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가죽옷을 언니가 주고갔다 한눈에 딱봐도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데 왜 가져왔냐고 물으니 옷이 멋져보여 샀는데 목둘레는 100% 여우털로 길게 내려 있었다 그런데 실제 겨울에 입기는 춥고 가을에 입기는 여우털이 있어 덥더라는것 너라도 고쳐입든지 해서 그냥 가져왔단다 난 남의 옷도 잘입는편
여름내 묵혀있다가 가을되어 쌀쌀해져 세탁소가서 수선문의하니 해줄 수 있는데 뜯어오란다 목둘레 여우털을 뜯어내고 대신 깃을 댈것의 자료가지 챙겨갔다 보더니 알았다고 하며 "언제쯤 될까요?" 2~3일이면 충분하다고
바쁘지 않으니 1주일뒤에 오겠다고 했다 세탁소는 어디든 대부분 옷이 오랫동안 걸려있는것이 싫어 일이 해결돼면 문자넣어 가지러 오라 한다 1주일이 지났다 아무런 말도 문자도 없다
열흘이 지났다 또 아무소식도 없는데 날씨가 갑자기 아침에 한자리 숫자로 떨어지고 바람불고 밖에는 벌써 누비옷을 입은 사람들도 있다
세탁소가 바로 집앞이라 전화걸었더니 핸폰도 일반폰도 안받는다 문열고 들어갔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안계세요?" 하곤 일단 내옷이 어느정도 진행됐나 찾아봤더니 덩그러니 손한번 안대고 그냥 걸려있다
깃을 대라고 코트한벌 가져간것도 한쪽 박스에 쳐박혀있다
보고 있노라니 쥔이 들어온다 "전화 하는데 안받기에 들어와 봤어요!" 하며 옷에 대해 말했다
주인은 얼마나 바뿐지 모른다며 인상을 쓰며 이야기한다
"아니 2~3일 걸린다더니 열흘이 넘었는데요" 했더니 말도 말라며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단다
이분 가만보니 저번에 갔을 때도 분명 술을 먹었었다 지금도 여전히 한잔걸친 얼굴이다 그러면서 바쁘다고 둘러댄다
술먹을 시간은 있으면서 ......
하루이틀 밀리는것은 좋다 그러나 열흘이 넘도록 고칠 생각도 안하고 있다
말쌈하기 싫어 그러냐며 그냥왔다
집창문에서도 보이는곳인데 언제나 혼자다 부인이 없는것 같기도 하고
언젠가 세탁물을 두어번 맡긴적 있는데 다른데보다 약간 비싸지만 상당히 세탁이 잘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세탁은 아니지만 수선을 맡겼는데 도무지 할 생각을 안한다
얼굴보면 자주 술을 먹는지 불콰한 얼굴이다 웃는얼굴을 본적이 없다
뭣땜에 혼자인지는 모른다 나이도 꽤많다 외로운지 괴로워서인지 자주 불콰한 얼굴을 본다
저렇게 고객들과의 약속을 자주 파괴하고 제멋대로 한다면 신용을 잃어 고객을 잃을지도 모른다
혼자라면 등록금이나 큰 돈 들어갈 일은 별로 없을테고
외롭고 쓸쓸하니 자주 술을 드는것 같다 그렇다고 맡긴옷을 지금껏 손도 안대고 그냥 옷줄에 걸려있다
가을은 언제 왔다가는지 모르게 지나간다 오늘아침도 7도, 최고온도는 19도, 바람마져불어 쌀쌀하다 벌써 파카입은 사람도 있다
가을 지나고 겨울와서 수선해 놓으면 그땐 못입는다 그냥 가져올까도 생각했는데 수선을 못하는곳이 예외로 많다 단순작업만 수선하는곳이 대부분이다 내가 맡긴옷은 조금 까다로운 수선이라 아직은 가만있는다
딱 일주일 더 기다려 보자 그때가서 뭐라하면 아마도 그냥 가져가라고 할런지도 모르지만
고객알기를 우습게 아는 그런곳은 000 괜찮다
오늘도 여전히 춥다 지하실 같은데 앉아 있으면 난 벌써부터 콧물이 흐른다
겨울은 시작도 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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