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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꾸밈없는 그들

지난 토요일 카페모임이 있어 나갔다 난 이런 카페모임 별로여서 잘 안나가는 편이다 여행을 좋아해 여행사이트 가입했는데 카페지기가 얼마나 친절한지 모임을 가끔 가지나본데 맘먹고 서울 어디를 찾아들어갔다 카페는 크고 회원도 많은편이다  그런데 비춰보면 얼마 안나왔다

 

 지금 기억으로는 10명도 안나왔다 7~8명정도  그당시 나는 젊은편이다 나온 사람들은 육십대를 훨 넘는 여자들이 주로 있는데 이분들이 아랑곳않고 떠들어 대는데 재미도 없는 이야기를 지들만 알아듣는 끼리끼리의 말을 한다


 즉 가만히 들으니 요팀들은 자주자주 자기들끼리 만나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팀이다 자주 만나는데도 지들끼리 할말도 많나보다 내가 처음가니 닉과 나이 어디사냐 는 등 기본적인 호구조사 하더니 본론으로 들어가서 떠들어댄다 함께 떠드는게 아닌 지네들끼리의 주고받는 말이다 난 꿔다논 보리자루마냥 있다 아무래도 재미없고 지루해서 먼저 나왔다 나오면서 기분이 영~  안 좋았다

 

"다신 이런자리 오나봐라"  혼자 중얼대며 살다 세월흘러 며칠 전  중년들만 모이는 카페모임 있어 갔다 찾기가 힘들어 문자넣었다 "지금 어디쯤 있는데 찾지 못하고 있다고"  이런문자를 대표 2명에게 보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답이 없다 난 살면서 말하건데 중년의 오십중반부터~ 는 문자보내면 빨리보면 하룻만이고 보통 이틑씩 걸린다

 

 한번은 우리언니에게 문자보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답이없다 몇년전 이야기다 그냥 내버려뒀다 오전에 보냈는데 저녁늦게쯤 연락왔다 빨래하느라고 못들었다는 것이다  "누가 노인 아니라고 할까봐 그렇게 늦게보고 있어?...."하며 쓴소리를 해놨더니 그담부터는 일찍일찍 보낸다  아마도 노인소리에 충격을 받은것 같다

 암만 생각해도 난 너무 나쁜 여자다

 

암튼 연락이없어 전화를 하니 아무도 안받는다   바람불고 춥고 눈도 날린다 "가자" 다시 되돌아가려고 지하철역에 와서 다시 전화를 하니 남자분이 받는다 목소리를 들으니 아무리 못먹어도 80은 되보이는 나이드신 어르신목소리다 나를 데리러올테니 거기그냥 있으라는 이야기다

 

 기다렸다 중간중간 전화온다 지금 어디쯤 간다고 친절하게 전화온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말하듯이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분은 나와 동갑인데 얼굴은 그저 그런데 목소리가 너무 나이들게 들린다  팀원들이 다모였고 나만 늦게 끝에서 밥을 먹으며 천천히살펴보니 반이상은 동갑이고 반은 12년 많은 띠동갑인데 거의 비슷해보인다 

 

 '내가 벌써 이렇게 늙다니' 하는 생각과  '아냐 아냐 난 아직 아니야!' 하는 맘이 교차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잘도 떠든다 실지 이런데 오면 평소 못했던 이야기며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자주 만났건같다 나만 처음이다 특히 남자들이 제세상 만났듯이 떠들어 댄다 술도 주로 남자들이 잘마신다

그래도 잘난척 하는사람 없고  호구조사(?)안해서 좋다

 

밥먹고 그자리서 사진찍는게 아니고 마당나가서 찍는단다 나가보니 '무슨무슨모임'  프랑카드를 들고 길거리에서 자랑스럽게 펼치고 인증샷을 하고있다  '찍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혼자 안찍으면 한소리 들을까봐 살짝 뒤에서서 찍었다

 

 인사동서 회원들 사진전을 한다 가서보니 내눈에 일단 괜찮은(?) 사진들 꽤 있다 몇개 담아왔다 

 다시 같은 나이끼리 모여 어느 빈대떡집에 모여 마시며 주로 남자들이 떠든다 가만히 들어보니 그동안 있어왔던 시껄렁한 이야기를 잼나게 적당히 구라쳐가며 한다 여자들은 중간중간 한소리 해가며..

 

 그래도 누가 디스한다든가 흉보지않고  시비거는 사람없고(술 들어가면 쌈날 수 있다) 서로 왔다갔다하며 순수한 그들만의 속살을 펼치는 것이다  뭐 미사여구 잘난척 아는척 거짓말 이런것이 안보인다 

조금 있으면 소치동계올림픽 열리는데 아무리걸려도 집에까지 한시간이상 걸릴것 같고 또 비슷비슷한말이 끝도없이 쏟아진다


지하철타고 오는데 기분이 나쁘지않다 그들만의 언어로 포장없이 걸러진것없이 그대로 배설했어도 순수해보인것이다  전혀 거짓이 꾸밈이 없는것이 난 좋았다

 

이런글을 조금은 시적(?)으로 올렸다 사진과 함께, 그랬더니 댓글이 여러개 달렸는데 그중 한분이 '당신이 바로 그 순수함을 찾기때문에 그렇게 보였을거라고' 한다

암튼 그날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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