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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어떤 강의

어제 어느 자그만 노인들 모임에 가서 강의를 갔다 인터넷에서도 안잡히는 곳이라 전화걸어 확인하고 갔다 알려준대로 버스타고 한참 가는데 이날 날이 흐려서 비가 오락가락 하는데 버스서 내리자마자 갑자기 또 비가 마구 쏟아진다 한적한 곳에 내려 가게들어가 물어보니 알려줘 가면 사람들도 안보이고 적막하다 다시한번 물어물어 찾아가니 지하실에 있어 13시 강의라 45분도착하니 그때까지 밥상에 쭈~욱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 중이다

 

다른방으로 안내되어 갔다 여름에 비오니 후덥지근하고 굉장히 덥다 식사시간 끝나기 기다려 준비하면서 노인들이 몇 명이나 있나 하며 보니 예상보다 있어 안심은 되는데 나이들이 여간 아니다

 

노인강의가 어려운것은 어려운말, 유식한말  유행하는말 나만 아는말 들을 해선 안되고 어려운것도 쉬운말로 한다는것이 어렵다 또 조금만 지루하면 학생이나 중년들 보통사람들은   듣든지 안듣든지 예의상 가만히 있어 듣는척이라도 한다 노인들은 안그렇다 즉석식품처럼 금방 반응온다

 

조금만 꾸물대거나 못알아듣거나 지루하면 "야 우리 도로 화투치자"하며 동료들을 불러모은다  이런것을 미리 알고는 갔지만 처음 해보는것이라 밤새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이뤘다

방에 전부모여 둘러 앉는데 난 왼일인지 앉아서 이야기 못한다 앉아서 동료나 부모님처럼 이웃들처럼 수다떨듯해도 된다고 주의를 듣고는 왔지만 나는 앉으면 이상하게도 말이 안나온다

 

앞에 나가서 자료들고 앞에 탁자가 있으면 더좋고 청자들이 멀리 있을수록 더 좋다 듣는 사람이 가까히 있는것을 별로 안좋아한다 40~50명 있는데서도 안 떨었는데 노인들 앞에선 자꾸 움추려들고 말은 꼬이고 눈치보기 바쁘고,

"어떻하면 졸지않고 지루하지않게 쉽게 찬찬히 말하나!" 몸이 떨린다

 

주로 한 말은 나의 체험과  개그를 담아 이야기했다 글구 서두에서 미리 솔직히 말했다

"여기가 처음이고 혹여 제가 좀 실수하고 잘못 하더라고 용서해 주실거지요?" 하며 운을 떼고 시작했다

그래도 몇 분이 리액션도 있었고 질문도 있어 안도하며 어느정도 진행중인데....

 

 젊고 체격좋은 30대 전후반인 여자가 들어와 한참 듣고있는 책임자에게 마구 말을 붙힌다 여기저기서 "지금 강의 중이잖아요"  못들엇는지 계속 말을 붙힌다  "여기서 지금 한창 말을 하고 있는데..."

그제서 고개돌려 나를 보는 눈이 "니가 강사냐?"하는 눈이다 가만히 미소지며 있으니 그제서야 회장님과 할 말 있으니 잠깐 나가서 얘기 할께요! 한다 그러라며 나머지 말을 하고 여전히 회장님 없는데서 강의를 끝마쳤다

 

사진찍고 10분정도 수다떨다 "두서없는 저의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인사하고 나왔다

담당자에게 '끝났다고' 문자날렸다

 

집에 오면서 별것은 아니것 같으면서도 그 젊은 여자가 불쑥 들어와 한참 강의중인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무조건 자기말을 회장에게 내밷은것이 기분이 영 안좋았다 쳐다보는 눈도 못마땅했다 그래서 난 이럴때 정장을 하고 가고 머리손질 화장도 정성드려 하고간다 내 생김새가 워낙 볼품없고 ......

 

그날따라 비가 쏟아져 헤어스타일은 망가졌고 너무더워 웃옷도 벗어던졌다 다리는 바지로 가렸지만 앙상한 팔은 여지없이 보여졌다 밤새 잠도 제대로 못자 피곤한 얼굴이다 나도 남들처럼 체격좋고 이쁘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무사히 사고(?)없이 마친걸 다행으로 여기며 집에 돌아왔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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