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말씨
사람이 말을 만들고 말이 사람을 만든다 세상에 빈말은 없다
사람과 사람사이 가장 힘들게 하는것이 바로 언어의 상처다 큰 상처주는 언어는 사람을 정말로 죽인다
최순실씨가 죽은것도 어떤인의 댓글 때문이다 아무렇치 않게 단 글이 이렇게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환자자원봉사자는 자태도 용모도 단정해야겠지만 무엇보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잘 조심하려면 들어주는것이 우선인데 환자들은 말을 잘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때는 날씨이야기라든지 요즘 뭐가 잘 나오고 유행하고 하는것을 슬쩍 던져본다 반응이 있으면 좋지만 이마저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원봉사자는 이때 잘 대처해야 한다
환자가 아무말 없다고 쓰잘떼기 없는 잔소리 마구 늘어놔선 안된다
환자가 종교를 가졌다면 그 종교에 맞게 "기도를 좀 해도 될까요?" 묻고 해야지 종교가 있다고 물어보지도 않고 해선 안된다
암병동을 돌 때 1인실은 대체적으로 닫혀있다 밖에는 어느나라 누구인지 적어논다
한번은 우주베기스탄 이라 적어놨는데 노크하고 들어갔다 분명 한국인처럼 생겼는데 국적은 다르나 옛 고려인 후손인것 같다 50대 후반 ~6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남자분이다 나도 영어를 모르고 그쪽에서도 한국말 모르고 어떻게 했을까?
그때가 마침 12월달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남았을 때다
노크하고 들어가면서 한국말로 당연히 내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다고 우선 인사를 한다 당연히 못알아 듣는다
환자분은 내가 들어가니 벌떡 일어난다
나의 이름은 무엇이고 뭘 하는 사람인것은 영어로 했다 그런데 상대방이 매우 반기는 얼굴이다
약간 알아들었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담부턴 한국말로 했는데 세계가 통하는 말이, 글이 있다
그게 뭐냐? 바로 노래다
성탄때가 다가오니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며 케롤송을 불러도 돼냐고 했더니 고객를 끄덕인다 불렀다
가사를 못알아 들어도 캐롤송은 거의 같다
난 노래를 못하는 편인데 성가는 어느정도 한다
"고요한밤 거룩한밤 만상이 잠든 때 홀로 양친은 깨여있고~~ "
이 노래 만큼은 자신있게 부른다 고음도 안나오는 편인데 성가곡에서는 이상하게 잘된다
부르고 났더니 박수를 치면서 좋아한다 나는 들어줘서 고맙다며 인사하고 나왔다
내가 영어를 할 줄 알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
여기 말고도 큰대학병원은 외국인들 많이온다 중앙아시아에서 주로 오는데 한국인처럼 생긴 사람들도 있지만 거의 러시아인들처럼 생겼다
국적이 카자흐스탄 써있고 일인실이다 노크하고 들어가며서 자원봉사자들은 기본적인 인사를 한다
복장을 하고 들어가니 눈치빠른 사람들은 누구인지 안다 여자분인데 같은 사람이 옆에 있다 관계를 물어보니 자매란다 할말은 없어 ?기도좀 해도 되겠습니까?" 하고 부탁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표정을 짓는다
나는 내가 믿는 가톨릭의 성호경을 그으며 '주기도문'을 하는데 그걸 보더니 얼른 그들도 성호경을 긋는것이 아닌가 기도하면서도 가만보니 성호경 긋는것이 약간 다르다 즉 그들은 러시아정교를 믿는것이었다
그러면서 자기네 나라말로 세사람이 앉아서 나는 한국말로 하고 ~~ 우리는 통했다
나는 땡규!하고 나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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