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입력 2019.09.08. 14:39 수정 2019.09.08. 17:01
동양대 최성해 총장 '유령박사학위' 논란
워싱턴침례신학대엔 ‘교육학박사’ 학위과정 없어… 인물정보에 최근 ‘명예박사’로 수정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봉사상 수상 허위논란의 중심에 선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박사 학위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교육박박사‘ 표기가 있는 표창장만이 자신이 발급한 ‘진짜’라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본인 자신의 박사학위 자체가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최 총장의 박사학위 진위 논란은 6일 조 후보자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여당 의원들은 “워싱턴침례대학에서 교육학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데 워싱턴 주에는 카톨릭계나 일반대, 감리교신학교는 있으나 침례교는 대학이 없다는 주장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청문회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 총장의 학사, 석사, 박사 학위 모두가 가짜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 총장은 그 동안 상장이나 표창장 등 공식문서뿐 아니라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에서도 워싱턴침례신학대 교육학박사임을 밝혀왔다. 2015년 한 기독교계 매체와 한 인터뷰 약력사항에는 △단국대 상경학부 수료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 MBA(경영학석사) 수료, 미국 워싱턴침례신학대 학사, 석사(1993년 5월), 박사(1995년 5월)로 돼 있다.
동양대 개교 직전연도인 1993년 석사학위 취득 후 개교 이듬해인 1995년 2년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포털 인물정보 학위 경력 일부가 수정됐다. 최 총장의 학력사항에는 1971년 대구고등학교, 1978년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학사, 1985년 템플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 수료 및 해당연도 없이 워싱턴침례대학교 대학원 석사, 단국대학교 교육학 명예박사로 적었다.
최 총장 측의 요청 때문인지, 아니면 포털 측의 직권 수정인지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학박사 학위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단국대 학사 학위 부분은 최 총장 측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수료라고 밝혀온 만큼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이처럼 최 총장의 포털 인물정보 학력사항이 수정된 점에 비춰 박사 학위 수여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양대는 그동안 졸업증, 장학증서, 표창장 등 총장 이름 앞에 ‘동양대학교 총장 교육학박사 최성해’로 적었으나 최 총장의 학위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유령학위’ 및 허위경력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허위 경력이 확인될 경우 사문서 위조 혐의로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욱이 최 총장의 거짓 학력은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검증의 핵심으로 부상한 최 총장의 발언 자체의 신빙성과도 관련이 있어 향후 정국의 새로운 뇌관으로 작용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 대한 네이버 인물정보. 학력사항에 ‘교육학박사’ 대신 ‘명예박사’로 수정돼 있다. 인터넷 캡처
대학가 관계자는 “석박사 학위가 없는 관료나 CEO 출신도 대학총장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정도로 박사학위가 대학 총장의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학위수여식 때 박사학위복 착용 등의 현실적 문제로 박사학위가 없는 총장 등은 명예박사학위라도 받아온다”며 “교육학박사가 아닌데 그랬다면 법적 도의적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양대 측은 “박사학위 문제는 총장이 직접 해명할 것으로 안다”고 즉답을 피했다. 본보는 최성해 총장과 7, 8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해명을 듣지 못했다.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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