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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추모의 시간 지나고 성찰의 시간` 도래"

 

 

인터뷰 최영일 평론가 "`추모의 시간 지나고 성찰의 시간` 도래"

[입력 : 2020-07-13 18:46]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최영일 시사평론가(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한주간의 정치권의 흐름과 이슈를 진단하고 좋은 정치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최영일의 <좋은 정치> 공공소통전략연구소 최영일 대표와 함께합니다.

▷최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오늘 5일장으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가 치러졌는데요. 전반적으로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어떤 마음이셨습니까?
▶일단 저는 고인과는 친분이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에도 만나보셨다고...
▶방송국에서도 뵀고 서울시장으로서의 정견도 역설하시는 걸 들었고 그 이전에 시민운동가로 활동하실 때나 개인적인 친분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종종 뵈면서 훌륭한 인권변호사다. 시민운동가다. 또 서울시장으로 공과가 있습니다만 잘한 정책도 있고 아직 다 펼치지 못한 뜻도 있었는데 혼란스러운 심정으로 오늘 발인과 영결식 마지막 장지까지 가는 모습들을 지켜봤는데 이렇게 이야기가 되고 있어요.

 

추모의 시간은 지났고 성찰의 시간이 왔다. 어쩌면 마지막 사망에 대한 미스터리는 아마 박 시장을 존경했던 분이든 아니든 호불호를 떠나서 사회적 평가의 과제로 우리에게 남기고 있습니다. 영결식이 끝나자 오후 2시경에 피해여성 직접은 아니었지만 고소인의 법률대리인이죠.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해서 피해고소인의 입장을 피력을 했어요. 파장이 큽니다. 사실은 고인을 알았던 사람들도 박원순 시장에 의해서 이런 성추행이 저질러졌을 것인가. 반신반의하면서도 피해 여성은 현재 공무원이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어요.

거짓을 말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률적 처리는 피의자가 망인이 돼버렸기 때문에 법적 절차는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오늘 2차 가해자들에 대한 2차 고소가 있었어요.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인데 이런 경우에는 이게 허위인지 진실인지를 가리기 위한 간접수사의 과정이 거쳐지게 되거든요. 결국은 죽음의 의문은 풀려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 말씀부터 하고 싶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서 회견에 참석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 소장의 말씀인데 결코 이게 진상규명 없이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 아니라고 말씀을 하셔서 과연 진상규명이라는 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어떻습니까?

▶법적 절차로 본다면 고소인 진술은 이미 끝났고요. 그렇다면 원래는 경찰이 박원순 시장을 참고인으로 불러서 이런 고소가 들어왔으니 당신의 입장은 어떠하냐. 여성 입장에서는 온라인에서 이뤄졌던 성추행에 대해서 성적 피해에 대해서 증거제출을 한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그것은 사실은 통신기록만 조회하면 팩트가 금방 확인되는 시대죠. 또 하나 밝혀야 될 부분은 오프라인적으로 시장 집무실과 시장 집무실의 침실에서 이루어졌다는 신체접촉, 사실은 고 박원순 시장의 반론권을 고인 스스로가 모두 다 내려놓은 셈이 돼버렸어요.

 

사실 반론이 불가하지 않습니까? 피해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어디까지가 팩트인지 아닌지. 주장은 있으나 밝혀질 수 없는 대목도 일부 있을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법정은 사실은 진술의 일관성을 가지고도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요즘 많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은 망자가 됐지만 박원순 시장이 불리한 입장이었다고 전제하면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일부 혹은 대부분의 진실의 윤곽은 드러날 수 있을 거라고 관측은 하고 있고 문제는 저는 고인과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지인이였다고 말씀을 드리더라도 박원순 시장이 우리 현대사에 남긴 족적이 있기 때문에 공과 과는 엄격하게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기록되는 게 맞습니다.

그래야 우리가 어쩌면 정치인 중에서 성인지감수성이 가장 높고 여성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려왔고 서울시장으로서도 여성인권, 양성평등을 누구보다 강조했고 오히려 양성평등이나 과도한 여성보호 아니냐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맞서 왔던 인물인데 어쩌면 이렇게 본인이 가해 논란에 휩싸일 수 있었는지 우리는 여기에 대해서 아까 제가 성찰의 시간이라고 말씀드린 게요.


▷이게 한 개인의 죽음은 정말 안타깝습니다만 그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도 결코 적지 않잖아요. 뭘 어떻게 해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까. 정치권이나 시민사회를 비롯한 단체나 개개인이 뭘 스스로 돌아보고 성찰했으면 하고 생각하십니까?

▶정치적인 정쟁 진영공방, 이념공방으로 이어지면 아무 실익이 없고 요즘에 또다시 조문정치가 시작된다. 재보선과도 연결되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금 오늘 이후에는 피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리고 고인의 마지막 공과를 조심스럽게 조각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저는 한마디로 이건 인간에 대한 탐구다.

