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갔다 하루 밀려서 바로 빌려 볼 수는 없다 잠깐 앉아있다 가만 생각하니 평소 한번쯤 방문해보겠다는 요양원의 아는분이 있는데 거길가야지하고 갔다 도로를 파헤치고 공사하느라 차가몹씨 밀렸다 그다지 멀지 않은데도 30분이 넘게 걸렸다 내려서 뭐좀 사갖고 가야할텐데 현금이 없다 번화가인데도 내가 가야하는 두개의 은행이나 또 ATM기도 안보인다 청소하는 분에게 물어 "여기 00은행이 어디쯤 있을까요?" 어디어디 지나면 나옵니다 너무 멀어 포기했다
그렇다도 그냥 갈수도 없다 사실 방문자들은 "빈손으로 와도 되요"하지만 그건 그야말로 그냥하는 소리다 아무것도없이 가면 무척 섭섭해한다 또한 예의도 아니다
몇 만원 찾으면서 타은행으로 찾으면 수수료 나가는게 아까워 돌고 돌았다 시간은 자꾸간다 이 요양원은 그전에 저녁 6시 살짝넘어 갔었는데 문을 다 잠가놓고 들어가기 힘들게 만들어놨다 어서빨리 가야할텐데...하다가 그냥 카드로 사기로 했다 일반 쬐그만 숍에 카드로 결재하면 민망하고 미안하다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마침 근처에 커다란 마트가 있어 커피와 빵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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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이천의 어느시설에 있을 때 언니,친구, 아들들하고 가끔씩 방문을 갔다 몇달에 한번 겨우갔었는데 시설의 책임자분들이나 일하시는 분들은 우리더러 자주와서 반갑다고한다 어머니 데려다놓고 몇 년에 한번오는 사람도 있고 생전 안오는 자식들도 있단다
어느 자식은 어머니를 몇 년만에 뵈러 오면서 수박 한덩이도 안들고 왔다고 원장이 말한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은 사람이 그립다 기다리는것은 사람들과 먹을것이다
우리는 갈때마다 이것저것을 챙겨 차에 실고갔다 삼푸, 수건, 비누, 쓰지않고 쟁여둔 그릇도 필요하냐고 묻고는 가져갔고 계란도 몇판씩 가져가기도 했다 특히 어르신들 먹을거리가 빠지면 안된다
차소리만 나도 시설의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거실에 모여있다가 뭉그적거리면서도 유리쪽으로 와서 쳐다본다 혹여나 자식이 찾아오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다 거실에 들어서면 얼굴도 보지만 손을 쳐다본다
계산하고 부지런히 걸어 현장을 왔다 5시인데 벌써 식사를 나르는 모습이 보인다 문도 열어줘야 들어간다
구를 찾아왔는지, 무슨 관계인지를 꼭 묻는다 즉 신원확인을 한다 헌데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난다 생김새와 연령을 말하니 몇호실을 알려줘 찾아가니 반가워한다 조금있다 바로 식사가 나와 인사하고 왔다
돈 1~2만원이 없어 날씨도 추운데 발발거리며 돌아다닌 생각하니 나도 참~~
올 때 버스타고 오며 차안에서 달콤하게 잤다 버스안에서 그리멀리도 안오면서 졸기는 처음이다 집에오자마자 쓰러져 잠깐 잤다 아무래도 늙어서 기운을 못차려서 그렇다고 생각하니 서글퍼진다
그래도 한번쯤 방문해야겠다는 미션(?)을 수행해 한쪽으로는 홀가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