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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정치

"공수처 설치" 국회 앞 '검찰 개혁' 촛불

세계일보입력 : 2019-10-21 07:38:48 수정 : 2019-10-21 09:23:48

"공수처 설치" 국회 앞 '검찰 개혁' 촛불…"언제까지 이어질까?" [김기자의 현장+]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제10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법안 통과 등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뒤 첫 주말인 19일 서울 도심에서는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 10분쯤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 편에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서초동에서 열렸던 집회에 이은 '시즌 2' 성격의 촛불 집회다.

 

주최 측은 "검찰 개혁과 관련해 지난 4월 상정된 신속처리대상안건인 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의 상임위 심사 기간이 도래됨에 따라 법안이 신속하게 처리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전달하고자 다시 문화제를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제10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법안 통과 등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가족부터, 서로 손을 꼭 잡은 중년 부부까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모두 함께 아리랑'이라고 쓰인 노란 풍선을 든 채 "검찰 개혁하라", "공수처 설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회 앞에서는 시민연대 집회와 반대 성격인 '맞불 집회'도 열렸다.

 

자유연대를 비롯한 반(反) 대한민국세력축출연대 등 보수를 표방하는 단체들은 오후 6시쯤 국회대로 부근 금산빌딩 앞에서 '애국함성문화제'를 개최하고 "문재인 탄핵", "조국 구속"등을 외쳤다.

 

앞서 오후 2시 40분쯤 양측 모두 스피커 음악을 끈 채 서로를 향해 "우리 함께 동시에 일어서서 저쪽을 쓸어버리자", "저 빨갱이들이 폭동 짓을 하려고 한다"며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었다.

 

오후 5시쯤 여의대교에서 서강대교 방향 국회대로 4개 차로가 통제됐고, 시민연대 측은 서강대교 남단 사거리 부근부터 의사당대로 산업은행 부근까지 'ㄴ'자 형태로 약 800m 4개 차로를 메운 채 집회를 했다.

 

이날 오후 5시 20분쯤 무대에 오른 한 관계자는 "지금 10만 가까이 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참석자 추산 인원은 파악도, 공개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조 전 장관과 검찰 개혁 이슈를 둘러싼 집회는 서초동, 광화문 등 곳곳에서 열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은 오후 6시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부근에서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 참여 문화제를 열었다.

 

서초동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인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유한국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국민의 명령, 국정 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경제·안보 분야 등 정부의 정책 대전환을 끌어내겠다는 취지라고 한국당은 밝혔다.

 

우리공화당도 서울역 광장 앞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어 "분노한 국민에게 타협은 없다"며 조 전 장관과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공수처법을 '좌파 독재법'으로 규정하고 세종문화회관 앞까지 행진도 했다.

 

앞서 범국민시민연대는 지난 12일 9차 촛불집회를 끝으로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조 전 장관이 사퇴하면서 장소를 여의도로 장소를 옮겨 집회를 이어가겠단 뜻을 전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제10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법안 통과 등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문화제에서는 조 전 장관을 위한 '국민 퇴임식'도 열렸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조 전 장관을 향해 "당신은 국민의 영원한 법무부 장관이다"는 내용의 헌사를 낭독한 뒤 국민 감사패를 증정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여태까지 나쁜 짓하는 검찰(에 대해) 단 한 번도 정리한 적이 없다"면서 "똘똘 뭉쳐서 나쁜 짓 하다 걸려도 자기들끼리 다 봐줬다. 우리가 그 연결고리를 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개혁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과제"라며 "무소불위의 권력, 검찰을 개혁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시대 정신이 됐다"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검찰 개혁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은 이달 28일까지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를 마친다.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 심사 후인 29일 검찰 개혁안이 자동으로 국회 본회의에 부쳐진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이와 별도로 법사위원회 차원에서 체계·자구 심사 기간이 필요해 내년 1월은 돼야 본회의에 부의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