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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홀랑 태우다

전기밥솥을 오래쓰다보니 고장이 났다 몇년전에도 밥이 잘안되 며칠을 뒀다가 다시하니 작동이 돼어 지금까지 쓰고 있다 아마도 10년은 된것같다 나 같은 사람만 있으면 우리나라 장삿꾼들 밥 굶기 딱이다

밥을 해놓고 나가거나 때를 맞춰 하는데 가끔씩 물이 넘쳐 흐른다 그것은 쌀의 양이 많기 때문


밖에서 들어와 밥솥을 여니 밥이 전부 누렇게 되어있고 속은 하얗다 뚜껑을 덜 닫아도 그렇치만 이건 아주 누룽지처럼 딱딱하다 할수없이 전부 끓여서 며칠을 두고 먹었다 다행히 죽을 먹는편이라 그런대로 해치웠는데  다음번에 다시 밥을하니 무조건 맨위는 누렇고 딱딱하다 보온이 안된다는 소리


냄비를 찾으니 없다 도자기 그릇도 몇개씩이나 있었는데 이사오면서 죄다 버린것 같다  밑이 넓고 얇은 냄비는 있는데 거의 누룽지가 되는것이 싫어  할 수 없이 커다란 물통같은  찻물을 끓이고 하는 통에 밥을 했는데 밥 타는 냄새가 난다


직화로 밥을 하면 살짝은 탄다 타는대로 몇분간 뒀다가  솥두껑을 여니 세상에나!

밥위가 노랗게 됐다 밑에는 말할것도 없고 위까지 전부 걷어내고 속만 따로 퍼내먹었는데 그릇이 크다보니 탄부분도 크고 무엇보다 밥물을 못맞춰서 그야말로 죽도 밥도 아닌 어중간하게 이상하게 됐다


전기밥솥, 전기압력밥솥, 냄비밥하고는 밥물이 다르다 그런데 오랫만에 하니 잊어버려 엉망이 됐다

된밥을 싫어해서 밥물을 약간 더 붓는편  쌀에 따라 밥물도 달라진다 주로 현미를 먹는데 현미는 약간 불려야 하기에 힌쌀만 했다 뚜껑 열어놓고 수증기 날아가라고 한참을 있었건만 여전히 지럭퍼럭


그때가 밤 9시도 넘었다 창문을 죄다열고 전기레인지후드켜고 한참을 있었건만 얼마나 탔는지 1시간~2시간 되어도 냄세가 안빠져 현관문을 열어놓고 한참을 있었다  그근처 사람들은 탄냄세를 맏았건만 이게 밥을 태웠는지 전기누전인지 아는 모양이다 아무소리도 없다 쬐금만 연기나도 나오고 전선을 검사하는 사람들인데 틀림없이 저녁이라 거의 있을텐데...


아마도 "누가 신나게 밥을 태우고 있구나~~"

범인은 접니다  에고 창피해라  얼굴을 서로 몰라 다행히다 학교 근처라 커피숍, 떡복이집, 책방, 안경점, 컴푸터 수리점, 미용실, 시장정도 있어 큰마트 가려면 좀 나가야 한다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솥을 사는것을 자꾸 잊어버려 지금껏 못사고 있다


이미 해놓은밥 다 해치우면 사러 가려고 하는중~~

밥이 좋으면 김치만 있어도 먹을만하다 옛적에는 '왜간장'이라하여 하얀쌀밥에 간장 한숟깔 넣고 비며 먹은적도 있고 조금 더 영양 보충하려면 뜨거운 밥에 계란을 깨트려넣고 간장넣고 비벼먹기도 했다

지금은 입맛이 달라졌는지 그렇게는 안하고 찬거리를 사와 반찬을 이것저것 만들어놔서 죽같은 밥을 먹기로 했다


에휴~~

우리 아버지가 있었으면 되게 혼났을지도...."아직도 제대로 밥을 못하냐?"

언니, 여동생, 엄마도 밥을 잘한다 반찬도 그런대로 만들고 살림을 잘하는데 난 누굴닮아 이리도 엉망인지

안되면 조상탓이라더니 ~~


                           

   큰냄비에 올려놓고           뚜껑을 열어보니 사진처럼 태우고       살짝 걷어내여 속살만 먹음

여름에 옥수수차, 다른 찻잎을 끓이고 야채를 데치고 하는 큰냄비라고 할까 얼마나 태웠는지 냄비가 까맣다

이 그릇이야말로 10년이 뭔가 20년도 더 됐는데 얼마나 튼튼한지 아직도 10년은 끄떡없을것 같다

예전 제품들이 잘나오지 지금은 전자제품도 그렇고 자꾸 몇년 못쓰고 버리게 된다


쇠수세미 사다 날 잡아서 박박 닦아야겠다

왜 날을 잡는가?  기운없으면 탄그릇은 못닦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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