 

우리 인간은 어디까지 정의로울 수 있고 어디까지 이중적일 수 있는가. 자신을 포함해서 저도 사실은 나는 나도 못 믿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 사건을 겪으면서는. 박원순 같은 인물도 이런 일이 벌어질 개연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 누구도 믿는다. 그럴 리가 없다는 말보다는 스스로를 한없이 겸허하게 돌아보는 성찰이 필요한데 어쩌면 이런 이야기를 저희끼리 주고받았어요.

 

박원순 시장님이 2선까지만 하고 물러났다면 시민운동으로 돌아갔다면 이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권불십년이라고 우리가 부르는데 10년 동안 서울시장을 재직하면서 또 다른 박원순이 자아 속에서 나오는 과정을 겪어야 했던 것일까. 이건 모두 다 추정일 뿐입니다만 그런 성찰을 우리는 대대적으로 이 기회에 해야지 저 사람만 나쁘다고 매도할 문제가 아니라 선한 측에 서 있다고 자부하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그것이 과연 선한 것인가. 사실 저는 여러 과거에 민주주의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보편적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그 주변에는 봉건적이었던 인물들이 남아 있거든요.


▷그게 아마 지금의 위선적인 모습으로 평가를 받고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닌가. 지적받을 건 받아야죠. 비판받을 건

    받아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 더 깊이 있는 성숙을 이루기 위해서 아파도 파헤치는 과정을 겪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치권의 모습 보면서도 성추행 의혹제기에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추모만 하라는 민주당을 향해서는 오만하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성추행 의혹을 국회상임위에서 따져 묻겠다는 미래통합당을 두고 서는 정치적 이득 챙기기에 급급하지 않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이런 정치권의 모습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게 광역지자체장의 성추행 의혹과 살아온 길과는 전혀 다른 마지막 모습에 대한 국민들의 혼란 이게 왜 정당 간의 공방으로 가는지. 예를 들면 저도 조문을 갔습니다만 그때 심상정 의원을 만났는데 민주당, 정의당의 싸움이거나 민주당, 통합당의 싸움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조문은 철저하게 개인적인 선택이기 때문에 조문을 갈 수도 있고 가지 않을 수도 있고 조문을 갔다고 비판받는 것도 이상하고 조문을 안 갔다고 비판받는 일도 이상하거든요.

 

그래서 정의당 의원이 애도를 표하지만 저는 조문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피해여성과 연대하겠습니다. 그건 본인의 선택이잖아요. 신념이고. 그것을 정당, 당적을 가지고 정의당에서 탈당 러시가 일어났다. 아니다, 여성 당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거는 지금 죽음과 관련된 정치적 논쟁으로서는 우리가 이렇게 얕은 수준의 이야기를 해야 할 때인가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국회 이야기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주 7월에 임시국회 시작은 했지만 아직 의사일정합의에도 진척이 없고 지금 개원식을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어떻게 이 상황 지켜보고 계십니까?

▶오늘도 여야가 만났어요. 김영진, 김성원 각 당 원내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만나서 의사일정협의에 돌입을 했는데 일단 오늘 불발이고 실패입니다. 의사일정 안 나왔고 7월 임시국회는 열렸는데 아무것도 진행된 게 없습니다. 다만 통합당의 의원들이 상임위 배정이 된 거 정도로 끝이고요. 대통령의 개원 연설부터 대혼란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국회가 국정의 중심을 잡아줘야 되는데 하지만 조금 희망을 가져보는 것은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러면 혹시 지금 아까 말씀하신 조문정국 고 박원순 시장 장례만이 아니고 내일은 고 백선엽 장군의 발인이 있습니다. 이것도 서울 현충원이냐 대전 현충원이냐 다툼이 있는 상황이죠. 별 이변 없이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것으로 예견되는데 이게 또 아까 말씀드린 조문정치가 100세로 타개한 전쟁영웅 그리고 친일행적 그리고 시민운동가 출신의 최장수 서울시장 그런데 성추행 의혹. 이 문제가 너무 불필요한 정쟁으로 오래 가지 않아야 국회가 개원할 수 있을 것이다. 입법부가 조금은 큰 틀에서 국민들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고 국정동력 방향을 만들어 주기를 한 번 더 기대를 해봅니다.


▷민주당 부동산 추가대책 후속법안 이번 임시국회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인데 미래통합당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총 공세 펴고 있잖아요. 정의당과 국민의당도 김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던데 사태가 불가피하다고 보십니까?

▶사태는 불가피한데 문제는 민주당이 다수라는 게 문제죠. 그래서 해임논의안이다, 탄핵소추도 제출할 수 있어요. 통합당과 나머지 야당들이 힘을 합하면. 통합당으로도 건의안 제출은 가능합니다. 다만 민주당이 전혀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처리될 가능성은 없고 정치적인 제스처로 끝나게 될 텐데 문제는 이게 민주당이 언제 부동산 정책실패를 인정할 것인가인데 지금 7.10대책이 마지막으로 나오지 않았습니까? 고강도 세제개편안인데 연말까지는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실패를 인정하기 보다는 지켜보자일 것 같아요. 가을 지날 때까지 기다려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최영일의 <좋은 정치> 공공소통전략연구소 최영일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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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이라고 딱 두번만하고 시민운동으로 돌아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블,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