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당신들이 직접 해 보슈?

집수리 하다 허리다쳤다 실지 허리를 어디다 부딧친것도 아니고 삐걱 한것도 없는데 그만 일을 한꺼번에 빡세게 하다보니 은근히 아프기 시작해서 나중엔 할 수 없이 병원에 가야했다 누어서 친구에게 이사실을 알렸더니 한 사흘있다  달려와서 밥사주고 과일도 사주고 갔다

 

친구는 그러면서 이제 나이도 있으니 무거운것 들지 말라고 한다 집정리도 무거운것들을 계속 들어서 그런것 같다 친구도 맛벌이를 하는데 남편은 조용한 사람이다  일 갔다와 집에오면 베란다 화초 돌보고 새장의 새들 모이주고 배설물도 치우고 한다 어디 나가서 사람들하고 놀지 않는다 내가 볼 땐 사실  좀 재미없는 사람이다 착하기는 한데 남자들이라면 좀 그렇다 글구 상당히 보수적이다 친구는 그래도 적당히 비위맞추며 잘 살고 있다

 

 맞벌이하며 같이 벌었는데 집을 자기것 이라고 한단다 친구는 "아니 같이 모았는데..." 하며 따지면 무턱대고 무조건 자기가 다 벌어서 마련한것이라고 한다 "그래 그래 당신꺼야" 이러고 말았다고,

 

 남편은 택시운전을 한다 회사소속이 아닌 개인택시다 집에 언제든지 맘대로 들어온다 친구는 병원의 요양보호사다 하루죙일 하고 그담날 쉬고 뭐 이렇게 일하는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남편은  집에와서 점심을 먹는다  부인이 없을땐 자기가 차려먹고 있을땐 차려줘야 한다  이런일이 자주 있으니 그만 화가 나서 "당신도 식당가서 좀 사 먹어봐요" 소리쳤다  "집 있는데 뭐러 돈들여 사먹어" 

 

 친구가 일하다가 넘어져 팔이 부러지고 허리도 아퍼 직장 그만두고 집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심지어 밥도 남편이 먹여줬다  밥먹여주는일이 별것 아닌것 같지만 여간 아니다 밥만 먹이나 팔이 부러져 깊스하고 몇 달 있어봐라 다른식구가 대신 해야한다 집에와서 방도 쳐야지, 쌀도 씼어야지, 빨래도 해야지, 주부하는일이 참 많다 이런일을 남편이 대신하게 되었다 자기도 힘든걸 아는지 절대 집으로와서 밥 안먹고 이젠 점심때도 식당가서 사 먹는다고 한다

 

또하나 팔이 나았지만 무거운것을 못들어 밥상을 "당신이 이제 밥상들고 가" 하니 밥상들고 가서 먹는단다

그전에는 밥상을 테레비 앞에 대령하면 TV 보면서 먹었는데 지금은 알아서 밥상들고 간다고,

마누라 크게다쳐 대신 집안일까지 해보니 여간 힘든것이 아닌것을 알았던 것이다

자고로 사람은 자기가 상대방 입장이 되봐야 안다

 

나도 전신마비 동생을 오랫동안 간병한적이 있다 그렇치 않아도 허약한 내가 전신마비 동생을 보려니 한 두해도 아니고 지쳐서 솔직히 동생이 "안 나을려면 빨리 죽었으면.." 한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목욕시키랴, 밥먹이랴, 대변받아내고, 소변줄 갈고, 이빨 닦아주고, 밤에도 잠 제대로 못자고 욕창 걸릴까봐 몇 시간에 한번씩 깨어서 자리를 바꿔줘야 한다 얼굴가렵다고 긁어주고, 침대시트갈고, 침대가 옛날것이라 하루에도 수백번 손으로 올렸다 내렸다를 한다  짜증도 들어줘야 되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실지하면 며칠도 못가 손발 다 든다

--------

같은 층의 할아버지가 경비일을 하다 어느날 산소통을 쓰고 누어계셨다 할머니가 간병하는데 이 할머니 "하루빨리 갔으면 좋겠어"  간병이 너무 힘들어서이다 그분은 몇 개월 못살고 돌아가셨다

 

또 앞동의 어느 할머니 그 당시 70 초반이었는데 할아버지가 그만 와상환자가 되었다 반모임에 왔다하면 신세타령을 그렇게 한다 "내 이 나이에 그런일을 해야겠어" 역시  간병이 힘든것이다 그들은 살을 섞고 사는 부부사인데도 한쪽이 누어있으니 그만 빨리 갔으면 하는 것이다 그 할아버지도 몇 달 못살고 돌아가셨다

 

산소통  할아버지는 정신이 없어셔 코로 음식물을 넣어주면 그만이고  뒤의 할아버지는 그래도 자기의 한손으로 밥을 먹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내동생 이야기를 해줬더니 "난 그보단 난데도 그래.."하신다 뒤의 할아버지를 간병한 할머니는 그래서 자식들에게 "내가 만약에 쓰러지면 절대 병원에 데려가서 코 꿰어놓고 하지마라"고 자식들에게 유언했다고 한다

 

나도  힘들어 하는데 어느날 가까운 친척인 수녀님이 오셨다 이수녀님은 보통 하는말이 "그깟게 뭐 힘들어"하던 분이다 마침 온날 저녁에  성당사람들이 지방으로 하루살짝 피정을 갔다오자고 한다 갈수 없는 상태인걸 알면서도 그냥해 본 소린데  난 갈수있다고 약속 잡아놓고 손님수녀에게 말하니 "응 갔다 와"

아침(7시)에 가서 그 다음날 낮 11시  훨 넘어 왔다 24시간 넘게 환자를 본 셈이다

 

나중에 들으니 우리언니에게 가서 그날 밤새 하루죙일 보느라고 죽는줄 알았다고 한다 이렇게 힘든줄 정말 몰랐다고, 그러더니 두번다시 우리집에 절대 안온다 또 맞겨놓고 내가 나가 버리면 어떻할 것인가!

평소 "니가 그까짓거 뭐 힘들다고.."하며 타박하더니 본인이 겨우 하루정도 하고 나가 떨어진 것이다

 

하느님은 내편이 되어주셨다

하필 손님으로 온 다음날 갑자기 지방으로 피정을 가게 만들어 수녀의 잘못된 맘을 돌려놓으신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직접 당해봐야 안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혼  (0) 2014.07.28
인권의 딜레마  (0) 2014.07.28
나라걱정?  (0) 2014.07.21
구순잔치를 보며  (0) 2014.07.17
욕심이 많다  (0) 201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