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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쓰잡소리

 

명절을 한번도 그냥 넘어간 적이 없이 항상 음식을 조금이라도 마련했는데 추석 때  일하고 나머지 날에는 여행가려고  날짜를 앞당겨 정해서 아무것도 못했다 그전에는 죙일 지지고 볶고 해도 명절 음식만들때는 즐거웠다

간을 봐가면서 먹어가면서 튀겨가면서 볶으면서 창문을 열어놓고 했다

한나절 겨우 일하는데 집에 들어와서 속된말로  뻗어버려 아무것도 못했다

 

그래도 미리 이것저것 사다놨는데 추석지나서 해먹게 됬다

또 주방이 맘에 안들어 하고 싶지도 않다 좁은 주방에서 센불도 아닌 인덕션은 아직까지도 맘에 안든다

눈은 아프지 않지만 성질급한 나는 불이 화릉화릉해야 한다

까스렌지 3구를 켜놓고  금방 해치웠는데 지금은 조용히 차분히 해야한다 오래 서있으면 허리도 아퍼 자꾸 모든일을 빨리빨리 하게됬다

 

추석지나면 언니네를 간다 명절 당일은 아들내외, 딸내외가 아이들까지 데리고와 자고가기도 한다

나도 음식을 하니 잘 안가는데 그냥 자매끼리만나 수다를 떨다온다

언니랑 만나면 참 이상하게도 할말이 왜 그렇게 많은지 

서로 조금 떨어져 사는데도 명절이나 돼야 만나는데 작년 재작년 올해도 여행을 언니와 몇번 다녀왔다

 

언니가 오라고 했지만 일찍 일어나지 못하고 기운이 없어 못간다고 문자날렸다

그전 같으면 한나절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 얼마든지 음식을 만들었것만 지금은 한번 나갔다 들어오면 두번은 못나간다 어르신들 말대로 하루가 다르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족카 하나도 어린이집선생 겨우 40살짝 넘겼는데 하루죙일 아이들하고 씨름하다보면 집에와서 아무것도 못한다는것 한참을 누어있다  일어나 행동한다고

 

블로그 하는 사람들 모이면 매일 올리다시피해야 글이 늘어난단다 물론 글감을 잘 발견하는것도 문제지만

그런데 글감보다 더 힘든것은 워드치는데도 기운이 있어야 한다 기운없으면 의자에도 못않는다

동생 돌볼 때 지금보다 10년 훨넘게  덜 먹었을때인데 어느날 바느질을 잠깐 하는데 도무지 안되는것이다

기운이 없어서인지 아무래도 안됬다 다음날 모임에 갔는데 의사부인이 있었다 가끔네게 인삼이 든 드링크를 주는데 그걸먹고 집에와서 못했던 바느질을 힘 안들이고 했던 기억이 난다

 

가끔 길에서 쓰러지는 사람들을 볼때 "왜 저러지! 어디가 많이 아푼가" 했는데 대부분이 기운이 없어서 쓰러진다 요즘은 내가 걱정이다 지하철이 얼른 안들어오면 앉아 있어야 한다 쓰러질까봐서이다

노인들이 화장실가다 쓰러져 못일어나고 죽고 한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걱정된다

아직 그나이는 안됬것 같은데 요즘은 젊은 중풍, 당뇨, 치매도 많아졌단다

 

죽은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단다 나는 무슨 이유를 댈까

 묘비에다 "기운없어 죽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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