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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놀이하는 인간

추석 살짝지나 언니집을 갔다  부부만 살고있다

거실에서 무슨 줄에 뭘 끼우는 작업을 하고있다 부업이다

그전에도 한다는 소릴 들었는데 몇푼 되지도 않고 허리만 아픈데다 그냥 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제 날짜에 맟춰줘야 한단다

부부가 적잖은 나이라 빨리 못한다 그래서 제품을 주며 안하겠다고 했다

그쪽에서도 실은 이렇게 나이든 사람들 잘 주지 않으려고 한단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쩐일인지 단가도 먼저것보더 쎈 제품을 주며 해달라고 먼저 전화왔는데 이런 단가 쎈 제품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가져가는데 이번 명절이 길어 다 놀러가고 시댁, 친정에 가고, 아무래도 

시니어가 된 부부들에게 맡긴것 같다고 설명한다

언제나 아쉬운 쪽에서 고개숙이고 들어오는 법이다

 

안한다고 할때는 언제고...

안 하려고 했는데  형부가 일을 안하면 불안증세를 보여 꼭 돈벌려고 하는것보다 마냥 테레비 보는것 보다는  나을것 같아 심심풀이로 한단다

그렇다

십원한장도 아무리 땅을파도 안 나온다 땀을 흘려야 한다

 

특히 은퇴한 사람들일수록 더하다

 

그러면서 이말 저말 오랫만에 주고받았는데 '인성'이 중요한 세상이라고 하며 다른것은 몰라도 자기 자식들을 그런대로 길렀는데 잘 길렀는지 못길렀는지는 몰라도 힘닿는데로 했단다

 

"그러문요 자식들도 아주 잘 길렀어요 글구 회사도 스스로 나온것도 아니고 권고사직도 아니고 나이차서 퇴직했으니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로 잘 살아오셨습니다" 

그래도 마누라 눈치보인다고 한다 

집장만하고 자식들 대학까지 보내고 차도있고 연금 나오고  그런대로 산다

 

그런데 요즘은 백세시대라 겨우겨우 사는 사람들은 그게 걱정거리이다 큰병이라도 걸리면 목돈 들어가고

사람이 또 밥만먹고 사는가 여행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야 되고 옷도 사입고 은근히 들어가는 돈이 많다 

자식들 결혼식때 받았으면 축의금도 여간 아니다 봄,가을에 그렇게해서 나가는돈이 꽤나 된다고

친인척 경조사는 언니네가 다한다 얼마전 큰외삼촌 돌아가셨는데 부부만 갔다왔다

서울사는 큰 고모의 자식들 즉 사춘들도 뻑하면 불러 칠순이다 뭐다해서 가야되고

 

형부는 꼼꼼한 성격이라 제품을 다루는데 차근차근 잘한다 언니는  급한 성격이라 그런지 차분히 앉아서 하는 성격이 아니다 적당적당 하는데 다시 형부가 갯수를 세고 뭐 덜 끼워진것 없나 빠진것은 없나 조사하는데 몇개 그런것이 나왔다

언니는 몇개 끼우다가 일어나서 돌아다닌다 나는 그옆에 있으면서 단 한개도 안 끼워졌다

나야말로 차분히 앉아서 그런것 못한다 요즘은 허리아퍼서 더하다 마늘도 안깐다 정말로 허리가 굉장히

아프다 올 겨울 김치는 담아놓것 사다 먹을 작정이다

 

언니는 안할려고 하는데 형부가 뭔가를 안하면 자꾸 불안해 해서 그냥 하는것이라고  

이게 은퇴한 남자들의 심리인지 모른다

눈뜨면 갈데없고 뾰족히 할 일도 없고 하면 불안증세를 보인다 친구들 남편도 거의 그런말을 한다

어떤 지인은 도시살다  산골로 들어갔는데 다행히 그지방에서는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내려온사람에게

자금을 빌려준다 한옥을 예쁘게 짓고 텃밭도 있다 남편은 신나는 나날이라고

 

이렇게 사람은 움직여야 한다 회사에 있다 은퇴하면 남자들은 할줄 아는것이 없다  취미도 없다

게다가 자금도 없고 하면 정말로 불안하다 등산하고 친구만나 차를 마시고 하는것도 하루이틀이지

제품을 만지고 있는 동안은 불안해 하지 않는다고 

몇푼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게 아니다

 

놀이하는 인간은 손과 발을 움직여야 한다 여자도 마찬가지 꼭 일을 하라는것이 아니다

좋은 취미는 사람을 신나게 하고 평안하다

TV서 남해마을(독일마을)서 나이 좀 들은 탈렌트가 비슷한 또래들과 네명이 어울려서 잠깐 함께 했던것을

보여준다 다 이혼한것으로 안다 몇몇은 세번씩이나 결혼하고 이혼하고

지금 나이들어 조용히 산다 그들은 그래도 여유가 있다 나도 은근히 부러웠다

 

"형부!    좋은날이 또 찾아올지 모릅니다 건강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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