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의 할머니 서너명이 부채질을 하면서 연신 땀을 닦고 있다
한분이 이렇게 더운데 밥하고 반찬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밥이야 요즘은 다 전기로 하니까 그렇다치고 여전히 국 끓이고 반찬 일일히 만들기가 고역이라고
"요즘 너무 더워서 반찬도 사먹고 밥도 사먹고 그런데요 그래서 일회용 식품이 잘팔린답니다" 조금 젊은여자가 말했다
다른 할머니들도 덩달아 "그러면 오죽좋아 이 더운데 불앞에 있어봐 정말 죽을 지경이지"
그러면서 몇몇 분의 할머니들이 아침 같은때는 우유와 시리얼이나 과일로 간단히 먹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또 다른분은 자기네는 우유를 시리얼에 타서 토스트 한장하고 먹고 어떤분은 커피와 과일로 아침을 먹는다고 한다 모두 할아버지가 있는 분들이다
그런데 한분은
"우린 어림도 없어! 죽어도 아침이나 저녁이나 낮이나 삼시세끼를 한식으로 국 끓이고 해서 한상 대접해야 한다고..."
젊은여자가 "요즘 젊은이들은 남자가 그렇게 나오면 여자쪽에서 안산다고 해요"
그렇다고들 수긍한다 할머니들도 요즘 젊은사람들 아니면 돌아가는 시대를 알고 있다
누구만 모르냐?
할아버지들만 모른다
아니면 알면서도 옛적의 버릇을 못고쳐 그러는지
삼시세끼를 한식으로만 바쳐야 한다는 할머니는 여지껏 살아 왔으니 어쩔수 없이 그냥 산단다
밖에 나가서 가끔 자식들하고도 외식하는데 좀 다른것좀 시키면 좋은데 집에서 먹던 한식을 그대로 밖에서도 먹는다고 불평을 한다
내가 볼땐 다른 음식이 어쩐지 입에 맞지않아 그런것 같은데 할머니도 생각하고 자식들, 손주들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다른 음식을 시킬수도 있다 이분은 오로지 자기밖에 모르는것 같다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온 옛분들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절대 자신은 변하지 않고 그냥 부양과 효도를 바란다 몇달전 티비에서 잠깐 봤는데 시골서 80대 노부부만 농사짓고 그럭저럭 사는데 할머니가 몸이 많이 안좋다 그런데도 할아버지 손가락 까닥안하고 심지어 자긴 멀쩡하면서도 누어있는 할머니에게 물 떠오라고 한다
촬영을 하는분이 "할머니 아프신것 같은데 할아버지가 하시죠?" 했더니
할아버지 왈: "할망구가 있는데 그걸 내가 왜해!"
할머니는 누어있다 비실거리면서 겨우 일어나 부엌으로가 물을 떠다주니 당연히 받아 쳐먹는다
사람이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오랜세월 자기의 살아온 삶이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요즘 어떤 사건을 두고 한국인의 오랜 관습이 무죄선고를 하게 만들었다고 떠드는데 글쎄....
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직도 뭔가 한참 멀은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나만 그런가
오늘 8월 15일 광복절 73주년이고 정부수립 제 70주년이다
8월 15일 지나면 바닷물 못들어간다 그런데 이렇게 마구 더우면 아마 9월달까지도 낮엔 찬물 들어갈것 같다
한달쯤 지나면 곧 추석이 온다 자칫하면 이제 한여름에 추석을 맞을런지도
빨리 이 더위가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도 곁들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