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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호칭유감

오늘 출근하니 반장님이 내일로 우리의 일이 끝나니 소장님이하 모든분이 모여서 식사나 하잔다 점심때 근처의 갈비집에서 돼지갈비를 시켜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소장이 먼저  "무엇보다 어르신들 다치지않고 일하셔서 감사하다고" 

 

 내가 어르신이라는 소리들으면 간지럽다 모두 총칭해서 하니 다행이다 언젠가 엘리베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한 80살 되신분이 계셔  짝궁이 "어르신~뭐 어쩌구~~"하는데 대뜸 "나 어르신 아닙니다" 하길레 얼른 "네 아저씨 입니다" 했다

 

 누구나 나이 먹는것은  싫다 이런것 때문에 난 왼만큼 나이먹은 분들에게 절대 '할아버지 할머니 어르신'이라는 호칭을 잘 안쓴다 별거아닌것에  기분이 나뻣다 좋아졌다 한다

 

눈치없는 사람들이 겨우 60을 먹었을까 말까 한사람 한테도 무조건 어르신이라 한다

사회복지사 일을 할때 자주 환자방문을 나간다 우선 현장을 가보는 것이 제일좋다 아무리 전화로 이것저것 물어보고 내담자가 오고해도 무엇보다 현장으로 달려가서 어떻게 사는지, 케어는 잘되는지, 무슨 음식을 먹는지, 환경은 쾌척한지를 안다

 

 방문하고 돌아오다 어딘지 지금은 잊었지만 어디서 무료로 신체검사를 하고 있다 그때는 오십대 중반이다 글구 난 나이보다 훨 어려보인다 지금서 나이먹어 제대로 얼굴보이지 아주 젊은날에는 보통 적으면 5살 많으면 10살이상 적게보고 사실 나이를 말하면 깜짝놀란다

 심지어 어떤사람은 내 나이를 안믿어 주민증 보자고 한다 젊어 보이는것은 체격이 작고 얼굴도 작다 머리는 노랗고 얼굴은 하얗다 몸매관리는 특별히 어디가서 관리하고 그런것은 없고 배가 나와서 신경을 좀썼을 뿐이다 친구들 도라무통 같은 허리며 쩍 벌리고 걷고  푹퍼진 몸매가 너무 싫어서다

 

수녀 한 분이 접수를 받는데 나하고 비슷해보인다 날보고 "어르신 이쪽으로 오세요"  "누가 어르신이예요 똑바로 보세요 60도 아직 멀었거늘..."  쏘아부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속상하다

  수녀라 새상물정 몰라서 그럴까 아니다 수녀들이 더 세상물정 더 안다고한다 그런데 이분은 진짜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가 남대문시장이나 어디가서 물건을 살때 그들은 우리더러 대체적으로 '언니'라는 호칭을 쓴다 뻔히 알면서도 기분  때문이다

 

자기들이 '갑'의 위치에서 공짜로 의료행위를 한다지만 아무리봐도 50 갓 넘었을까 말까 한 나를 두고 '어르신'이라니 서비스 제로이다 이런 현장출동인 경우 사람들 다루는 기본은 알고 와야 한다

 

어느 책에서 봤는데 딸이 시집가서 아기를 낳았다 어머니 쪽에서는 손주를 본 것이다 대개 손주들보면 부모님들을 좋하하신다 

 근데 이분은 손주가 태여났다고 전화를 받고나서 그만 슬퍼졌다고 한다  "드디어 내가 이제는 할머니가 되었구나" 하는 맘에 하루죙일 일손이 안잡혔다고 한다

 

 자기를 할머니로 만들어버린 그 손주가 그리 반갑지 않다는 것이다 세월가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줄은 알지만 어느날 진짜 자기를 할머니로 호칭되는 그 무엇이 자기를 속상하게 만들었다는데 괸시리 한동안 우울했었다고 한다 

 

 나도 어느날  수업들으러 강남고속터미널까지 7호선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야간수업이라 정장을 하고 수업가방들고 대체로 깔끔한 복장을 하고  난 스키니를 잘입는다 젊은이들 신는 부스도 신고 젊게 하고 다닌다

 

 지하철을 타고 졸면서 가는데 중간중간 깨여 어디쯤왔나 하며 혼자 내뱉는데  옆사람이 "어디까지 가요"   "고속터미널서 내려요" 하고 또 졸았다  한참 졸고 가는데 아까 옆에 있던 장년이 되신분이 "할머니 할머니 그만 일어나세요 다 왔어요 할머니 할머니" 이러는것이 아닌가

 

 "내가 어디가 할머니예요?

 도대체 어디가 할머니처럼 보인다는 거예요?  난 아저씨가 절대로 할아버지로 안보입니다" 했더니 이분이 당황하며 "미안해요"하며 내린다  내가 장년이라 했지만 그분은 70살 중반쯤 되신분이다

그런분 에게도 절대 할아버지라고 안한다

 

기분나뻐서 수업이 머리속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내가 너무 못됬나?

 

가수 패티킴은 76살이다 그런데도 방송나와서 "난 내손주 한테나 할머니지 다른사람 한테는 할머니가 아니예요"한다  거기다 비하면 난 한참 젊다

 

 우리는 호칭에 주의하자 이왕이면 상대방에에  좋은 말을 해주고 상대가 좀 안되보여도 절대 난 안되보인다는 말을 안한다 늙었다는 표현도 왼만하면 안한다  당사자들은 그자리서 "으~응 그래" 하지만 집에가서는 무척 불쾌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은 옛날같지않고 상당히 젊은 할머니들이 예상외로 많다

 

내가 아는 어느 아주머니는 42살~43살  나이에 할머니가 됬다 집안이 똥구녕이 찢어지게 가난해 부모가 밥이라도 실컨 먹으라고 살만한데라며 시집을 17살에 가서 그다음해 바로 애를 낳았다고 한다

  그아들이 장가가서 애를  낳았다고 우리들더러 사진을 보여주며 기뻐하는걸 봤다  자신이 얼른 할머니가 된것을 그는 기뻐하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얼마 안된다  늙어간다는것은 얼쩔수 없는 인생의 한길이지만 그다지 반갑지않는 비중이 더크다

 

"나한데 할머니라고들 해봐라 가만 안둔다"  ㅋ~ㅋ  누가 세월을 붙잡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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