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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착하게 사는데~~~어쩌자고~~

친구와 만나면서 무슨 이야기 끝에 가족이야기가 나와다


친구의 언니가 있었다 오빠도 두분정도 언니도 두명, 동생도 몇명 있었고 옛날에는 보통 7~8명씩 낳았다 내가 알기론 그집도 7~8형제로 아는데 오빠한분만 오래살고 한분은 월남전에서 전사하고 언니도 40대 초반에 세상뜨고 동생도 일찌기 하직하고


언니 하나는 얼굴이 매우 얽었다 흔히 말하는 곰보다 그집하고 친해서 대략알고 있다 예전엔 동네에 곰보들이 더러 있었다 본인들이 말을 안해서 그렇치 상당한 고민거리였을것 어린 내가봐도 심하게 얽은 얼굴은 흉해뵌다 그언니가 바로 그런상였는데 처녀적에는 그런데로 멋을 내고 다니다가 어느날 결혼을 했다

남자는 딱봐도 약간 어리숙해 뵈고 착해뵈고 모자르게(죄송) 뵈고, 몸도 허약해 뵈고

직업이 뭔지는 모른다 친구에게 상처될까봐 묻지도 않았다


두 사람이 결혼해서 어느날보니 동네 길바닥에 자리를 깔고 야채를 팔고 있었다  싸게 받아서 약간붙혀 파는것 같았다 그런데 그 험한 얼굴의 그 언니의 상이 완전히 바뀐것

처녀적 어울리지않게 멋을 잔뜩 부리고 다닐때는 얼굴가득 화가 있었고 뭔가 못마땅한것 한가득 엿는데(당연히 그랬을것) 길바닥에서 뭔가를 파는데 순진한 얼굴로 진심이 서려있는 얼굴로 물건을 팔고 있었다


동네서 하는데 부끄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크게 벌리지도 않았다 요새 지하철이나 길에서 할머니들이 콩이나 도라지, 열무, 몇개 팔듯이 몇가지 안되는 야채를 떼어다 팔았다


몇년이 흘렀다 갑자기 안보여 물어봤다 그랫더니 둘이가 경기도 어느 외진곳의 밭을 빌려 농사를 짓고 얼마를 떼어주고 하는것으로 사는데 농작물을 직접 지어 시장도 아닌 밭 근처 노천에서  부부가 그냥 팔았단다

부부는 젊으니 눈만뜨면 일하고 싸게팔고 둘이가 비록 못생겻지만 순수한 얼굴로 팔았을터

이게 예상외로 히트쳐서 쬐끔씩 밭을 사들였다 이익금은 커져갔다 물론 자식들도 낳았다


이익금이 커져가자 자꾸 밭을 사들여 직접농사짓고 좋은 작물을 거짓없이 싸게 팔고하니 야채가 없어서 못팔정도 내가보긴 두부부의 순수한 얼굴과 직접지은 농산물을 싸게 파고 했던것이 먹혀들어간것 같다

아들하나 딸하나 낳고 둘다 대학까지 가르쳤고 취업도 잘되었다 


행복하게 사는것을 친구는 어느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그 언니가 다행히도 어려운 삶을 살것 같았는데 잘살고 자식들도 잘되니 기분좋다고"  나도 함께 기뻐해줬다


그런데  그 언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그래! 안됐구나!"하며 더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집에 오는내내 또 집에 와서도 그언니를 잊을수가 없었다

말은 쉽게 하지만 박박 얽은 얼굴에다 전체적으로 못생겻고  겨우 초등학교만 나오고 아무 기술도 없이 동네서도 약간씩 놀림을 받았었다 취업도 당연히 못했다 얼굴이 너무 얽어 있어서


예전에는 공장이 많았다 인천에는 특히 직물공장이 많았는데 항상 사람이 모자랐다 기계화가 그때는 지급보다 훨 덜되어 있어 왼만한 일은 사람들이 직접하고 임금은 매주 낮았지만 우리나란 당시 인구가 넘쳐나 자주 들어가고 나오고  그런대도 그언니는 취업도 못했다 한참 젊은 나이에 얼굴이 그랫으니 얼마나 죽고 싶고 고민이 많았을까

다행히 늦게라도 데리고 살겠다는 사람이 나서서  결혼해서 살게됐다

그때부터 얼굴이 펴지기 시작했고 동네서는 두사람의 결혼이 화재거리였다

 "짚신도 짝이 있다더니...."하며 수군대는걸 봤다 


그런 수모와 길만 나서면 사람들이 묘하게 쳐다보는 눈과 매일 마주치고 집안도 가난한데 취업마저 거절당하고 말을 안해서 그렇치 상당히 힘들었을것 

작년에 작고했다니 손주도 있을것, 이제 손주 재롱을 보며 한참 살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다니!


갑자기 하느님이 미워졌다  

"얽은 얼굴에 못생기고 배운것없고 집안도 가난하고 취업도 못하고 겨우 살만하니 데려 가다니요?"

그것도 교통사고다 얼마나 투병하다 삶을 마감햇는지는 물어보지않아 모른다 만약 그야말로 몇달이라도 투병하다 죽었다면 그 고통은 오죽햇을까 담에 친구를 만나면 살짝 물어봐야겠다


지하철타고 오면서 그언니를 위해 계속 화살기도를 바쳤다 토욜이라 저녁미사는 온전히 그녀를 위해 봉헌했다  인간은 약간의 죄를 가지고 대부분 죽는다

그녀의 영혼을 위하여 기도했다 한편으론 여전히 하느님이 야속했다 어쩌자고 저런 착한 사람들이 그런 사고사를 당해 죽는지 ... 누구나 한번은 죽는다고 하지만  너무 일찍 불행하게 죽었다

그녀의 이름은 모른다


"하느님 그분에게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옵소서"

 그 가정에게도 평화와 복된 삶을 주기를 함께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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