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노인들의 행동

인터폰이 계속울려 받아보니 년말이라 대림기도를 하라며 참석하라고 한다  여름내내 가을내내 전화 한통 없다가 갑자기 왠일인가 혼자 조용히 생각해보니 사람은 얼마 안되는데 12월 1일부처 24일까지 집집마다 돌아가며 한시간 정도 대림기도를 하라고 신부님이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나는 반모임에 참석을 못했지만 주말이라도 하라고 한다 그들이 내가 직장다닌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주말 하루 잡아서 우리집에서 기도를 하기를 은근히 바라고 전화를 했던 것이다   일요일날  어느집에 참석을 했다

 

 첫날이라 그런지 13명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80%는 완전 노인들이다 난 젊은측에 낀다  대림초 4개 중 한개를 켜놓고 기도를 했다  다하고 나서 구역장이 새로 됬다며 감사하는 맘으로  '뼈다구'집에서 한턱쏜다고 한다

 

기도  끝내고 나오는데 서로 안갈려고 한다 이유는 미안하다는 것이다 당당하게 따라가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미안하게스리 뭘 그런걸 사냐며" 신호등을 건너려고 한다 식당은 신호등 건너면 안되는곳에 있는데.. 또 몇몇 사람들도 뭉쳐가면서 다른데로 가려고해 구역장이 그들을 설득해서 끌고 오느라고 애먹는다 

 

 저기 가는걸 설득해서 데려오면 또 다른 사람들이 딴길로 가곤 한다  노인들이 집에 가봐야 할일도 없을텐데도,  한마디로 미안해서라고 자꾸 한다 이사람 저사람 설득하느라 구역장이 힘들게 설득해 2명은 진짜 볼일이 있어 가고 11명이 들어갔다

 

 들어가기전에 나보다 조금 덜먹은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냥 가지 꼭 이렇게 말을 해야 가나"  "미안해서 그래"  "뭐가 미안해 능력 있으니까 산다는것이지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난 참 뻔뻔하게 이렇게 말해줬다

 

 난 노인들이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는것이 참으로 싫다 난 내가 뭐할 때 싫다는 사람 자꾸 설득안한다  "싫으면 관둬" 하는 스타일이다 한국 사람들은  빈말을 하는편이다 난 빈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런나를 보고 매정하고 정이 없다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그렇다고 한다

 

요즘 나이를 제법 먹다보니 나도 빈말을 가끔 남발한다

이야기 하나 해야겠다

 우리 김씨 집안에 어느 노인이 구십 몇살에 돌아가셨다 70이 넘은 며느리가 오랫동안  수발했는데 굉장히 힘들었다고 한다 확실한 나이는 모르지만 조금 있으면 백살이라고 한다  이 노인이 죽어서 우리도 장례식장에 친척들과 함께 모였다  정말로 '호상'이다 


 이 집은 잘살아서 그런지 호상이라 그런지 자그마치 장례식장을 3개층을 빌려서 치렀다  1층 2층 3층을 몽땅 빌렸다  한사람도 우는 사람없다 친척들은 오랫만에 만나서 안부를 물으며 웃고 떠들고 장례식이 아니라 축하잔치같은 분위기다 우리도 아는 사람끼리 모여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하는데 사춘올캐 언니가 말을 꺼냈다

 

우리 어머니도(시어머니) 이런데 오시기 무척 좋아하는데 아침에   "어머니 누구네 초상났다는데 가실레요" 하니  "늙으니가 뭘" 하더란다 그래서 부부만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덧붙쳐서 하는말이 "가자는 말 한번만 더 했으면 오셨을텐데"

그냥  딱 한번만하고 귀찮아서 자기부부끼리만 왔다고 한다 우리는 그냥 듣고 깔깔거리고 말았지만, 

 

만약에 내가 시어머니라면 "그래 그럼 가야지 암 가고말고" 했을 것이다 난 솔직하게 말하는것을 좋아한다

 

한국사회는 대체로 나처럼 말하는사람을 뻔뻔하다고 한다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다고 대체적으로 그렇게 말한다  아무때나 그렇치는 않다  사람 눈치 분위기 봐가면서 한다 어쩔수 없이 하얀거짓말을 할때가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선 볼때 못생겨서 맘에 안든다고 "당신 못생겨서 싫어요" 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적당히 거절한다

 

이런것 빼놓고는 난 확실하게 말한다 우리언니도 나랑 이런면은 비슷해서 자식들이 뭐라고하면 주저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노인들을 만나서 가끔하는 이야기가 절대 손주 봐주지 말고 봐주게 되면 돈을 받고 해주고 절대 집이나 돈, 죽는날까지 붇들고 있어야 한다고 목이 터져라 말하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그들이 내몰림을 당하고 난뒤에도 원망하지않는 부모도 있다 옛날 사람들은 왜이러는지 내참....

 

그날도 보기 싫었던 장면은 그냥 말로만  "왜 안사도 되는데 뭐하러 돈을 써" 여기까지는 괸찮다 신호등까지 건너가는 액션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리가고 저리가고  끌려서 드디어 식당으로 오면서....결국은 먹으면서 말이다 나처럼 그냥 "고마워" 하며 갈것이지  노인들은 꼭 그런액션을 취하는것이 싫다

 

어디서 보니까 노인들의 말을 꺼구로 알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식들이" 어디 아프세요..."물어봐도 아프면서 안아프다고 하고 필요한것 물어봐도 '괸찮다고' 말하고 속으로는 '해줬으면 하면서도'  왜 이런것을 입으로 말하지 않는가? 그렇게 말하면 당신들만 손해본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속으로는 좋으면서 좋다고 말못하고  싫으면서도 거절못하고, 요즘 사람들은 너무도 확실해서 얄밉기도 하다

나도   밥먹으로 갈래" 해서 싫다고 하면 두말안고 혼자간다 집에 친구들이 와  "밥 먹었니"  "응 먹었어" 절대 밥 안준다 먹을것도 없다  나중에 만나서 말한다  "나 사실 그날 배고팠어 근데 니가 한번만 물어볼줄 몰랐어"

 

"난 여러번 안물어본다 알았냐?" 내속을 아는 애들은 나처럼 행동한다

이것이 잘하는 것인지 못하는것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그날 "추어탕 잘 먹었어요 구역장님 감사합니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세어링  (0) 2013.12.04
언어의 힘  (0) 2013.12.02
인명은 제천  (0) 2013.11.30
취업과 여행  (0) 2013.11.28
호칭유감  (0) 201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