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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옷을 가져오면서

얼마전 언니부부 칠순잔치를 아들부부, 딸부부, 나는 꼽사리로 꼈다

딸은 자식이 둘, 아들은 딸만 하나다 나까지 10명 모여 조용한 한정식집에서 조촐하게 보냈다

법적으로 아직 60대인데 한국식으로 따져 칠순이고 또 생일도 안지났는데 자식들과 함께 약속을 그날 서로 했기에 모였다고 한다


형부가 은퇴하고 바로 다른회사를 몇 년간 다니다 다리아퍼 나오는 바람에 요즘 몇 년째 놀고있다

이 시기의 남자들은 대게 하던일이 일밖에는 없다 막상 사회에 나오니 갑자기 시간이 널널해 뭘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다 부업을 하고 ....


그래도 칠순이라고 가족들이 모여 밥을먹고 작은여행을 간단다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오랫만에 보는 형부는 살이 무척 빠져있었다 신심이 약해지면 확실히 살이 빠지나보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분인데 이생각 저생각 노후걱정, 근심이 많아지다보니 빠진것 같다

주의 사람들도 왜이리 빠졌냐고 물어오는데 "눈치밥 먹어서 그렇다"고 말해준다고


틀린말은 아니나 언니도 첨에만 걱정했지 몇년 지나니까 그려려니하고 산단다

형부차를 타고 40분쯤 달린적이 있다 누구를 만나러 가는길이었다 말 중에 멀쩡한 식탁을 촌스러워서 갈아야한다고 언니가 말했다고 하는데  "아니 지금 벌지도 않고있고 쓸곳은 많은데 멀쩡한 식탁을 왜 간데요?" 물었더니 "글쎄 몰라 왜 그러는지"


아직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어려워봐라 식탁은 커녕 저녁반찬거리도 뭐를 사서 먹을까 뇌를 굴려야한다 그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한정식서 밥을 먹고 온가족이 부부만 사는곳으로 고고씽

담화를 나누고 잠을자고 하다 자식들은 다 가고 나는 저녁때까지 있었는데 그전부터 옷을 조금 챙겨놨으니 가져가라고 했다 난 옷을 잘 안사입어 항상 옷이없다 언니가 나보다 체격이 커 몸이불어 입지못하는 입을만한 옷을 주로 가져다 입었다 옷도 좋은 옷들이다 언니는 나처럼 길바닥 상표는 안입는다 주의의 친구들이 제법살아 주로 백화점옷을 입는데 내가볼 때 상표는 분명 맞는데 어째 좀 촌스러운것들도 있다


나는 싸게 사입어도 최신(?)것을 산다 사는요령, 보는요령을 알기때문 최신상품을 싸게 파는곳이 있다

아는 사람들만 안다

주의 내아는 지인도   백화점서 몇십만원짜리 심하면 몇백만원코트를 샀다고 말하는데 내 눈에는 별로로 보인다

내가 이렇게 만원, 이만원짜리 옷을입고 다녀도 사람들은 안믿는다 최신유행을 따르는줄 안다

암튼 언니가 챙겨놓은 옷을 다 가져오지않고  입을만한 것들만 골라서 가져온다


요즘은 정장바지도 길이가 약간 짧아졌는데 정장은 아니라도 7~9부짜리 옷 예쁜것들이 있다

어렵다 하면서 그래도 옷은 사입은것 같다 버리기는 아깝고 또 내가 남의옷을 잘 입는다는것을 알고있다

가죽점퍼도 좋아보인다

들고 오면서 '그래도 아들,딸 있고 남편이 있으니 저렇게 옷을 사입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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