없나?" 자신도 잘 모른다  동네는 작아도 오밀조밀 언덕을 밀고 그 아래 둔덕에도 집들 있고 해놔서 그런것같다  

 

집에 들어가 인사하고 앉는데 강아지가 있다  멀리서는 봐도 가까히 가지 않는다 아토피 때문이다 더구나 방안의 개는 더 싫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개를 방에서 기른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앉으려는걸 망서리니 왜그러느냐 한다 

"제가 아토피가 있어요"   개를 다른방에 가둔다

집은 꽤 크다 꽃을 거실 가득 베란다에도 한가득이다 쥔이 꽃을 무척 좋아하는것 같다 어떤집에 가든지  취향을 알 수 있다 대게는 안주인들의 취향에 따라 또는 남편들의 취향에 따라 집이 달라진다

 

우리 언니는 책을 좋아해 집도 그리 안큰데 여기저기 책이 가득 꽂혀있다 컴푸터를 할줄 몰라 디립다 책을 사서본다 어떤집은 안주인이 뜨개질을 잘해 뜨개로 요것조것 짜서 집을 치장해논다 붓글씨를 좋아하는 사람은 멋있게 글을 써 붙혀논다 어떤집은  술병이 가득하다 수 많은 약초, 채소, 과일 등으로 술을 담가 놓은 것이다

 

집은 약간 어둡고 서늘하다 콧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난 조금만 서늘해도 비염과 아토피 있어 콧물 흐르고 폐가 안좋아 기침도 한다 즉 공기가 그리 안좋고 날씨 흐리고 춥고 하면 기침도 동반한다 이런사람들 어디가면 꼭 티를 낸다

미치겠다  난 그러고 싶지 않은데 몸이 말을 안듣는다  매운것도 못먹어 여럿이 밥 먹을때면 힘들다 저번에도 우리팀원 6명서 아구찜을 시켜놓고 먹는데 맛은 좋은데 매운것이다  캘록! 캘록! 콜록! 콧물 흐르고 ....이게 뭐람!

 

한국 사람들은 매콤한것을 좋아해 요즘들은 대체로 음식이 맵게 나온다 살짝 매운것은 괜찮은데 그 정도는 넘는것 같다 다행히도 몇번 콜록! 하고  기침하면 그담은 괜찮아져 그럭저럭 먹고 나온다 내가 주빈이 될때는 절대 매운음식 안시킨다 이래서 어디가면 그집의 환경 기온 강아지를 살펴보게 된다 음식도 가려먹어 미안하다

 

그날도 모임 끝내고 식사를 하는데 비빕밥인데 요즘들은 식당처럼 밥에 비빔거리를 올려놓은것이 아니고 야채를 예쁘게 따로 놓고 부페처럼 각자 얼마큼만 덜어서 먹게 나온다 난 이런것이 좋다 안먹는 야채도 있고 돼지고기도 안먹고 하니 좋다 그러면서 "미안해요 제가 음식도 가려먹고 해서 그래요"   "아뇨 괜찮아요!" 하며 그들도 당뇨가 있고 관절염이 있고 한다 중년이 넘어가면 주부들 여기저기 안아푼 사람 별로 없다

 

암튼 잘먹고 먼저 간다며 인사하고 나왔다

헌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 본 사람들한데 아무리봐도 민페를 끼친것 같다 집을 못찾아 헤매고 나니 화나서 따지고 든것도 그렇고 가자마자 강아지 이야기를 하고  회의중에  연신 기침하고 콧물 닦고  코를 씰룩거리며 만지고 주의를 둘러보고  돼지고기 안먹는다고 하고 가정사를  물어보는데 "그런것 물어보지 마세요"하고 ...아~~

주의 사람들이 겉으로 말을 안해서 그렇치 속으로는 "뭐 저런게 있어!!" 

 

어디가서 처음 온 사람이 유난을 떠는 경우가 있다 정말 꼴불견이다 이런 꼴불견 짓을 내가 하고나니 여간 부끄러운것이 아니다 

아~ 언제 철 날까! 

기침하고 콧물 난 것은 어쩔 수 없었어도 다른것은 정말 미안하다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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