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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달레를 씼었다

요즘 봄을 향하여 파릇파릇 싹이 나오고 쑥도 달래도 이마 나오고 엊그제 동네 어디가서 아주머니들과 달레를 캤다

난 달레를 작년까지 몰랐다가 올해서 알았다 물론 마트에서 파는것은 안다 달레라고 이름표도 붙히기 했지만 달래는 뿌리가 하얗고 둥글고 해서 안다

 

밭에 있는것은 그냥 퍼런 풀로 쭉 뻗혀 있어 풀인지 부추인지 달레인지 잘 모른다

그전에는 먹는 방법도 몰랐다 달래의 맛은 뿌리에 있고 냉이도 그렇다고 하는데 그걸 몰라 뿌리는 버리고 입사귀만 먹었다

달래간장이라해서 간장넣고 매실액 넣고 참기름 넣고 통깨넣고 살짝 비벼 놓으면 향내음이 풍기는 좋은 음식이 된다

아직 싹이 뿌리가 어려서인지 향이 강하진 못하다

 

그전에는 달레나 냉이나물을 먹고는 싶었으나 잘 사다가 먹지 않았다 달래는 그런대로 깨끗해서 다듬기는 쉽지만 냉이는 뿌리쪽이 모래부터 잔뿌리까지 지저분해 일일히 다듬기가 싫어 먹고 싶어도 못사 먹었는데 그것은 순전히 다듬기 싫어서다

하나하나 못 다듬는다 그런데 '밥정'이란 영화보니 냉이캐서 한꺼번에 뿌리쪽을 비비며 씼는것을 보고선 알았다

달래도 마찬가지, 그전에는 하나하나 들고 다듬었는데 그렇게  했다간 서산에 해 넘어 간다고

 

요즘은 또 껍질이 좋다하여 나도 왼만한 과일 잘 씼어서 껍질채 먹는다 포도는 씨채 먹는다 그래도 몸은 좋아지지 않는다 이미 병이 들어서 인지 그게 그거같다 다만 쉽게 먹을 수 있고 영양가도 있고 이젠 자연에 가깝게 가야한다

 

지금 나온 쑥과 달레 냉이등은 아직 일러서 향이 덜하다 

젊어서부터 레스트로식품,인스턴트 식품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소화가 안되고 장도 덩달아 안좋더니 중년 들어서 아토피가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없이 넓어간다

 

자연식이 좋다하여 먹는다마는 별거아니다 마트에서 사오는것도 아닌 노지에서 자란 순수한 식물인데

겨울김치 먹기싫다 점점 게을러서 배추사서 절이기 싫고  열무,얼갈이 지금도 있다마는 조금 더 있으면 쏟아져 나오니 그것들은 금방 담는다

난 왜 묵은지 같은것이 싫은지 모른다 오래된 음식은 싫다 금방해서 먹어야 좋다

 

음식을 만들면서, 반찬을 만들면서, 설거지를 하면서, 식구가 있든 없든 이렇게 먹는것도 손이 많이가고 귀찮고 주방도 현대식으로 되어있겄만 만사가 귀찮은 생각을 하면서 그옛날 대가족들 삼시세끼 해먹일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대단하다는 칭찬을 해주고 싶다 난 죽어도 못한다 혼자 하는것도 이렇게 싫은데 ...그러면 사람들은 "닥치면 다 하게 되어있어!"

 

방을 치고 쓰레기 버리고는 덜한데 왜 반찬 만들기와 설거지가 그렇게 싫을까

원래 살림살이 싫어하는 사람들 있다 밖에 나가 일하는것을 더 좋아하는데 내가 그타입이다

그래도 예쁜그릇과 잘 정돈된 주방을 보면 눈에 번쩍 뜨인다

요즘은 말도 안되게시리 일본영화 몇편보고 한국기행 좀 보고 하는바람에 정원이 눈에 띄어 정원 가져보는게 소원

 

난 이리도 철없는 사람이다

 

달레를 보여드립니다

달레를 뿌리쪽으로 박박 씼으니 깨끗한데 검불들이 있어 골라 내는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