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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정신줄 놓으면 안된다

12월달에  절친하고 둘이만 송년회를 했다고 한적 있다

친구는 건강해서 아직까지도 요양보호사를 하는데 이건 진짜로 왼만한 체력갖고는 못한다 난 정말 못한다 나더러도 하라 하지만  난 겨우 몇시간 그것도 매일하는것도 아닌 일을 어쩌다 하면서도  아침에 일어나면 언제나 몸살기운이 있다 이건 원래부터 이랬다

그러니 왼만한 일에 일어나지 못하고 오후되면 겨우 정신차린다 친구는 잘 모른다

 

내가 멀쩡해서 여행다니고 음악회가고 영화보고 하니까 괜찮을줄 아는데 실은 죽을정도 아니면 다닌다 집에 있다고 안아픈것도 아니다 이유는 없다 그냥 여기저기 젊은날부터 아펐다

 

암튼 만나서 먹고 떠들고 우리집와서 청주도 데워 한잔하고 모자도 벗고 누었다가 가려는데 내가 항상 챙기는 것중의 하나가 핸폰이다 나도 잘 잊어먹는다

일하면서 객들이 놓고간 또 우리팀들이 놓고간 핸폰과 모자 그밖의 여러가지를 마침 내가 근처에 있어 챙길수 있었다 누군 고맙다고 양말까지 선물한다 핸폰 한번 잊어봐라 얼마나 황당한지...

 

친구 옷을 차려입고 가려는데 "핸폰 챙겼는지?" 

여기저기 뒤진다 없다 아무리 뒤져도 안나온다

내것으로 쳤다 진동으로 해놔서 어딘지 모르게 우~웅 하는데 둘이가 못찾고 있다

"잘 찾아봐 어디서 울리는것 같은데~~"

그렇다고 집이 넓은가 겨우 방 두개와 거실과 화장실뿐이다

 

여기저기 가보고 하는데 거실에 놔둔 김치냉장고 위에서 까만물체가 움직이고 있었다 짚어든다

"야! 우리 이제 고만살고 죽어야겠다!" 내가 그랬더니  "아냐? 조금은 더 살아야 돼!"

나만 정신없는것이 아니다 요즘은 어린애들도 정신이 없어 책가방도 안갖고 학교가고 한단다

이게 다 잘 발달된 스마트덕분이다

운전만 할 줄 알면 길몰라도 된다 네비가 알아서 말한다 나도 길몰라도 인터넷처서 여행간다 이러니 머리속에 뭔가를 외워 저장해야 되는데 눈으로 금방 익힌다

 

오늘 보일러에 물보충이 껌벅거려 어쩔줄 모르는데(난 이런보일러 처음 가동시켜본다 아파트하고 다르다)

일단 보일러회사 전화걸어 물보충을 어떡게 하는지 전화걸으니 동영상을 보내니 그대로 하란다

동영상이 왔다 너무도 쉽게 잘 정리되 있었다 보일러실로 가는데 동체가 몇개가 있는데 어느것이 내것인지 몰라  아는분에게 문자띄었더니 자기가 오겠단다

 

몇시간 지나 와서 보더니 얼른 안하고 한참을 본다 동영상을 보여줬다 우선 보일러운전을 내가끄고 보일러실에 가서 간단히 하는법을 했는데 워낙 사람이 차분한지 한지가 오래됬는지 천천히 들여다보며 한다

난 첨해보는데 아주 간단하다 몇분만에 후딱했다

"힘들고 추운데 오시지말고 그냥 몇번이라고 말해주시면 제가 할텐데요?" 했더니 젊은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이 하면 어떤사람은 물 틀어놓고 그냥가서 보일러실에 물이 흥건히 괴는 경우가 많아 그냥 온다고

 

가만 생각해봤다

만약 내가 그렇게 했다면 "저사람 나이먹더니 정신 놨구먼!" 했을것이고 젊은이들은 잠깐 깜박한 것이고

에휴! 도둑이 제발저린다고 나도 어디가면 이소리 듣기싫어 정신차리고 사는데도 항상 뭘 놓고 온다

여행 10번가면 5번은 꼭 뭐 하나라도 빠트리고 온다 집에 와서야 안다

이사 딱 두번했는데 두번다 뭘 놓고 왔다 그것도 중요한것을 ...

 

죽을라면 아직도 멀었는데 큰일이다 누가 죽을 날짜 잡아놨는가?

평균수명에 비해서 말이다 그래서 치매환자가 갈수록 늘어나는것이다 안고 오래사니까

금방 들은것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사전례 끝나고 마지막에 본당전달사항이 주보에 있는데 물론 문자로 되어있어 글을 모르는 분도 있을것이고 또 다른전달 사항도 있고 다 싣지못한 것도 있고해서 사목자가 읽고 또 말로 하는데 노인들이 옆에 있다가 내게 "지금 뭐라고 하는거여?" 하고 묻는다 그들의 귀에 말이 들어오지 않는것이다

여기까지 가면 안된다

 

어디서 읽었는데 외국노인이 한국사람에게 묻는다 미국영화인데 제목이 '식스센스'로 알고있다

예전영화하고 지금영화하고 장르도 다르고 지금은 환타지성 영화도 많다 이영화를 두분이 봤는데 미국분 노인이 전혀 이해를 못해 한국인에게 지금 저영화 뭐가 뭔지 당최 모르겠다고 한적있어 한국분이 전체적인 스토리를 말해줬단다

 

물론 이 두분은 세대가 좀 다르다 한국분은 50대 초반이고 외국분은 60대 후반였다

자국언어로 말을 하는데도 어느정도는 알아들을 줄 알았는데 전혀 모르더라고 이건 세상이 달라져서다

그리고 올드영화만 본 옛적 사람들은 현대영화나 책, 음악등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영화나 음악이나 글이나 소설이나 詩도 시대를 반영한다

친구와 술먹고 핸폰 잊어먹고 하다 여기까지 쓸려왔다 즉 나이먹는것은 누구나 같은데 자꾸 정신을 잃어가니 한탄스러워서 한마디 썼다 이렇게 글이라도 써야 속이 풀릴것 같다

이제 인테넷 보지말고 책을 읽어야 겠다

 

제발 죽는날까지 정신줄 놓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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