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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안 부르기만 해봐라

 대림기도  24일까지다  얼마전에도 대림기도 이야기를 했지만 구역장이 바뀌면 일도 바뀐다 요번 구역장은 잘 알지 못하지만 우선 외모부터 부드럽게 생기고 하는 행동이 참하다

 

성탄절이 되면 성당마다 (교회도)행사가 좀 있다 반별, 구역별, 무언가를 만들어서 한다 대체적으로 보면  노인들이 거의 참석한다  노인네 7이면 3명만 중년이다 가장 하기 쉬운것이 단체로 노래 부르는것이다 율동도 하고 게임도 하고 연극도하고 ...뭐 여러가지를 하는데 당연히 상이 있다 1등은 못해도 해마다 손수건 한장이라도 타오는것 같다

 

 늦게 새로된 구역장은 할 수 없이 맡은것같다 이런일은 사실 서로 안하려고 한다 생기는것없이 바쁘고 완전 봉사이고 좀 잘못하면 반원들에게 험담을 듣는 자리다 그리고 할일도 많다 즉 돈한푼 못받으면서 몸과 맘이 바뿐것이다

 

해서 첫날부터 "올해 성탄절 우리구역은 안나갑니다" 하고 선언한다 난 관심없다 오히려 "그래 잘했어요 그거 할려면 머리쓰며 힘들어요"

 

 며칠이 지나도록 잠잠하다가 엊그제 몇몇이 노래라도 한곡하자고 반원들이 말한다 여럿이 대중가요 하나골라 부르고 내려오자는 것이다 그냥 보내기는 뭔가 좀 아쉬었던 모양이다 여기저기서 할머니들이 "그래 그래 뭐 하나 하자구" 해서 무슨노래 부를까하며 노래를 서로 말하는데  요새 가장 유행하는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곡을 부르자고 한다

 

 서로 좋다고 한다 그러더니 '샹하이 트위스트'도  흥겨운 노래라며 하자는데 빨리 연습하잔다 일단 곡을 들어야되고 또 항상 아는 노래지만 무대(?)에 설때는 가사를 적은 것을 들고 올라간다  혹시라도 잊어먹으면 안되니까

 

 작년에도 송민도의 '나 하나의 사랑'을 대량 20장 정도 앞뒤로 프린트해줬다 앞은 가사, 뒤는 가사와 함께 적은 일종의 악보다 노인들이라 진한글씨에 15~포인트이상으로 뽑는다

 

컴을 검색해가며 해줬는데 이것을 안부르고 다른곡을 불렀단다 그래서 '이젠 다시는 해주나 봐라'  하고 있는데

....... 

 이일저일 하다보면 빠지는데 하필 그날 모여서 곡도 알아야 되고 가사도 알아야 되고   약간의 율동도 곁들인단다 그래야 점수가 올라가지 노래만 하면 밋밋하데나 어쨌데나~

 

선택한 곡은 신나는 '샹하이 트위스트'로 정했다

대표가 자기컴프터가 고장났는데 어떡하냐구 ~~ 각집마다 가면 자녀들이 쓰는 컴푸터  있다 학생들이 있으면 백프로 프린터 있다 동영상을 틀어 함께 노래하며 추는 것을 보여주고 가사는 내가 프린트해 주기로 했다

 

그들이 연습중에 집으로 와서  곡을 뒤지고 있는데 문자왔다 '내 나이가 어때서'로 한장만 뽑아달랜다

 

 작년에 해준것 안불러서 올해 안해주려고 했고 또 미안해 하지도 않고 해줘도 고맙다는 말도 안한다 그들 생각에는 '그까짓것 얇은 도화지 20장에 글자 몇자 적은것'  정도로 생각하나보다 실지 이런것은 나한데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도 검색하지, 다운받은 가사 정리해야지 크게 틀에 맞추지, 글씨 진하게 크게 해야지 하는 수고는 아무렇치도 않게 생각하는것같다 

 

 프린트 1장에 얼마라고 그전에 우리들도 다른데서 하다가 집에서 아예 들여놓고 하는것이다 몇 년 전에 한장에 얼마였드라???    기억도 안난다

만원짜리 카드사서 한적도 있다  얼마 못쓴다 리포트 몇번하면 다 닳는다

 

사실은 종이나 잉크가 아까워서가 아니고 선곡된 곡이 탈락된것이 괘씸(?)해서다(이놈의 못 말리는성질)

 

 고런소리를 했더니 한장만 빼주고 나머지는 성당가서 뽑는단다 야박하게 말한것 같아서 15장을 앞뒤로 뽑아서 대표집 사물함에 넣어줬다  어제는 서울 어느교육원에 가느라 못가고 오늘은 낮잠자다 늦어서 못가고

 

여기모인 사람들 보면 나만 빼고 전부다 착한 사람들이다   죽으라면 기꺼히  죽을  사람들이다 난 기꺼히 못 죽는다

 

 집에와  15장을 앞뒤로 앞은 가사 뒤는 악보와 가사를 15포인트로 뽑아 사물함에 넣었다

내가 빼준곡 올해도 안 부르기만 해봐라!!!   내년에는 국물도 없다 ㅋ~ㅋ~ㅋ~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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