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엘리베터 안에서

전례공간은 지하 2층에 있다 말이 지하 2층이지 한참내려간다 지하철서는 항상 걷지만 건물만큼은 엘리베터를 탄다 자주 걸으면  살이빠져  왼만하면 안걸으려 한다 80%의 사람들이 걸어서 올라다니는데 지하2층서 윗 3층까지 가려면  타야한다

엘리베터는 중간정도 되는데 내가 제일 젊은축에 끼고 호호된 분들만  타는데 주로 여자들이다

걸어가는것을 워낙 싫어해 은근히 눈치줘도 상관 안하고 탄다

 

타는데도 노인들은 한참 걸리고 내리는데도 걸리고 무조건 문 열리면 타고 내리고 ...한편 자주타는  그들만의 인사도 볼만하다

멋쟁이 노인들뿐만 아니라 요즘들은 많은 사람들이 모자를 즐겨쓴다

모임에 나가면 특히 겨울되면 거의 여자들이 모자쓰고 나타나는것이 한결같아 '난 쓰지 말아야지' 했다가

일할 때 모자쓰고 벗으니 머리가 눌러 나도 모자를 쓰게 됬다

 

암튼 오늘  엘리베터안에서 노인한분이 '모자'자랑을 했다 외국서 자녀들이 사다줬는데 30만원이 넘는다고 자랑한다 쳐다보니 조금 고급스럽게 보여진다

주의에  듣고있던 다른 할머니들이 "그래 잘났다 좋은것 써서 ...." 하며 약간 빈정거리듯 또한 부러움도 섞여있었다

이렇게 노인들은 만나면 자식, 손주자랑을 잘한다 물론 잘났다고 하는것이 아닌 매일 자주 같은맘으로 보는 사람들이니 농담조로 하고 받아들인다 수다를 떨며 차도 마시고 회합도 하고 떠들기도 하고

 

여자노인들은 이러는데 남자노인들이 엘리베터 타는것을 별로 본적이 없는것 같다 한분은 중풍인데 약간씩 걸어 매일  나온다 이분만 빼면 남자노인들은 안타기도 하고 잘 나오지도 않고 한다 집안에 있어 tv보는것이 대부분, 확실히 늙으면 남자보다 여자들이 나이를 먹었어도 활동이 활발하다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밥도먹고 흉허물 없이 수다늘어 놓아야 치매도 덜 걸리고 건강할텐데...

 

이분들이 보통 80~90살이다 그런데도 매우 건강하다

어떤때 보면 엘리베터가 꼭대기서 안내려오고 있고 할머니들은 그 앞에서 수다떨기 바쁘다 "눌러놔야 내려오지요" 했더니 떠드느라 잊어먹었다고

'우테크'도 있다 즉 우정이 있는 사람들을 늙을수록  나이들수록 사귀어놔야 덜 고독하다고

맞는 말이다

 

경노당서 젤 얄미운 사람이 젊은날 한가락했다고 자랑하는 사람이라고

특히 남자 경노당은 서열이 강해서 나이도 따지지만 재력이나 사는정도에 따라 말과 태도가 달라진다는 말을 들었다

나이 먹으면 거기서 거기다 서로 존중하고 기본예절 지키며 살면  될텐데

왜 남자들은 그렇게 서열을 따질까 이게 싫어서 모임이나 경노당에 안간다는 사람도 봤다

 

자존심 이런것 내려놓고 먼저  손 내밀고 말을 해보라

주의에 부인은 돌아다니기 바뿐데  남편되는 은퇴자분은 멍하니 티비만 본다고 속상해하는 부인들 많이봤다

종교모임은  더 좋다

오늘도 신부님이 "여러분들 진정으로 하느님이 좋으셔서 나오는거예요?" 묻는다

사교모임이 좋아서 나오는것도 좋지만 진정한 믿음을 가져보란 말을 한 것이다

 

우짜튼 늙어 갈데도 없으면서 집안에 멍하니 있느니 죄송스런 말이기는 하나 그래도 교우들도 만나고 수다도 떨고 하려면 그런 종교모임도 나쁘지는 않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오늘도 엘리베터 안에서 여기다 다 쓰진 않았지만 모자 자랑 한것으로 한바탕 웃었다

 

"할머니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자식들 손주들만 위한 기도가 아닌 나라도 위한 기도도 바쳐주구요"

 

낼 27일은 그야말로 세계가 다 지켜보는 역사적인 날이 된다는데 암쪼록 모든것이 잘 됬으면 한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냉면이야기  (0) 2018.04.28
봄이 반갑지 않은  (0) 2018.04.26
'마이 브라보 라이프'  (0) 2018.04.26
한국인 특유의 분노에 대해  (0) 2018.04.25
편안한 옷차림이 좋다  (0) 2018.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