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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수다는 다행이다

마침 교통약자석에 자리가 하나 있어 가운데 앉았다. 요즘 1호선은 파업에 끼어있어 자주 다니지 못하는데 비해 타는 인구는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1위를 하고 있는것으로 안다.

목적지가 동대문이라 갈때는 2호선(내가 처음타는 지점임)을 타고 역사문화공원서 4호선으로 딱 한정거장  내리면 된다.

올때는 동대문서 바로 1호선을 타고 신도림역서 2호선으로 환승한다.


올때인데 가운데 앉아서 가만히 있는데 바로 옆의 어르신이 아마도 80살 중반정도인데 그래도 걸음을 잘 걸어서 그런지 혼자 지하철을 타고 다니시나 본데 내가 앉은지 얼마안돼 누구랑 통화하는지 폰을 꺼내 몇마디 한다 그러더니 계속 아무말도 안하는데 말소리는 저쪽에서 내쪽으로 아주 잘들린다

속으로 나는 통화할 때 스피커를 약간 크게해서 들리는것으로 해놓은줄 알았는데 계속 듣고보니 통화가 아닌


어르신은 계속 귀에대고 가만히 있다 폰의 대화는 내쪽으로 선명하게 들린다 가만 들어보니 드라마 내용인것

아니 드라마는 눈으로보고 귀로듣고 해야지 귀로만 들으면 무슨 맛인지

 노인들은 비록 안들려도 화면이라도 본다. 헌데 이분은 화면은 안보고 듣기만 하는데 그게 여간 크게 들리는것이 아닌가


뭐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통화라면 얼마쯤하다 끊어질 때 있다 드라마는 시간되야 끝난다

"이걸 어쩐담" 속으로만 그러고 있고 할머니는 아무렇치도 않게 계속 듣고 있고, 계속 그러니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프리게 됬다 몇 정거장 가더니 어르신은 폰을 접고 내린다.


마주보던 아저씨가  자기부인 옆으로 오더니 나더러 "왜 그리 인상을 찌프리셧어요?" 묻기에 사실을 말했더니 아마도 드라마는 보고싶은데 너무 크게 틀어놓으면 안될것 같아 당신 생각에는 적당히 해놓았지만 그래도 크게 들렸을 것이라고 해명한다   더불어 나이 먹으면 귀가 잘 안들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맞는말 나이 먹으면 눈도 안보이고, 귀도 덜들리고, 말도 어눌해지고, 모든 기능이 많이 저하되고 인식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모르는것은 아니지만  어르신이 이어폰이 있다는것을 모르는지


오늘도   뭣을 물어보는데 주의에 아무도 없어 나이드신 분에게  묻는데 자기가 귀가 안들린다고 한다 

알았다고 하고 내 갈길을 가면서 속으로 "저분들의 모습이 곧 내 모습으로 될날 나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하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수명연장이 길어진 시대에 우리는 살고있다 오래 살아도 먹어야지, 말해야지, 병원 가야지, 드라마도 봐야지, 기본적으로 할 일은 해야 한다.

 

길거리나 어디서 혼자 멍하니 있는 어르신들 가만히 보면 귀가 어두운분들이 주로 혼자있다. 우선 말을 못알아들으니 아무도 말을 걸지않고 하지도 않는다.


수다 떠는 노인들을 그래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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